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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 몸을 맡기고 인터넷 바다를 서핑하던 어느 날, 영상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돼지 모양의 흰 물체가 구름처럼 두둥실 떠올라 푸른 하늘 위의 흰 점이 될 때까지 멀어지는 모습이었는데요. 돼지가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라며 작별을 고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죠.

영상 속 하늘을 나는 돼지의 정체는 바로 헬륨 가스가 들어있는 비누 거품입니다. 미국 특수효과 기업 ‘글로벌 스페셜 이펙트’가 개발한 비누 거품 발생 장치, ‘플로고스(Flogos)’로 만들었죠. ‘플라잉 꿀꿀이’의 자유로운 자태에 홀려 결제 버튼을 누르려다가 기계 가격이 약 654만 원이라는 사실에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역시 직접 만들어야 의미가 있죠! (눈물)

플로고스의 작동 원리는 간단합니다. 플로고스에 비눗물을 붓고 헬륨 가스를 주입하면 속에 헬륨이 들어있는 비누 거품이 생깁니다. 이 위에 스텐실 판을 올려놓으면 원하는 모양의 비누 거품이 몽글몽글 솟아오르게 됩니다. 주둥이가 별 모양인 마요네즈 통을 짜면 별 모양 마요네즈가 나오는 것처럼요. 이렇게 솟아오른 거품을 막대기로 빠르게 가르면 비누 거품이 분리돼 하늘로 떠오릅니다.

비누 거품이 하늘 위로 끝없이 올라갈 수 있는 비결은 거품 속 헬륨에 있습니다. 헬륨은 수소 다음으로 가벼운 원소입니다. 0℃, 1기압에서 헬륨의 밀도는 0.18g/L로 건조 공기의 밀도인 1.29g/L보다 작습니다. 같은 부피라면 헬륨이 훨씬 가볍죠. 헬륨은 다른 원소와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라 수소처럼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제 직접 만들어볼 차례입니다. 가위를 이용해 고무호스에 구멍을 뚫어주세요. 널찍하고 얕은 통 바닥에 호스를 붙이고, 주방세제, 글리세린, 물을 3:1:6의 비율로 섞어 만든 비눗물을 넣습니다. 이 위에 우드락으로 스텐실 판을 만들어 얹고 고무호스의 반대쪽 끝을 헬륨 가스통에 연결하면 됩니다. 헬륨 가스는 파티용품점이나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헬륨 가스통의 밸브를 열어 가스 배출을 조절해주면 스텐실 판 모양대로 거품이 솟아오릅니다. 거품이 충분히 만들어졌을 때, 긴 막대로 거품 사이를 빠르게 갈라 보세요. 하늘 위로 날아가는 나만의 구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과학동아는 어떤 모양으로 만들었냐구요? 백문이 불여일견,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