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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 특집] 무퀴즈 온더 블럭!

 

4월은 일상 속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과학의 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물로켓을 쏘고 과학글짓기를 하는 달 정도로 기억하고 있죠. 과학동아는 과학의 달을 뜻 깊게 기념하고자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에서 꿈을 찾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어봤습니다. 무(無)퀴즈 온더 블럭! 지금 시작합니다. Step by Step~♬♪


과동 : 자유로운 대학생이 되신 걸 축하합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재익 :  솔직히 아직까진 캠퍼스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여러 활동이 축소됐거든요. (미팅, 소개팅도 못하나요?)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잘 지키면서 2대 2로 진행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나가보진 못했어요. (웃음) 

 

과동 : 강의도 전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거죠? 하루 일과가 어떻게 돼요? 

 

재익 :  하루의 삼분의 일, 많으면 절반 정도를 시간표에 맞춰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는 데 보내요. 남은 시간엔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요. 어제는 가고 싶은 동아 리 면접을 봤어요. 그래피티(GRAFFITI)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아이시스츠(ICISTS)라는 동아리예요. 

 

과동 : 왜 그 동아리를 선택했나요? 

 

재익 :  고등학교를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다니면서 진로를 연구 쪽으로만 생각하다가 우연히 창업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창업이랑 연구랑 굉장히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 결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고요. 

 

과동 : 사회에 보탬이 되는 데 관심이 많으시네요. 오직 나를 위해서 이루고 싶은 꿈은 없나요? 돈을 많이 번다거나. 

 

재익 :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람보르기니 같은 스포츠카도 타고 싶은데, 연구 원이 람보르기니를 타고 출근하는 건 왠지 어색하잖아요. 

 

과동 : 왜 눈물이 날 것 같죠? (하하) 전공은 언제 정하나요? 노리고 있는 과가 있나요? 

 

재익 : 전공은 2학년 때 정하는데 1순위로 수리과학과를 생각하고 있어요. 수학이 현상의 근본을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들이 언젠가는 인간에게 이롭게 쓰인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환자들의 수나 앞으로의 추이를 예측하는 데에도 전부 수학이 쓰이잖아요. 

 

과동 : 재익 학생은 어릴 때부터 과학이나 수학이 좋았나 요?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요? 

 

재익 : 초등학생 때 과학동아에 연재됐던 실험 코너를 좋아했어요.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실험도 많았는데 직접 해보고 가끔씩 응모도 하면서 과학이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험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게 있나요?) 물을 냉동실에 넣어놓고 얼기 직전 상태까지 둔 다음에 꺼내서 ‘탁’ 치면 얼음이 되는 실험이요. 실패를 정말 많이 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네요. 

 

과동 : 마지막으로 공통질문 드려볼게요. 과학은 굉장히 분야가 다양하잖아요. 내가 걷고 있는 길은 아니지만 이 분야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나요? 

 

재익 : 바이오 뇌공학이요. 우주나 바다를 탐험하는 것보다 인간의 뇌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뇌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해한 내용을 공학과 융합해 사회에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동 : 재익 학생의 인생에서 과학이란 무엇인가요? 

 

재익 :  안경이요. 쓰면 세상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더 많은 것들이 더 멀리까지 보여요. 

 


과동 :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 이름이 복잡한데 정확히 무엇을 하는 팀인가요? 

 

장환 : 발사체에서 엔진을 제외한 윗부분을 추진기관이라고 부르는데요. 추진기관에 대한 모든 설계, 해석, 시험을 담당하는 팀입니다. 

 

과동 : 엔진을 제외한 모든 것이라니 준비해야 할 게 무척 많아 보입니다. 당장 3월 말에는 세 번째 종합연소시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장환 : 네. 일주일에 5일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에 있어요. (신혼이시라고 들었는데….) 출장 마치고 대전 집으로 돌아가는 금요일이 엄청 기다려지죠. 

 

과동 : 누리호 발사가 원래는 올해 2월이었는데 한 차례 늦춰져서 10월이 됐죠. 발사가 자꾸 늦춰지는 이유가 뭔가요?

