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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교육 컴퓨터 선생님은 훌륭하다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의 영역에도 컴퓨터의 열기가 몰아친다. 우리는 컴퓨터에게 무엇을 배울수 있을까? 국내의 CBE(컴퓨터를 수단으로 한 교육)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학생들의 책상에는 0, 1, 2, 3의 4가지 버튼이 있다. 1은 '잘 이해된다', 2는 '보통', 3은 '이해되지 않는다'를 의미하며 0은 리세트용 버튼. 교단에는 학생 개개인이 어떤 버튼을 눌렀는가를 알 수 있는 분석기가 놓여있다. 수업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오면 이것으로 학생의 반응을 조정한다.
 

또한 이 데이타는 컴퓨터에 입력되어져 분석되어진다. 어느 학생이 중요 포인트를 이해못하고 학습진도에 낙오하는지는 금방 나타난다. 물론 교사는 이 데이타를 기초로 학생지도를 수행한다. 이것은 컴퓨터 교육시스템이 갖춰진 학교의 교육 모습을 상상해본 것이다.
 

금세기에 있어 컴퓨터는 가장 확실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사회가 고도의 정보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의 역할 및 활용은 사회 각분야에서 일반화되고 있으나 교육에의 이용은 최근에 들어서이다. 다른 분야에서의 활용과 그 효과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제 서서히 이용도가 증가되는 것이다.
 

컴퓨터의 교육적 활용은 요즘 흔히 말하는 '컴퓨터에 관한 교육'이라기 보다는 컴퓨터를 학습의 보조매체로 한 '컴퓨터에 의한 교육'을 말한다. 그 개괄적인 내용과 국내의 활용현황을 살펴보자.

 

지식전달의 수단, 컴퓨터


CBE(Computer Based Edvcation)라 함은 컴퓨터 시스템을 학습의 주된 사용도구로하여 재래식 교육의 모든 학습매체와 수단을 유기적으로 활용하여 학습활동에 활용하는 것이다. 즉 지식의 전달 평가 및 관리를 자동화한 교육 또는 훈련을 뜻한다. 광범위한 개념으로는 교육의 각종 도구 및 수단(강의,토론,교과서,필기도구,시청각자료,보조실험기기 등)을 포함하고 컴퓨터의 기계적, 지식적, 인적인 구성요소가 체계적으로 조직된 종합된 시스템, 즉 하나의 교육환경을 뜻한다.
 

CBE의 구성요소는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서 기계적인 요소, 지적인 요소, 인적인 요소 등으로 구분되며, 교육의 기능적인 특성에 따라서 CAI, CMI, CSLA로 구분된다.
 

먼저 물리적인 특성에 있어서 기계적 요소라함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 주변기억장치, 사용자가 직접 대하는 학습단말기인 터미날과 오디오 및 비디오기기와 같은 장치를 말한다. 지식적요소는 CBE컴퓨터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총괄적으로 지칭한다. 특히 CBE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C/W(courseware,코스웨어)라고 하며, 재래식 교육에서의 교과서, 노트, 학습진도표, 성적표 등과 교사의 지식과 학습평가 방법, 수업진행에 대한 교수방법론 등이 모두 C/W에 포함된다. 인적요소는 컴퓨터에 의하여 교육을 받는 학생 또는 피교육자(student), C/W를 저작하는 저자(author), 그리고 주어진 학습과정의 진행을 담당하는 교사(instructor) 등과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개발자 및 교육학자, 교과전문가 등을 모두 포함한다.
 

교육의 기능적 특성에 있어서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라 함은 CBE의 지식전달 측면으로서 컴퓨터와 기타 학습매체를 총체적으로 사용하여 학습자와 컴퓨터 간의 직접적인 대화식 상호작용에 의한 학습의 기능을 말한다. CAI용 교과목 프로그램에 의한 학습방법은 차후에 세부적으로 살펴 보기로 한다.
 

이에 비해 CMI(Computer Managed Instruction)는 교육의 여러 기능 중에서, 학생의 학습활동을 평가하고 관리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교사와 교육행정자가 전담해야 할 기능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며, 다양한 학습교재와 교육방법의 효율적 관리, 진도조절, 교육의 효과판단 및 교육평가 등 교육의 운영적 측면을 의미한다. 앞에서 예를 든 4개의 버튼이야기가 CMI를 활용한 것이다.
 

CSLA(Computer Supported Learning Aids)는 학습의 주된 역할을 제공하지는 않으나 학습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보조수단을 제공한다. 연산능력을 학습시키는 과정 이후의 학습에서 복잡한 수식에 대한 연산결과를 컴퓨터를 통해서 얻는다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용어의 뜻을 컴퓨터에서 사전식으로 제공받거나,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간의 대화의 교환, 학습도중 필요사항에 대한 문의 및 상담 등이 바로 좋은 예이다. 그러나 컴퓨터 시스템의 기억 용량 및 기능의 제한 때문에 이상의 세 요소를 모두 제공하는 것은 대형 시스템인 경우에서만 가능하다.

