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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는데, 등교하는데… 코로나19 언제 멈출까

◇보통난이도

5월 20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초·중·고등학교 등교 수업이 시작됐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아직은 요원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과 집단 감염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유일한 희망은 항체 형성밖에 없는 것일까.  코로나19와 관련해 남아있는 궁금증들을 짚어봤다.  

 

 

감염 멈출 집단면역 기준은?  
→홍역은 90%, 코로나19는 60% 항체 형성돼야

 

4월 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무증상 감염자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항체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도 이미 항체 검사를 시행 중이거나 시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항체 검사는 코로나19를 앓은 적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손가락 끝에서 피 한 방울을 채취해 이뤄지는 간단한 검사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 형성되는 항체를 찾아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코로나19 항체가 있다면 재감염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한다.


항체 검사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특정하는 유전자를 이용해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는 떨어진다. 대신 10여 분 내에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수 조사를 하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낼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항체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4월 30일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효과적 방역대책 수립을 위해 혈청학적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중 70%(약 7000명)가량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청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세포 성분을 제거한 혈장에서 섬유소원까지 제거한 담황색의 액체다. 혈액을 채취해 시험관에 가만히 두면 암적색의 응고된 덩어리인 혈병과 담황색의 투명한 액체인 혈청으로 나뉜다. 


혈청 검사의 목적은 감염 진단과 면역 측정이다. 감염자의 혈액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는데, 혈청 검사는 항체를 검출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항체는 면역계를 이루는 단백질(면역글로불린·Ig)로 다섯 종(IgM, IgG, IgE, IgA, IgD)이 있다.  


이 중 혈청 검사에서 주로 검출하는 항체는 면역글로불린M(IgM)과 면역글로불린G(IgG)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혈액 내 면역글로불린M과 면역글로불린G가 검출됐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해 병을 앓고 난 흔적에 대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혈청 검사는 실제 감염자 수를 알아내는 동시에 집단면역이 얼마나 잘 형성됐는지 알 수 있다. 집단에서 면역력을 갖춘 사람의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그 집단에서 감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집단면역 이론이다. 이는 집단의 대다수에게 항체가 있어야 성립한다. 즉 다수가 백신을 맞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경우 공동체의 60% 이상이 면역력을 갖추면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한다. 에드워드 라이트 영국 서섹스대 생명과학부 교수(시니어 렉처러)는 영국의 비영리 독립 언론 기관인 사이언스 미디어센터를 통해 “홍역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90% 이상이 면역력을 갖춰야 한다”며 “코로나19의 경우 60% 정도”라고 밝혔다. 


매튜 배일리스 영국 리버풀대 감염병및국제보건연구소 교수는 “인플루엔자(독감)의 경우 한 사람이 평균 1.3명을 감염시킨다”며 “코로나19의 경우 한 명이 평균 2~3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만큼 공동체의 50~67%가 면역력이 생길 때까지 확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양성은 재감염과 같은 뜻?
→재양성자는 감염력 없어 

 

최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항체 검사로 항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사람들에게 일명 ‘면역 여권’을 부여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가 형성됐다는 사실이 확인돼도, 면역이 생겼는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바이러스가 몸속에 유입돼 퍼지는 것을 막는 중화항체가 생겨야 한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세포 침투력을 무력화하는 항체다. 몸속에서 중화항체가 검출되면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기본적인 면역력을 갖춘 셈이다.


그런데 코로나19의 경우 중화항체가 형성된 경우에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4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중인 환자 25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중화항체가 생겼지만 12명(48%)에게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돼 중화항체가 형성된 환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가 다시 검출됐다는 것이다. 


4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하고 항체를 가진 사람들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는 증거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해 몸속에 항체가 있어도 재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는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뜻일까. 


이에 대해 중앙임상위원회는 4월 29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양성 사례는 대부분 죽은 바이러스의 RNA가 검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죽은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없다. 


또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월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재성양자가 감염력이 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양성자의 접촉자를 조사한 결과 신규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고, 재양성자의 호흡기 검체에서도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5월 17일 기준 446명이 코로나19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온도 올라가면 전파력 떨어질까?
→60도에서 1시간 노출해도 복제 지속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과학적으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레미 샤렐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박사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고온에서도 오랜 시간 살아남는다. 연구팀은 그리벳 원숭이의 신장세포를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실험한 결과 60도에 바이러스를 1시간 동안 노출해도 특정 조건에서는 복제 능력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러스의 복제 능력을 완전히 없애려면 92도에서 15분간 노출시켜야 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열(온도) 보다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론내리고,  4월 20일 생명과학 분야 논문 초고 온라인 등록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doi: 10.1101/2020.04.11.036855


피터 주니 캐나다 토론토대 정책연구원은 지정학적 위치가 다른 전 세계 144개국에서 발생한 37만5609건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분석해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은 제외됐지만, 연구 결과 코로나19는 더운 날씨와 관련이 없고, 습도와 일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등교 제한, 사회적 격리, 대규모 모임 제한 등 공중 보건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는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는 ‘캐나다의학협회지(CMAJ)’ 5월 8일자에 실렸다. doi: 10.1503/cmaj.200920

 

 

에어컨이 바이러스 전파?
→마스크 착용 안 한 中 결과 적용 어려워  

 

교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틀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은 1월 26일~2월 10일 광저우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하던 세 가족(10명) 간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식당 내 에어컨 바람으로 바이러스가 퍼졌다고 주장했다. doi: 10.3201/eid2607.200764
연구팀에 따르면 A~C 세 가족은 각각 다른 테이블에 앉아 식사했고, 이 중 A 가족은 중국 우한에서 왔다. 총 5층짜리 음식점은 창문 없이 층마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에어컨으로부터 순서대로 C, A, B 가족이 앉아있었는데, A 가족이 확진된 뒤 C, B 가족도 차례로 감염됐다. 에어컨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테이블에서는 감염자가 없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전파한 매개체로 에어컨을 지목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월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연구가 식당 한 곳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며, 에어컨을 틀었는데 창문이 없어서 환기를 안 했다고 보고돼 있다”며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에어컨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 연구팀의 사례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라며 “그와 달리 국내 청소년들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는 만큼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에어컨 바람이 비말을 날려보낼 수 있는 만큼) 에어컨을 너무 강하게는 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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