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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추락·컴퓨터교란 하이테크 시대의 골치거리, 전자스모그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두통거리로 등장한 전자스모그. 그 원인과 대책을 최근의 보고로 종합해 본다.

기계들은 누가 만지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작동되며, 컴퓨터는 엉뚱한 것을 찍어내고, 비행기는 추락한다. 이러한 현상은 공중파를 교란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사고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거의 인식안돼 있어
 

최근 몇년 간 우리 생활 주변에는 전자기기가 대량으로 공급되었다. 웬만한 가정에는 초음파가습기,초음파오븐 등이 필수품화 하고 있고 개인용컴퓨터 하나 없는 사무실이 드물다.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컴퓨터단말기를 포함한 사무자동화 기기 보급대수가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이들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電磁波)로 인한 구체적 피해사례가 모아지지 않고 있다. TV를 보는 옆에서 전기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 TV화면이 일그러진다든가 갑자기 사무실 컴퓨터 작동이 안되는 정도는 간혹 접하지만,선진국의 경우처럼 산업현장에서 로봇이 오동작을 일으켰다든가,전자오락실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전철의 무선교신이 교란됐다는 보고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없다. 그러한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전자파로 인한 전자스모그의 정체를 알아보자.
 

전자기기는 전자파를 방출하는데, 그 결과 온누리를 뒤덮는 '전자스모그'(Electronic Smog)가 발생된다. 전자기적 방사는 파동의 형태로 진행하면서 전기장과 자기장을 주기적으로 변화시킨다. 전파는 낮은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가시광선이나 X선r선은 높은 주파수의 전자파로 분류된다.
 

'전자 스모그'는 전파가 집합된 상태로, 금속성 물체에 전류를 유도하며 따라서 금속체는 마치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의 배선이나 금속외장은 공중에 혼잡하게 채워진 전자 스모그를 흡수한다. 예기치 않게 유도된 전류는 문제가 되는 장치의 회로로 흘러들어가 전기적인 교란을 일으킨다.
 

전자 스모그에 대한 전자기기의 감도는 각기 다르며, 이상전파를 흡수 했을 때 그기기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에 따라 다르다. 같은 주파수, 같은 세기의 전자기파가 어떤 상황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특정현상을 반드시 전자 스모그와 연관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자 스모그는 컴퓨터 기억장치내의 데이타를 지워버리거나 프로그램을 파괴시킬 수도 있으며, 키보드에서 입력된 명령에 따르지 않게 할 수도 있다.
 

일례로 사무실의 컴퓨터프린터가 아무런 이유없이 꺼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프린터와 본체를 연결하는 배선이 주위의 형광현상에 의한 전기적 신호를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타당할 듯하다.

 

모든 전자기기는 새장에 가두어야(?)
 

이론적으로 이러한 모든 문제는 전자기기를 금속상자나 치밀한 금속망 속에 포장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것을 '패러데이 새장'이라 하는데, 전자 스모그를 차폐하며 전자기기로부터 발생되는 전자기파가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이 차폐 방벙븐 번거로울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든다.
 

가정용, 사무용 전자기기 설계자들은 전자 스모그로 인해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군사용이나 산업용 전자기기는 금속 외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정용이나 사무용 기기는 플래스틱 외장이 선호되고 있다. 금속 외장은 패러데이 새장 역할을 할 수 있는 반면, 플래스틱은 전자기파를 투과시킨다. 이와 같은 상황때문에 주어진 조건에서 전자기기가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가를 평가하는 새로운 개념, '전자환경 적응성'(electro-magnetic compatibility;EMC)이 생겨났다. 현재까지는 EMC 관련 연구는 정부나 군 또는 상업적인 비밀을 보호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퍼스널컴퓨터와 라디오 TV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컴퓨터에 의한 전파방출을 알아볼 수 있다. 수신기가 웅웅거리거나 찍찍거리는 잡음을 낼 것이다. 이러한 간섭현상은 컴퓨터가 데이타를 조작할 때 발생시키는 전기 펄스의 빠른 흐름에 의해 일어난다. 이들 펄스의 주파수는 전자기파 중에서 전파 영역에 속한다. 펄스가 흐르는 전선은 마치 안테나와 같이 펄스를 전파로 바꾸어서 주위에 있는 수신기에 전달한다.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있다. 많은 컴퓨터는 주전원을 50Hz 교류에서 직류로 전환시키는 회로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 회로는 교류전원을 1초당 3만번 이상 단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불행하게도 이 30Kz의 신호는 전파신호와 같이 작용한다.