 

개별학습이 특징


컴퓨터가 교육, 즉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과정에 활용된 배경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현대공학에 있어 컴퓨터 산업의 급속한 발달과 그 성능의 비약적 발전이며 둘째는 현대 과학사회에 있어서 교육환경의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려는 교육계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 실제로 CBE의 직접적인 출현 동기는 교육공학(educational technology)과 개별학습(individualized education)의 이론에 있다고 보아진다. 개별학습이란 집단학습(group education)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개개 학습자의 학습성취 가능성을 무한한 것으로 보고 이를 충분히 개발시키기 위한 것. 획일적인 교재를 이용하거나 일방적인 강의를 통한 집단수업과는 달리 학습자를 각기 독립된 학습활동의 주체로 하여 자발적인 학습의욕의 고취, 학습강화, 학습효율 향상을 위한 교수방법을 사용한다. 실제로 학습 주체인 학생은 자신의 능력과 흥미등 개인차에 따라 학습을 하므로 학습의 효과와 능률이 높아진다. 좋은 예로 과거, 학교교육제도가 정착되지 못했을 때에 가정교사 중심의 개별학습이 성행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개별학습의 특징으로는 학생개개인에게 적합한 학습목표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또한 학습목표 달성에 필요한 개별 학습자의 개인차에 따른 각종 보조자료가 제공되어지며 학습자 스스로가 학습진도를 조정하며 학습진행시 교사의 개별적 지도가 가능하다. 학습활동에서 생기는 결과, 특히 오류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습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대교육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매체로서 컴퓨터의 등장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CBE시스템 연구는 미국'일리노이'대학에서 1959년 착안되어 그 이듬해부터 '도날드 비처'박사의 지휘아래 연구개발이 시작된 PLATO(Programmed Logic for Automatic Teaching Operations)시스템이 최초이다. 1967년에 이르러 본격적인 연구와 보급이 이루어져 같은 해에 'TUTOR'이라는 '저자 언어(Author Language)가 개발되었고 '키보드'의 입력 외에도 화면의 '터치'에 의해 입력을 가능하게 한 '플라즈마 패널'(plasma panel)의 개발과 수백대의 학습단말기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현재와 같은 대형 CBE 컴퓨터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PLATO CBE 시스템은 현재 미국, 영국, 스웨덴, 캐나다, 벨기에, 호주, 대만, 일본 등에 보급된 자동 컴퓨터 교육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다루고 있는 교과목은 영어, 수학, 천문학, 경제학 등 30여개 학과목에 이른다.

 

게임에서 모의실험까지


CAI용 C/W에 의한 학습방법의 기능별 유형은 보통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이제부터 드는 예는 모두 PLATO 시스템의 경우이다.)
 

개인지도형(Tutorial)의 한 예를 들어보자.(그림 1) 고등학교 물리에 있어서 일(work)을 공부하는 장면이다. 이처럼 컴퓨터는 일반 교사들이 강의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같이, 미리 프로그램된 교재 내용을 대화식 터미널의 화면에 제시하게 된다. 이경우 통상 일반적인 사실 전달 방법을 지양하고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하여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수시로 보충 설명이나 추가 문제가 주어지게 된다.
 

(그림1) 물리공부 일(work), 개인지도형


반복연습형(Drill and Practice)의 예를 들어보자.(그림 2) 학생이 문법에 맞게 해당 Box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컴퓨터 화면의 상단에 그 상황을 설정하고 학생이 조립한 문장의 뜻을 시각적으로 묘사하게 된다. 물론 이 경우 틀린 문장에 대해서는 따로 지적을 받게 된다. 이런 반복 연습 학습을 통해 계속적인 동기유발과 흥미 유지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림2) 기초 영작문 연습, 반복연습형


교수게임형(Instructional Game)은 숨은 영어 단어를 추정해 보는 학습으로 간첩(스파이)죄로 기소되어 사형집행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협의자가 무죄라는 것을 집행관이 제시하는 단어를 알아 맞힘으로써 증명한다.(그림 3) 이러한 학습은 정답 유추를 위한 많은 질문이나 조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 스스로 문제해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 갈 수 있다.
 

(그림3) 영어 단어 추정 게임, 교수게임형


다음은 화학 실험상의 분류법에 관한 시물레이션(Simulation)학습인데 학생은 펜탄(Pentane)과 헥산(hexane)이 50 : 50으로 혼합되어 있는 혼합물을 분류하는 과정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림 4-1) 학생 스스로 실험기구를 적절하게 조립한 후 진행시켜 가면 컴퓨터는 온도의 변화에 따라 분류된 물질의 부피를 도표로 나타내 주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학생은 펜탄과 헥산의 이상적인 분류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림4-1) 화학 분류 실험, 시뮬레이션형


이런 과목은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이나 경비 손실의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잇점도 지니게 된다(그림 4-2)
 

(그림4-2) 화학 분류 실험, 시뮬레이션형


마지막으로 문제해결형(Problem Solving)의 예를 들어보자. 파일로트 교육을 위해 만든 B-747 여객기 조작에 관한 학습이다. 학습을 진행해 가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의 적용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반적인 방법의 활용을 요일하며 학생의 자문이나 해당평가와 같은 지능적 기능까지도 프로그램이 해내도록 되어 있다.(그림 5)
 

