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둘, 아빠가 한 명이야.”
앞으로 2년 뒤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생겨날지 모른다. 두 명의 엄마와 한 명의 아빠에게 유전정보를 물려 받는, 사실상 부모가 셋인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영국의 보건부 산하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은 6월, 두 명의 어머니로부터 각각 핵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제공 받는 새로운 체외수정법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수정법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고통 받는 예비 부모를 위한 대안이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난자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유전되는 증상으로, 약 6500명 중 1명이 걸린다. 이 질환을 안고 태어난 아기는 세포의 에너지가 부족해 근육 약화나 시각 장애, 심장 쇠약 등의 증세에 시달리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새 체외수정법은 일반적인 체외수정법의 변형이다. 우선 기증 받은 건강한 난자에서 세포핵을 제거한다. 여기에 실제 부모의 수정란에서 꺼낸 세포핵을 넣는다. 그러면 실제 어머니에게 있는 위험한 미토콘드리아는 태아에게 전달되지 않으면서, 핵의 유전 정보는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다. 또는 아예 수정하기 전에, 기증 받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그 안에 실제 어머니의 난자 핵을 넣은 다음 그 난자를 아버지의 정자와 체외수정시킬 수도 있다.
관리국은 이 기술이 “충분히 안전하다”며, “2년 안에 임상 시험에 성공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영국 정부는 ‘세 부모 체외수정법’을 위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