 

전자파로 데이타의 비밀을 알아낸다
 

컴퓨터는 자체의 전자파 방사에 무관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컴퓨터는 전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유출된 신호를 잡아서 판독할 수 있으므로 컴퓨터 데이타의 비밀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국립 전기 통신국은 컴퓨터의 모니터 장치(visual display unit:VDU)에서 발생되는 이상전파를 감지하여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을 알아내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저장된 데이타를 조작하는 디지틀 신호는 수 볼트의 낮은 전압으로 발생되므로 멀리까지 전달되지 않지만, VDU 음극선관에 공급되는 비디오 신호는 수 백 혹은 수천 볼트로 증폭되므로 수십미터에 이르는 거리까지 퍼져 나간다. 비디오 신호는 사용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데, 어떤 회사는 이 점을 이용하여 차폐용 피복을 채용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VDU나 연결배선으로부터 방출되는 전파는 TV에서 수신하는 전파와 유사하지만(따라서 건강을 해치지는 않는다), TV프로그램과 같이 전송되는 신호 일치 펄스(화면을 안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진동자 회로를 이용함으로써 포함되어 있지 않은 펄스를 발생시키는 일은 전문가에게는 간단한 작업에 불과하다. 이 방법으로써 손쉽게 멀리 떨어진 컴퓨터의 데이타를 도청장치에서 화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방해요인만 없다면 수백m 떨어진 퍼스널컴퓨터에서 발생되는 신호를 검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독일 연구원들에 의해 실제로 밝혀졌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EMC에 관한 문제들을 알고 있었다. 현대의 군용항공기는 강력한 전파신호에 대처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 전투기는 엔진 조작이나 공기역학적인 문제를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는데,이 장치들이 전파신호에 민감할 것이다.항공기 내의 컴퓨터는 고출력 통신기나 강력한 신호를 발생시키는 전자기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동해야 한다. 현대항공이의 조종석에는 1백KW의 송신기를 탑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는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전투기 추락사고도 종종 일어나
 

현대 전투기의 EMC에 의한 영향은 심각히 우려된다. 1984년 독일 공군의 '토나도'기가 어느 지역의 전파 송신기 위로 비행한 뒤 추락하여 승무원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송신기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와 '자유 유럽 라디오방송'(Radio Free Europe)을 소련에서도 수신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전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이다. EMC 전문가들은 조종사들이 송신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비행하라는 주의를 무시하여, 비행 조종 컴퓨터와 전파간섭을 일으킴으로써 발생된 일이라고 믿고 있다.
 

공공장비들은 전자 스모그에 훨씬 취약하다. 포클랜드 전쟁 때 TV방송 승무원들은 비디오 카메라나 녹음기가 기동부대(The Task Force) 선상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선상의 레이다 안테나가 수면을 탐색할 때 화면과 음성이 주기적으로 찌그러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라디오 뉴스 기자가 사용했던 녹음기는 배의 레이다 신호에 의해 유도된 전류로 인해 트랜지스터가 녹아 버려셔 그야말로 완전히 타 버렸다.
 

이와 엇비슷한 현상이 육지의 공공 라디오 방송 송신기 근처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1984년 영국의 BBC 방송이'비어리즈' 부근에 여섯개의 고출력 송신기 건설에 대한 허가를 요청했을 때, 이 부근에 위치한 로얄 셰익스피어 극장에서는 이를 반대하고, BBC 방송에서 사전 모의시험을 해 주기를 요청했다. 극장 사무장에 따르면, 두 대의 원형(原型) 송신탑이 약한 출력으로 가동되었을 때도 극장의 무대용 전자조명이 작동을 멈추었으며, 조명의 자동조절을 위한 프로그램과 건물내 세 대의 전자타자기에 기억된 내용이 완전히 지워졌다고 한다. 환경청은 이후에 송신탑 건설을 취소하였다.
 

