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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 뉴스] ‘뭉치면 강한’ 검은벌레 로봇에 활용한다면?

얕은 물가나 늪지에 사는 캘리포니아 검은벌레(Lumbriculus variegatus)는 수천 마리가 얽혀 하나의 생명체처럼 행동한다. 이 군집은 흐르는 액체처럼 모양이 자유자재로 바뀌어 ‘벌레 거품(worm blob)’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조지아공대 화학 및 생체분자공학부와 물리학부 연구팀이 실험과 모델링을 통해 검은벌레가 얽히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수조에 캘리포니아 검은벌레 20마리를 길게 늘어뜨려 놓고 수조 왼쪽 아래에는 난방장치를 설치해 뜨겁게, 수조 오른쪽은 냉방장치를 설치해 차갑게 했다. 


그 결과 검은벌레들은 뜨거운 쪽에서 생존에 적합한 차가운 쪽으로 서서히 이동했다. 이때 뜨거운 쪽의 검은벌레들은 길이 방향으로 수축하며 서로 얽혀서 움직였다.  


검은벌레는 빛에도 반응했다. 실내조명과 비슷한 밝기(400lux)에서는 벌레들이 개별적으로 이동했지만 강한 빛(5500lux)에서는 뭉쳐서 이동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건조한 환경에서 군집 형태로 살아남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검은벌레 100마리로 이뤄진 군집을 물에 넣었다가 꺼내자 처음에는 물을 찾기 위해 흩어지다가 67분 뒤부터 다시 뭉쳐 450분 뒤에는 구 모양을 이뤘다.


연구팀은 검은벌레가 군집을 이루는 원리를 로봇에 적용했다. 로봇의 두 팔이 광감지기에 반응하도록 한 뒤, 각 팔에 망사를 씌우고 갈고리처럼 생긴 핀 네 개를 달았다. 갈고리 핀은 두 로봇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로봇 6대를 두고 조도를 달리하자 로봇들은 서로 얽혀서 한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때 각 로봇의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해보니 군집 형태로 이동할 때가 개별적으로 이동할 때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 골드만 연구원은 “캘리포니아 검은벌레의 움직임을 모방하면 로봇끼리 의사소통 없이도 군집을 이뤄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 9일자에 실렸다. doi: 10.1073/pnas.20105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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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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