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은 우주에 널리 존재할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 관측되지 않은 물질이다. 암흑물질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는 전자보다 수십억 배 또는 수조 배 작은 가상 입자 액시온이다.
켈리 배키스 미국 예일대 물리학과 연구원과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등 공동연구팀은 액시온을 종전보다 2배가량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2월 10일자에 발표했다.
액시온은 질량이 작고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대신 강한 자기장을 만나면 전자기파를 방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액시온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은 강한 자기장 환경에 공진기를 설치한 뒤 다양한 주파수의 신호를 만들었다. 만약 액시온이 존재한다면 액시온이 만들어낸 전자기파의 주파수가 공진기의 특정 주파수와 일치해 공명을 일으켜 신호가 증폭된다.
하지만 전자기파를 관측할 때 그 진폭과 위상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는 양자역학 법칙 때문에 액시온이 방출하는 신호를 빠르게 찾아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양자 압착(quantum squeezing) 기술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전자기파 신호의 증폭은 두 가지 변수(진폭과 위상) 중 진폭의 변화로 드러난다. 윤성우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위원은 “양자 압착 기술을 이용하면 위상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진폭을 정확하게 분석해 각 주파수에서 액시온의 존재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활용해 액시온 존재 여부를 일반적인 분석 속도보다 두 배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키스 연구원은 “과거에 200일이 소요됐던 전자기파 데이터 분석 시간을 100일로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doi: 10.1038/s41586-021-032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