고출력 송신파의 실제적인 영향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파드 국왕 국제경기장이 세워졌을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경기장은 거대한 '베두인'(Bedouim) 천막과 같은 형태로 금속을 사용하여 축조되었다. 7만석의 관중석을 가지고 있고, 반경 2백90미터의 지붕은 60미터짜리 돛 형태의 기둥위에 20킬로미터의 강철선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불행히도 3킬로미터 떨어진 고출력 중, 단파 라디오 방송국에 대해서는 아무도 깊이 고려하지 않았다. 경기장의 금속체는 거대한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금속기둥과 철선에 유도된 전류가 작업장의 크레인으로 옮아가서 몇명의 인부를 타 죽게 할 만큼 큰 전류가 유도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건물을 중심으로 주위에 전기도금된 금속망을 둘러치고 이를 접지시킴으로써 해결되었다. 즉 금속망이 '패러데이 새장'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일상적인 전파간섭
 

반드시 송신기만이 전자 스모그의 발생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기 모터는 일상적인 전파간섭의 원인이 된다. 모터는 회전코일과 고정코일 사이에 카본브러쉬를 이용하여 전기를 공급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불가피하게 브러쉬의 끝에서는 전기불꽃이 발생하여 광범위한 주파수 영역의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실제로 초기의 라디오 송신은 모스 부호로 행해졌는데 이 불꽃을 이용하였다. 모터로부터 발생되는 전파신호는 주파수에 관계없이 잡음을 발생시킨다.
 

또한 이와같은 신호는 디지틀 신호로 조정되는 전자기기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 즉 회로에서 조정신호와 흡수된 이상전파가 간섭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비록 자동차 점화장치도 넓은 범위의 전파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법적으로 차폐장치를 부착하도록 정해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전자기기의 앞의 예와 같이 불꽃을 만들지 않더라도 간섭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실내조명장치의 제광스위치는 주전원을 아주 짧은 간격으로 단속하는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빛의 출력을 조정하는데, 이 장치로 역시 짧은 시간 동안에 전파를 발생시킨다. 제광스위치 근처에 있는 라디오가 영문 모를 혼신을 일으키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공항 근처 TV수신 곤란
 

전자 스모그는 수신기가 제대로 동조되어 있을때도 전파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송신장치는 가끔 불필요한 공명신호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신호는 송신되는 전파가 중첩된 것으로 이 현상때문에 공항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TV나 라디오를 제대로 수신할 수 없다.
 

공항 레이다가 발생시키는 펄스 때문에 TV화면에는 레이다 화면과 같은 주기적인 찌그러짐이 나타난다. 예를들어 런던의 히드로우 공항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TV수신에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문제는 주차장 근처에 있는 항공 교통 통제 레이다였다. 레이다는 방송과는 다른 주파수를 이용하지만, 송신기가 TV중계소에서 수신하는 주파수와 일치하는 공명전파를 발생시킨다. 이는 우리나라의 김포공항 부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와같은 현상은 과학자들을 아주 곤란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전파망원경을 사용하는 천문학자들은 전자 스모그 때문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파망원경은 우주의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아주 약한 전파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게 만들어지는데, 초음파 오븐이나 무선전화기도 이 장치에 문제를 일으킨다. 초음파 오븐은 전파망원경과는 다른 주파수 영역에서 작동하지만, 초음파 발생장치가 고출력(5백와트 정도)으로 동작하고 상대적으로 엉성한 회로에 의해 조작되므로, 천문학자들이 수신하려는 전파와 간섭하는 공명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초음파 오븐은 차폐장치를 부착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오븐문이 파손되었을 때는 초음파가 유출되어 수 킬로미터 떨어진 전파망원경과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회사 '필립스'사는 시티즌 밴드(CB)무선기가 TV수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 있다. 조잡하게 설계된 장치가 무절제하게 보급되었을 때, 전자적인 환경에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가를 보여 준 고전적인 예가 바로 이 CB유행이다.
 

