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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폴더블폰) 전쟁 2차전이 시작됐다. 한국 대표로는 삼성전자의 2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 링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모토로라가 과거 폴더폰 ‘레이저’ 디자인과 이름을 그대로 계승한 클램셸(Clamshell·조개) 방식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고,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메이트 Xs’로 맞선다. 이번 2차전의 관전 포인트는 1세대 폴더블폰의 약점을 누가 더 잘 극복했는지다.

 

가로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대세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의 윤곽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처음 드러났다. 이후 2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 완제품이 처음 공개됐다.

 
갤럭시 Z 플립은 조개처럼 위에서 아래로 접을 수 있는 클램셸 디자인이다. 완전히 펼친 상태에서는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한 직사각형 바(Bar) 형태지만, 가로축을 중심으로 접으면 면적이 2분의 1인 정사각형에 가깝다. 갤럭시 Z 플립의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펼쳤을 때 6.7인치다. 

 


디스플레이를 상하로 접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좌우로 접는 것과 기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신축성이 없는 배터리와 딱딱한 트랜지스터를 접히지 않는 편평한 면에 어떻게 배치할지 설계만 달라질 뿐이다. 


더 중요한 건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인지,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인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1세대 갤럭시 폴드에 이어 이번에 갤럭시 Z 플립에도 인폴딩 방식을 적용했다. 갤럭시 폴드가 화면을 펼쳐 대화면을 만들었다면, 갤럭시 Z 플립은 디스플레이를 접어 콤팩트하게 만들었다.


인폴딩 방식은 디스플레이의 곡률(화면을 접기 위해 남겨 놓는 원형의 공간) 반경이 작아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보다 구현하기가 어렵다. 대신 디스플레이가 안쪽에 가려져 있어 내구성이나 안정성은 더 뛰어나다. 


미국 모토로라 레이저(RAZR)도 인폴딩 방식의 상하로 접는 클램셸 디자인이다. 2019년 연말 출시 예정이었으나, 접힘 부분이 매끄럽지 못 하고 결함이 발견돼 올해 2월 6일에서야 출시 됐다.


화웨이는 1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에 이어 메이트 Xs를 2월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취소되며 공개 시기가 미뤄졌다.


메이트 Xs에는 메이트 X에 적용했던 아웃폴딩 방식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웃폴딩 방식은 인폴딩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구현이 쉽고 디스플레이가 바깥에 있어 반으로 접어도 계속해서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바깥에 디스플레이를 덧붙일 필요가 없어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울트라 씬 글라스로 화면 구김 없애 


곡률 반경이 작은 폴더블폰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패널에 있지 않다. 패널을 구부리기 어려워서 폴더블폰을 제작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폴더블폰에 쓰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자체는 유기물질로 이뤄져 유연하게 휜다.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이유다. 


관건은 OLED 패널을 제어하는 박막트랜지스터층과 OLED 패널을 감싸는 투명 필름층을 구겨지지 않게 구부리는 것이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투명 필름은 최근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재질의 투명 폴리이미드(CPI· Colorless Polyimide) 소재로 제작됐다. 그렇다 보니 접히는 부분에 미세한 자국이 남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 Z 플립에는 울트라 씬 글라스(UTG·Ultra Thin Glass)라고 불리는 얇은 강화유리 필름이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부사장)을 지낸 김학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자및전기공학과 교수는 “울트라 씬 글라스는 투명 폴리이미드에 비해 훨씬 단단하면서도 유연하다”며 “가격이 비싸고 양산 수율이 안정되지 않아 지금까지 쓰지 못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울트라 씬 글라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나는 재료를 녹여서 위에서 떨어뜨리는 오버플로우(over flow)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판을 만들 듯 옆으로 얇게 눌러 펼치는 플로트(float) 방식이다. 


김 교수는 “2017년 두 방식 모두로 울트라 씬 글라스 두께를 20μm 이하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며 “폴더블폰에 울트라 씬 글라스를 적용하면 접히는 부분에 자국이 생기지 않는 폴더블폰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후발주자로 나선 미국의 애플도 울트라 씬 글라스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용 유리제조업체 코닝에 투자하고 있다. 


갤럭시 Z 플립은 미세 커팅 기술을 활용한 하이드어웨이(Hideaway) 힌지(경첩)를 적용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하이드어웨이 힌지가 있어 마치 노트북을 여닫을 때처럼 원하는 각도로 펼칠 수 있다. 또 1mm도 안 되는 공간에 나일론 섬유를 적용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이물질과 먼지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보호한다.

 

롤러블, 스트레처블…폴더블폰 3차전 예고  


전 세계 폴더블폰 기술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2021년 폴더블폰 3차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전자회사 TCL은 올해 1월 CES 2020에서 두 번 접을 수 있는 더블폴딩 방식의 폴더블폰 시제품을 전시했다. 상용화된다면 세계 최초의 ‘더블폴딩 스마트폰’ 타이틀을 얻게 된다. 


삼성전자는 CES 2020 비공개 행사에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현재 개발 중인 슬라이드폰을 소개했다. 슬라이드폰은 패널이 기기 안에 말려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풀려 나오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의 면적을 필요에 따라 늘이거나 줄일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폰이다. 


아직 폴더블폰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롤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출원한 LG전자도 조만간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TV 기술을 토대로 더욱 혁신적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변화를 줄 만한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교수는 “폴더블폰 3차전은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나 자유자재로 늘렸다가 원상태로 복구 가능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전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폴더블폰에 적합한 메모리와 배터리, 트랜지스터, 전극 등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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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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