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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고 두 번째 새 학년이 시작됐습니다. 교육부는 이에 앞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등교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죠. 3차 유행이 다소 수그러들었다고는 하나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찬반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의 코로나 전파 위험은 낮으며 학업과 정서를 위해 등교를 미룰 수 없다는 주장과, 그래도 집합을 줄이는 게 안전하다는 주장이 대립하는데요, 쟁점을 비교해 봤습니다. 

쟁점 1. 학교 코로나 전파 위험 낮다?

“교내 전파는
 실제 드물었다”

등교수업 확대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말 발표한 논문입니다. 등교 재개 기간 동안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적은 곳이 학교였다는 분석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정 청장은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연구팀과 함께 국내 초·중·고 등교가 재개됐던 지난해 5월 1일부터 7월 12일까지 3~18세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 127명의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 가운데 59명(46%)은 가족 및 친지로부터 전파된 사례였고 18명(14%)은 학원 및 개인교습 중 전파, 8명(6%)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학교에서 전파된 사례는 3명(2%)뿐으로 나타났지요.
이는 학교가 감염병 확산의 온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정 청장은 논문에서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관리체계가 사전에 마련되고 준비된 경우 학교 내 코로나19 전파는 드물게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논문은 대한소아감염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소아감염 및 백신’ 온라인판 지난해 12월 27일자에 발표됐습니다. doi: 10.14776/piv.2020.27.e23 
이 논문은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오히려 적었다는 사실을 밝힌 첫 연구 결과가 아닙니다. 아일랜드 공중보건당국은 지난해 3월 1~13일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의 학교 방문 사례 6건을 분석한 결과를 같은 해 5월 공개했습니다. 3명의 학생과 3명의 교사는 잠복기 또는 증상이 나타난 기간 동안 학교에서 타인과 총 1025번 접촉했는데요. 이 가운데 실제 감염 전파가 이뤄진 경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에서도 발표됐습니다.

쟁점2. 

“학교 열었다면
 피해 더 컸을 것”

하지만 또다른 전문가들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로 현재의 유행 국면에 적용할 수는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연구가 이뤄진 지난해 초여름은 국내에 코로나19 환자 수 자체가 적던 시기입니다. 당시 코로나19 일일 환자 수는 평균 36.3명이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는 ‘3차 유행’이라고 불릴 정도로 환자 수가 증가했습니다. 정점이었던 12월 25일 일일 환자 수는 1240명이었죠. 환자 수만 단순히 비교해도 34배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정 청장 역시 1월 25일 질병관리청 업무계획 발표 브리핑에서 “연구가 이뤄진 지난해 5~7월은 국내에서 지역사회 유행이 크지 않던 시기로 학령기 환자도 많지 않았다”며 “반면 3차 유행 때는 대규모의 지역사회 유행이 있었고, 학교에서도 일부 집단발병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규모 유행에서는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더구나 등교수업을 했을 때와 개학을 미뤘을 때 코로나19 확산 양상을 모델링 방법으로 직접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개학을 미루는 게 더 안전한 것으로 예측됩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수리모델링을 활용해 지난해 3월에 개학 연기가 없었을 경우 19세 이하 코로나19 환자 수가 몇 명이었을지 예측했습니다. 그 결과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1.75~2.39배 많았을 것이라고 밝혀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 지난해 9월 7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3월 2일, 평소와 같이 등교수업을 시작했다면 최소 890명에서 1090명의 소아·청소년 환자가 나왔을 수 있다는 겁니다. doi: 10.3346/jkms.2020.35.e321

쟁점2. 청소년 감염위험 낮으니 안전?

“나이 어릴수록 
 코로나19 
 감염률 낮아”

등교 재개와 관련된 논쟁, 두 번째 쟁점은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 발병률과 전파율이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학교 내 코로나19 전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보고서에서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소아·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8%라고 발표했습니다. 소아·청소년은 전 세계 인구 29%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치입니다.
정 청장이 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에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 역시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코로나19 전파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연구팀은 지난해 1월 20일부터 3월 27일 사이 코로나19 환자 5706명이 다른 사람과 접촉한 5만 9073건의 사례를 나이대 별로 분석해 전파 확률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9세 미만 소아 환자의 접촉 사례 가운데 5%만이 추가 감염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청소년 
 코로나19 
 안 걸린다는
 뜻 아냐”

하지만 특정 연령층의 상대적인 위험이 낮다고 해서 그 자체로 등교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미 소아·청소년들의 집단감염 사례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학원, 어린이집 등을 통한 감염입니다.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것은 맞지만, 아예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청소년은 백신 접종 시기도 늦을 가능성이 높아 집단면역 형성이 더딜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정부가 1월 28일 발표한 ‘일상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상 중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제외돼 있습니다. 언제 맞을지 아직 결정조차 되지 않았죠. 소아, 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역시 7월 이후에야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