영국에서 1980년 이전에는 민간용 무선기에 의한 전파간섭현상에 대한 항의는 겨우 12건만이 제보되었다. 1981년 9월, CB무선기의 허가되지 않은 수입이 절정에 달했을 때 항의는 한달에 6천여건으로 증가했으며 1982년에는 2만4천여건에 달했다. 그 이후 낮은 출력의 무선기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만들어졌고 항의는 곧 그쳤다.
 

새로이 개발된 전자부속들은 전자 스모그의 발생원이기도 하지만, 그것들 스스로가 아주 예민하게 전자 스모그에 반응한다. 예를들어 시스팀X와 같은 신형 디지틀식 전자교환기는 낮은 전압으로 고주파 디지틀 신호를 처리하는 컴퓨터 장치이므로 다른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전파간섭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기존의 기계식 전자교환기는 무관하다.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사에서는 자동차가 발생시키는 전파와 디지틀 교환기간의 간섭현상에 대하여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신기를 장치한 자동차가 디지틀식 교환기가 있는 사무실로 부터 5미터 이내의 거리에 있을 때는 5V/m(volts permeter)세기의 전파간섭장(場)이 형성된다고 한다. 유리창은 이것을 거의 막아내지 못한다.

 

자동차는 전자 스모그의 희생물
 

자동차는 전자 스모그의 발생원이 된다기 보다는 오히려 희생물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에 부착된 전자기기가 전파간섭 때문에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밝혀내려고 노력해왔다. 앞으로 운전자는 엔진 변속장치 브레이크 등을 조절하는데 있어 거의 대부분을 컴퓨터에 의존한다. 따라서 전파간섭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업인 BIS에 따르면 자동차내의 전자시스팀은 1986년에 1천2백만개, 1995년에는 1억개, 2000년에는 2억개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다. 현재는 반 정도의 전자 시스팀이 엔진조작을 위해 이용되고 있지만, 자동차 전자 시스팀에 투여되는 비용중에서 브레이크 파열방지 장치와 같은 부분에 할당되는 비용이 현재의 3%에서 10년사이에 20%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또 한 대의 자동차에는 조절작용과 점검용 모니터로서 적어도 50개 이상의 센서가 필요할 것이라 예측한다.
 

이러한 예측이 비록 과대평가된 것이라 하더라도, 자동차 생산자들이 가격 때문에 기계적인 장치보다는 전자장치를 선호하는 것은 분명하다. 전자장치의 문제는 순간적으로 자동차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적으로 조정되는 자동차가 전자스모그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예측할 방도가 없다.
 

영국의 국제 공학 연구소는 몇년 후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금속 대신에 섬유강화플래스틱(FRP)으로 자동차본체를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플래스틱의 장점은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며, 값이 싸다. 그러나 전자 시스팀 설계자에게는 이 플래스틱 본체가 큰 골치거리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금속이 전파를 차단하는 반면 플래스틱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상황을 고려해볼 때 자동차의 설계를 변화시키려는 대부분의 계획은 전자 스모그를 더욱 악화시킬 것 같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패러데이 새장'을 씌우는 것이다. 기기 전체를 차폐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므로 전파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나 전파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은 부분만을 차폐할 수도 있을것이다. 금속망을 이용하는 경우는 전파의 파장이 망의 구멍크기보다 클 경우에만 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금속고체를 이용해야만 효과적으로 차폐할 수 있다.
 

그러나 UHF 이상의 고주파 전파는 얇은 금속막에 의해서도 아주 효과적으로 반사되므로 금속판이 두꺼울 필요는 없다. 이와 같은 예로서 영국의 어느 전파 천체관측소에서 일어난 일을 들 수 있다. 이 관측소는 30킬로미터 떨어진 경찰용 무선 송신장치가 발생시키는 공명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송신장치실을 알루미늄 막으로 둘러싸 해결되었다.