(그림5) 비행기 조종사 훈련, 문제해결형


그러나 실제의 CAI용 C/W는 상기의 여러 형태가 조합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 있어서 CBE시스템은 1981년 1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PLATO CBE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시초로서 'CDC CYBER 174 시리즈' 시스템을 중심으로하여 수백대의 대화식 터미날을 동시에 지원하는 시분할방식(Time-Sharing)을 택하고 있다. 현재 70여대의 학습단말기가 서울시내 6개 중고교(경기여고,경기고,무학여고,서울고 등), 2개 대학교, 한국교육개발원, 직업훈련연구소 등의 연구기관과 과학기술처등의 정부 주요 부처에 설치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발에 교육전문가가 참여해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시스템공학센터 내에 'PLATO CBE 개발팀'을 두고 C/W 개발, 일반인 및 학생, 교사등에 대한 CBE 개념 확산과 CBE 관련 외부 사용자에 대한 기술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 컴퓨터급 CBE시스템으로는 ㈜국제전산이 도입한 WICAT 시스템을 직업훈련연구소와 포항종합제철 연수원에서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1985년 직업훈련연구소에서 개발한 4개 종류의 C/W 및 관련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지능검사, 적성검사, 흥미검사로 구성된 진로지도용 프로그램과 자격검정용 프로그램, 구직 구인자들이 필요한 인력배치용 프로그램과 유도전동기에 대한 직업훈련용 C/W 등이다.
 

한편 교육전문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1983년, 초중등학교 컴퓨터교육을 위한 기초연구를 위하여 컴퓨터전문가, 현장교사, H/W 생산업체의 조력하에 10편의 CAI용 C/W를 개발했다.
 

이외에도 퍼스널 컴퓨터를 이용한 CAI용 C/W의 개발은 최근들어 대단히 활발한 편으로, 업체에 따라서는 교과과정별 C/W의 저작과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기종간의 상호 호환성 부족과 개발 과정에 교과전문가, 교수설계자 등이 가담치않고 단순 프로그래머에 의한 개발이 많았던 관계로 학습효과에 있어 인정받지 못하여 기대만큼 활발한 보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범수업은 성공적


한편 과학기술원 PLATO CBE 개발팀은 4년간의 개발경험을 토대로 '퍼스널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용 패키지 개발'을 1985년도에 완수하였다. 삼보컴퓨터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국민학교 산수 6학년과정에 대한 CAI용 C/W와 교사의 학습관리 측면을 강조한 교사용 학습관리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사회, 자연과목에 대해서는 문제은행식 C/W를 개발하여 퍼스널컴퓨터 수준에서 가능한 교육기능을 다양하게 부여하여 현장학습에서 활발한 활용이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1982년 4월1일 부터 1년반에 걸쳐서 무학여고 2학년 학생 1개반을 대상으로 PLATO C/W (물리과목의 '일과 에너지')를 적용하고 시험을 치룬 결과 전통적 학습에 의한 결과에 비해 하위권의 학습자가 훨씬 줄어들고 중상위권 학습자 수가 늘어났다는 연구보고는 이미 발표된바 있다.
 

국민학교용 C/W의 개발 및 적용에 있어서는 오기형 교수가 SPC-1000에 개발한 3∼6학년을 대상으로한 '즐거운산수'C/W를 서울반포국민학교와 서울신석국민학교에서 학습의 보조교재로 활용하고 있으나, 산수학습에 적당치 않은 단순한 반복 연습에 의한 기능습득용C/W라는 점에서 역시 활발한 보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KAIST는 PLATO시스템을 이용하여 1983년 가을 전국체전기간 중 전산요원이 컴퓨터 오퍼레이팅을 위한 훈련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인천 및 대구체전 등에 활용하였고 앞서의 '퍼스널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용 패키지의 개발'에 따른 C/W를 경복국민학교에 적용 시범수업한 결과(85년 12월), C/W에 의해 학습한 5학년 1개반과 종래의 방법으로 학습한 6학년 1개반이 C/W가 제시한 시험을 치룬 결과 5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평균 4점이나 높음을 보여 주었다.
 

최근 정보산업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컴퓨터의 교육분야에서의 활용은 짧은 연륜 속에서도 세계 각국 전문인의 개발의지에 의해 상당한 수준까지 실용화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몇가지 사항들이 CBE에 의한 교육의 확대적용에 있어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CAI 및 CMI 전용 C/W의 부족, CBE 전용 한국형컴퓨터 시스템의 부재, CBE 연구전담기구의 부재와 C/W 개발인력의 부족 등에다 일반관련인의 낮은 참여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실용이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H/W 전문생산업체의 꾸준한 투자와 교육전문기관, 정부관련부처, 컴퓨터 C/W 개발 전문기관 등이 총체적 연구활동이 지속된다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 교육인력을 CBE를 통해서 창출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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