 

장환 : 시험을 실패하면 기체나 설비에 파손이 생기기 때문에 보수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발사체 내부에 들어있는 엄청나게 많은 부품, 배관, 밸브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도 어렵고요.

 

 

과동 : 본인이 담당하는 파트, 부품에서 오작동이 생기면 심리적 부담이 크겠어요. 혹시 그런 경험이 있나요?

 

장환 :  75t(톤) 액체엔진 하나를 장착한 누리호 2단 연소시험을 할 때 실(seal)에 문제가 있어서 기름이 약간 새는 일이 있었어요. 시험은 별 탈 없이 끝났고 주변에서 질책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자긍심을 가지고 한 일이 잘 안됐을 경우엔 본인 스스로가 위축이 되죠. 

 

과동 :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호 발사를 준비하는 즐거움과 보람이 클 것 같아요. 특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을까요?

 

장환 : 첫 연소시험이 아무래도 기억이 많이 나요. 처음이라 부담이 많았고 준비도 많이 했거든요. 다행히 성공했고, 그때 처음으로 화염을 봤는데 뭉클했어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과동 :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시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입사한 로켓 ‘찐덕후’라고 들었습니다.

 

장환 :  7~8살 때부터 드라이버를 가지고 라디오를 뜯어보면서 무언가를 조립하고 만드는 것에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물로켓을 만들어서 대회에 나갔던 기억이 있고요. 대학 때엔 로켓 동아리랑 모형 항공기 제작 동아리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과동 : 로켓 분야 ‘성덕(성공한 덕후)’이시니까, 혹시 과학의 날 행사에서 물로켓 잘 날리는 노하우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장환 :  네? (당황) 일단은 물이 안 새게 만드는 게 중요하고요. 물의 양과 압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날아가는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걸 미리 시험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과동 : 예능을 다큐로 답해주시네요. (웃음) 다음으로 공통질문 드려볼게요. 내 분야는 아니지만 이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분야가 있나요?

 

장환 : 생명공학이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DNA에서 정보를 찾아내는 게 신기하고, 신약을 개발해서 사회적으로 공헌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과동 : 마지막으로 이장환 연구원님의 인생에서 과학이란 무엇인가요? 

 

장환 :  친구요. 주변에 항상 존재하기도 하고, 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해야 힘들어도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과동 : 인간형 로봇 ‘휴보’를 상업화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지 10년이 되셨다고요. 올해 2월에는 코스닥 시장 입성에도 성공하셨고요. 그런데 솔직히 제조업 회사 최고경영자(CEO) 같은 첫인상은 아니세요. 연구자나 디자이너 느낌이랄까요? (웃음)

 

 

정호 : 회사 설립 초중반에는 회사보다는 연구소 같은 분위기였죠. 최근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투자를 받으면서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저희 내부적으로는 이제 막 3년 된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과동 : 주력상품이 ‘협동로봇’이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로봇인가요?

 

정호 :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로봇입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굉장히 위험해요. 사람과 부딪히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장에서 작업자와 분리된 공간에 서만 작동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죠. 반면 협동로봇은 안전장치를 내재하고 있어 서비스 분야에 넓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의 얼굴을 스캔해서 적합한 형태의 안 경을 골라주는 서비스에 저희 협동로봇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과동 : 앞으로는 어떤 로봇을 만들고 싶으세요? 

 

정호 : 첫 번째로 도전하고 싶은 건 물류 로봇이에요. 코로 나19 이후로 물류량이 엄청나게 늘었잖아요.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서 포장해주는 협동로봇이나 아파트 입구에 배달된 택배상자를 현관까지 날라주는 로봇 같은 다양한 로봇들을 만들고 싶어요. 화단이나 계단을 잘 통과하려면 바퀴보다는 다리로 걸어서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유리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일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유 사한 이족보행 로봇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동 :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움이 되겠네요. 걷는 로봇 얘기가 나왔는데, 최근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과 백덤블링을 하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Atlas)’를 개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한국 기업에 인수돼 화제였습니다. 경쟁 구도가 될까요? 