 

완전한 해결은 아직…
 

2년 전까지만 해도 유리창은 전자 스모그를 차폐하는데 유용하게 쓰이지 못했다. 조밀한 금속망이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그것은 빛을 차단할뿐만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닭장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리 표면에 인듐―주석 산화물을 얇은 막으로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차폐막은 30MHz~10GHz사이의 전파는 막아내면서도 빛은 통과시킨다.
 

기존의 '패러데이 새장'은 뻣뻣하고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차폐방법은 이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다른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해 영국의 '데이타 셰이크'사는 도청으로부터 컴퓨터 데이타를 보호하는 값싼 방법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 방법은 컴퓨터 옆에 광범위한 주파수 영역의 전파를 발생시키는 발신장치를 두어 컴퓨터로부터 유출되는 유효한 데이타 신호를 지워 버리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술은 몇몇 데이타를 보호하기는 하지만 전자 스모그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전자스모그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든, 그것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자스모그 어떻게 측정하나
 

무선신호장(radio signal field)의세기는V/m(volts per meter), 즉 1m내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압으로 나타낸다. 라디오나 TV의 신호는 보통V/m이하로 몇십mV(${10}^{-3}$V)/m정도이다. 휴대용 무선기는 몇W(와트)정도의 작은 출력으로 작동되지만, 반경 수cm 이내에서는 50V/m 이상의 강한 신호장을 형성한다.
 

고주파 가열장치와 같은 산업장비 주위에 형성되는 신호장의 세기는 1백V/m를 넘는다. 메가와트(${10}^{6}$W) 용량의 레이다안테나 주위에도 이와 비슷한 세기의 신호장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군수산업에서는 5V/m, 그중 몇몇 첨단장비는 2백V/m의 신호장내에서도 무관하게 동작하는지를 시험한다.
 

이와는 별도로 고주파 전자파를 내는 가정용 전자기구가 많이 등장, 심한 경우 이를 직접 쐴 때는 인체에 해를 미칠 수도 있다. 보통 30메가헤르츠(30×${10}^{6}$Hz)이상이면 인체에 해를 미치는데, 10기가헤르츠(10×${10}^{9}$Hz) 이상의 전자파에 직접 노출되면 심한 화상을 입는다. 일반 가정용 전자레인지가 2~3기가헤르츠의 전자파를 이용하므로 사용 때 문을 꼭 닫고 정면에 서있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부는 요주의.
 

전자스모그 측정방법


전자스모그 규제법의 현황
 

전자스모그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발생원인인 전자기기에 불필요한 전파를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동시에 전자파에 견딜 수 있게끔 각종 기기들에게 특수장치를 하는 등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EMC(전자환경적응성)를 확보한다는 의미이다.

선진국들은 전자파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각종 규제법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미국의 연방통신법(FCC), 영국의BS6527, 서독의FTZ/VDE, 캐나다의 DOC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관계법은 초기에는 TV수상기가 전자스모그에 면역성을 가져야 하며, 전자계측기기는 차폐되어야 한다는 정도의 매우 엉뚱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전자스모그의 심각성이 더해감에 따라 전자파 관련 각종 특별위원회를 제정, 전자스모그에 대한 면역성, 즉 EMC에 관련된 문제를 연구해 일정한 법으로 규정해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의 경우는 컴퓨터 생산업자나 가전제품 업자들이 불필요한 전자파를 규제한 BS6527에 따르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강제력은 없다.
 

일본의 경우는 86년 우정성에서 '불필요한 전파문제' 간담회를 개최, 대응책을 검토한 바있다. 이 간담회에서는 불필요한 전파를 내는 측과 장애를 받는 측, 양측의 체계적인 대책을 취하는 것과 EMC관련 기준의 정비 등이 논의됐다. 또한 통산성 주도로 전자계측기 산업용로봇 자동차 등 10여종류의 설비에 대한 전자파 장애대책을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아직 일반 전자기기의 상호간 EMC를 강조한 법규는 아직 없는실정. 즉 장애로 인한 사고는 모두 민법상의 문제로 처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법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등에서 일정한 규정을 제정키 위해 연구중이다. 다만 수출 가전제품의 경우 불필요한 전파 제거 노력을 하고 있을뿐이며 국내에 출하되는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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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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