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3년 정부가 실시한 특성화 공과대학 지정 이후 가장 성공한 예는 경북공대 전자공학과라고 자부합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국책 공과대학으로 선정될 것을 우리는 확신했습니다."
경북공대 임용진 학장(염색공학)은 경북공대의 국책공대 선정을 당연한 결과로 해석한다. 그는 "이제 경북공대를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하는 일만 남았다"고 기염을 토한다.
임 학장의 자신만만함은 우선 전자공학과의 규모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교수 49명, 조교 및 사무원 22명, 학부생 2천7백여 명, 대학원생 5백여 명으로 운용되고 있는 게 전자공학과 1개 학과의 현황. 이 규모는 경북대 13개 단과대학중 법대 경상대 사회과학대 생활과학대 치대 수의대 예술대 등 7개 단과대학보다 월등히 크다.
지난 68년 첫 입학생 30명을 모집한 전자공학과는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이 8천여 명에 이른다. 30명 정도 모집하는 학과라면 2백여 년이 지나야 달성할 수 있는 숫자다. 현재 졸업생은 업체의 요청을 50%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100% 취업하고 있다. 졸업생중 삼성그룹과 럭키금성그룹은 각각 1천4백여명과 1천2백여명이, 기타 재벌 그룹도 수백명씩 근무하고 있다.
경북공대 전자공학과가 이처럼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물론 지난 73년 정부로부터 특성학과로 선정되고부터. 재정재원을 받은 이 학과는 지난 79-80년에는 신입생을 8백명씩이나 모집할 정도로 양적 팽창을 거듭했다.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교수도 늘어났다. 교수가 많다는 것은 각 교수의 전공이 모든 분야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 있음을 뜻한다.
이 학과는 또 특성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험교과목에 필요한 실험기자재 구입 등에 많은 투자를 했다. 실험실과 강의실에 비치된 교육기자재는 첨단을 자랑하며 CCTV강의실도 설치돼 있어 눈이 부실 정도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는 지난 77년 유사학과(전자계산기공학과 재료공학과 응용전자공학과 통신공학과 등)를 통합해 하나의 대단위 전자공학과로 운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기공학과도 통합할 예정이다.
유사학과의 통합운용은 다양한 교과목 운용, 교수 강의부담 감소, 시설의 공동사용, 협동연구의 활성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최근 서울대가 대학교육의 효율화와 학제간 교육연구의 능률성 제고를 위해 전기 전자계열 3개 학과를 통합운용하고 있다. 여타 대학들도 공대를 필두로 유사학과를 통폐합해 대단위 공학부로 운용하기 위해 조정중인데, 경북대는 이미 17년동안 대단위 학과를 운용해와 그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음을 자랑한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는 2학년까지 기초과정을 교육하고 전공과정은 3학년부터 교육한다. 전공과정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1개 전문분야를 선택하고 그 교과과정에 따라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전공은 영상공학 시스템공학 정보통신공학 전파공학 반도체공학 등 다섯개 분야로 나뉜다.
영상분야는 가전분야에 직접 응용 가능한 학문을 연구하는데, 세부적으로는 고화질 TV(HDTV)시스템 및 이와 관련된 영상신호처리, TV의 고스트 제거, 의용생체 전자분야가 있다.
시스템분야는 산업의 모든 영역에 필요 불가결한 요소인 집적회로 및 컴퓨터 시스템을 연구하며 세부 분야로는 VLSI(초고밀도 집적회로) 설계, 신경회로망칩 설계, 디지털시스템 설계, 테스트 자동화 및 데스트 설계 등이 있다.
정보통신분야는 대용량이면서 복합구조를 가진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 적재적소에 전달하는 기능을 연구한다. 또 정보통신보호, 영상 및 음성정보 처리, 디지털통신 시스템, 컴퓨터 네트워크와 분산시스템 설계개발, 데이터 베이스 등의 세부 전공이 있다.
전파분야는 전자장 이론, 전자파의 전파 복사 산란 및 회전에 관한 해석, 전파에 의한 에너지 및 정보전달을 위한 시스템의 설계 및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안테나공학 광통신 위성통신 등의 영역도 포함된다.
반도체분야는 반도체 소자 및 집적회로에 관해 연구하는데, 절연체 및 반도체 박막물성, 반도체 제조공정, 가스 및 물리센터, 플라즈마 응용기술 등의 영역이 포함된다.
이미 정상궤도에 들어섰다고 자부하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는 교내에 테크노파크관을 조성해 산학협동을 꾀하고 5년 후에는 공대만이라도 독립해야 한다는 각오로 발전계획을 수립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