 

정호 사실 아틀라스와 휴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아틀라스가 만들어진 계기는 군사 목적이거든요. 아틀라스는 유압식 구동장치로 움직이기 때문에 힘이 센 대신, 유압관에 바늘구멍이라도 생기면 유압이 새면서 주변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반면 휴보는 모터로 움직입니다. 모터는 안전한 대신 출력이 떨어지죠. 현재 출력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비교적 완성된 로 봇으로 시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동 : 로봇과 기계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가로 해 주고 싶은 말씀은 있으신가요? 

 

정호 최근에 우리 사회의 산업 흐름을 보면 주로 아이디 어로 창업해서 서비스로 수입을 얻는 데 관심이 쏠려 있는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이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하죠. 하지만 저는 제조업 분야에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앞으로는 그런 아이디어가 더 각광받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국 사회를 뒷받침하는 건 여전히 제조업이니까요. 

 

과동 : 마지막 공통질문입니다. 이정호 대표님의 인생에서 과학이란? 

 

정호 : 애증(愛憎)의 관계요.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실패하면 좌절감도 커요. 요즘은 다행히 애정하는 상태입니다.

 

 


과동 : 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상황이지만, 태어난 아기 중에 난임 시술로 출생한 아이들의 비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지요. 교수님의 책임감이 막중하실 것 같아요. 

 

찬 : 출산율이 떨어지는 건 솔직히 불안한 교육 환경이나 경제적인 문제 같은 사회적인 이유가 더 크다고 봅니다. 이런 걸 바꾸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많은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자녀 갖기를 굉장히 원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의학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과동 : 최초의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 것이 1978년이니까, 이제 겨우 40년 남짓 됐는데요. 그 사이에 관련된 과학과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찬 : 제가 산부인과 의사가 된 게 1992년인데 당시부터 난자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기술 등 남성 불임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또 배아를 체외에서 키우는 인큐베이터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내부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배아를 꺼내지 않고도 24시간 발달 과정을 볼 수 있죠. 착상 전에 배아의 염색체를 검사할 수 있 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과동 : 그동안 기억에 남는 환자분들도 많으시죠? 

 

찬 : 난소 기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굉장히 어렵게 아이를 갖게 된 분이 있어요. 지금도 아기 사진을 가끔 카카오 톡으로 보내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과동 : 불임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 어떤 연구가 더 필요할까요? 

 

찬 시험관 아기가 성공하려면 첫째는 건강한 배아가 만들어져야 하고 둘째는 자궁내막이 배아를 잘 받아들여야 합 니다. 그중에서 건강한 배아를 수정시키고 냉동하는 기술은 많이 발전했어요. 하지만 자궁내막이 얇은 분들은 지금도 손 쓸 방법이 많지 않아요. 이 부분을 개선시킬 수 있는 연구가 있다면 원인 모르게 착상에 실패하는 환자들에게 빛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동 : 산부인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찬 : 의대에 가보니 당시 대학병원 산부인과조차 여성 교수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여성이 산부인과 의사가 된다면 생리통이나 출산의 고통을 더 잘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산부인과로 진로를 정했습니다. 

 

과동 : 내가 만약에 의학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한번쯤 도전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찬 :  지금 하는 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든 보려고 하는 일이잖아요. 세포 단위로, 염색체 단위로, 유전자 단위로, 염기서열 단위로 쪼개서 연구하다 보니 큰 시야로 보는 분들이 부러워요. 천체나 우주를 연구하는 분들이 대단하다 싶고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과동 : 앞서 발사체를 연구하시는 분은 생명공학 분야라고 답했는데 재밌네요. 마지막으로 교수님 인생에서 과학(의학) 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찬 :  와인이요. 세상에 맛없는 와인은 없거든요. 마찬가지로 실력이 없는 의사는 없어요. 다만 갓 딴 와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되듯, 의사들도 실력이나 환자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점점 성숙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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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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