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여러분, 제가 왜 교복을 입고 있을까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치러지는 첫 수능입니다. 12월로 연기된 날짜부터 마스크 착용, 가림막까지 이번 수능은 달라지는 게 참 많죠. 혼란스러울 수험생들과 예비 수험생들을 위해 과학동아가 필승 전략을 취재했습니다.

 

 

올해는 약 49만 명의 수험생이 1352개 시험장에 모여 시험을 치릅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시험을 볼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죠. 


수험생들은 수능 당일 입실을 시작하는 오전 6시 30분부터 5교시(제2외국어/한문)가 끝나는 오후 5시 40분까지 점심시간과 본인 확인시간을 제외한 최대 11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일반 수험생은 덴탈 마스크, 천 마스크 등 원하는 종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증상이 있거나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은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KF는 미세 입자를 차단하는 능력으로, KF80은 0.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입자를 80% 차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KF94는 0.4㎛크기의 입자를 94%, KF99는 같은 크기의 입자를 99% 차단합니다. 


이런 비말 차단 효과와 통기성은 반비례합니다. 보건용 마스크>;덴탈 마스크=비말 차단용 마스크>;천 마스크 순으로 비말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통기성은 덴탈 마스크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보건용 마스크보다 뛰어납니다. 수험장에서 비말 차단 효과가 확실한 마스크를 쓸지, 숨쉬기에 좀 더 편리한 마스크를 고를지 고민이 생기는 거죠. 일반적으로 마스크를 1시간가량 착용하는 것은 호흡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혈중 산소포화도에 변화를 주지 않지만, 10시간 이상은 얘기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2006년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 연구팀은 N95(KF94와 유사한 차단 효과) 마스크를 끼고 4시간 이상 생활할 경우 순간적으로 혈중 이산화탄소량이 많아져 저산소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병한 고위험지역에서 활동한 의료진 중 37.3%가 마스크 착용 후 두통 증상을 호소했고, 이중 59.5%는 진통제를 복용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료를 보기 위해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의료진은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는 저류가 발생해 두통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수험생은 가만히 앉아서 문제를 풀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지 않다면 두통을 느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수험생에게 가장 적절한 마스크는 무엇일까요. 최 교수는 “수능은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상황이 아니므로 비말 차단 효과가 확인된 제품이라면 어떤 마스크를 껴도 무방하다”면서 “올바른 착용법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수능 시험장 내 책상에 불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든 가림막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0월 26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자리에 앉아 점심 식사까지 해야 하기에 방역당국이 가림막 설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죠. 


하지만 논란이 거셉니다. 커다란 가림막이 불편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이 사용하는 책상(가로 65cm, 세로 45cm)은 8절지(가로 27.2cm, 세로 39.4cm) 크기의 시험지를 펼치고 필기구를 놓는 것만으로 가득 찹니다. 여기에 가림막까지 설치하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책상 세로 폭이 10cm가량 더 줄어듭니다. 


이번에 수능을 치르는 김도윤 학생(서울 경신고3)은 “국어영역의 경우 시험지 가장자리까지 지문이 빽빽한데 가림막이 시험지를 펼칠 때 방해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비말 차단 효과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애초에 세 면으로 이뤄진 가림막을 제시했던 교육부는 9월 돌연 한 면으로 이뤄진 가림막을 세우겠다고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수험자의 정면만 가리는 가림막은 비말을 차단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실험! 과학동아는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찾아갔습니다. 이곳 실내공기품질연구단이 고속 카메라와 입자의 흐름을 계측하는 입자영상유속계를 이용해 식당 칸막이의 비말 차단 효과를 실험했거든요. 


실내공기품질연구단은 사람이 대화를 할 때 발생하는 만큼의 에어로졸(초속 약 4m)을 만들어낸 뒤, 칸막이가 이 에어로졸의 흐름을 어떻게 차단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칸막이의 높이가 60cm일 때는 에어로졸의 95.5%를, 높이가 70cm 이상일 때는 에어로졸의 98.8%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물론 수능 시험장에서 사용할 가림막은 높이가 45cm로 낮아 이보다는 효과가 떨어질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공기품질연구단장은 “모든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험장에서는 대화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육부는 수능 당일, 휴식 시간마다 환기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수험장의 좌우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할 땐 세 면 가림막보다 한 면 가림막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수능은 12월 3일에 치러집니다. 2017년 포항지진 등으로 수능이 일주일 정도 연기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12월로 미뤄진 것은 처음이죠. 진짜 겨울에 수능을 치르니 ‘수능 한파’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2019년 서울 기준 11월 평균 기온은 7.58℃, 12월 평균 기온은 1.41℃로 약 6℃가량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강재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온 차이가 있더라도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는 실내 온도가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신체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과도한 난방으로 인해 밀려오는 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가면 신체가 따뜻한 기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신진대사가 활성화되고, 호르몬 분비와 혈관이 확장되며 혈액순환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 결과 피로가 나타납니다. 


이와 같은 증상은 점심 식사 후에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혈액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이동하는데, 만약 평소와 다르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소화하기 힘든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위장 근육의 활동을 폭발적으로 늘리게 됩니다. 혈액 속 영양분과 산소가 위장에 집중되는 만큼 뇌로 올라가는 혈액량은 줄게 되고 뇌의 산소 포화도가 낮아지며 식곤증이 발생합니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12년간 공부한 결과를 보여 줘야 하는 수능. 긴장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런 여러분에게 작년 수능 필적확인란에 있던 문구를 전하고 싶네요.


“수험생은 여러분들은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입니다. 힘내세요!” 

 

202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애 기자
  • 이병철 기자

🎓️ 진로 추천

  • 교육학
  • 보건학
  • 심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