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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엔 직접 키운 ‘락캔디’로~

‘락캔디’라고 들어보셨나요? 돌(rock)과 사탕(candy)의 합성어로, 사탕을 씹을 때 돌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콰드득’ 씹는 장면이 유튜브의 이른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영상에도 자주 나오더군요. 그런데 더 재밌는 건 이 사탕의 별명입니다. 과포화용액의 결정화와 연관된 ‘크리스탈(결정)캔디’부터 결정의 성장과 관계깊은 ‘반려캔디’까지 어째 과학의 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과학동아가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본명 : 락캔디
별명 : 크리스탈캔디, 반려캔디
재료 : 설탕, 물, 나무막대
만드는 법 : 과포화된 설탕 용액에 결정핵을 넣어 결정화 유도
특징: ASMR 핫템, 정성템

 

 

1단계

설탕3 : 물1 과포화용액 만들기 (Tip: 온도에 따른 용해도 차이를 이용하세요)


락캔디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포화된 설탕 용액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포화용액(supersaturated solution)이란 용매에 녹일 수 있는 최대의 용질보다 더 많은 양의 용질을 포함한 용액을 말합니다. 레시피 대로 설탕과 물을 3:1의 비율로 섞어 열심히 저었습니다. 


하지만 팔이 빠지게(?) 저어도 바닥엔 설탕 입자들이 자꾸 가라앉았습니다. 온도가 25도인 물의 설탕 용해도(물 100g 당 설탕 207g)를 훨씬 초과한 탓이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과학동아 기자가 아닙니다. 물을 끓여서 난관을 극복하기로 했습니다. 고체 물질의 용해 반응은 대부분 온도가 높을수록 용해도가 높아지는 흡열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용해 현상은 용매를 구성하는 입자가 용질을 둘러싸는 용매화(solvation)에 의해 일어나는데, 용매화가 되려면 그 전에 용질 입자간 결합을 끊어야 합니다. 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열이 결합을 끊을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특히 설탕은 온도에 따른 용해도 차이가 커서 온도가 100도인 물 100g엔 설탕을 476g이나 녹일 수 있습니다. 설탕물 온도가 다시 25도가 되면 녹일 수 있는 207g을 제외한 269g은 결정이 돼 나옵니다. 

 

2단계

결정핵 막대 넣기 (Tip: 결정핵이 벽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과포화된 설탕 용액은 25도에서 서서히 식혔습니다. 과포화된 용액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급격하게 식히면 작은 충격에도 설탕(용질) 결정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액이 식는 동안 사탕 막대에 설탕을 묻혔습니다. 이 때 막대에 붙은 설탕들은 결정핵 역할을 합니다. 즉 과포화된 설탕 용액에서 다시 입자로 바뀌는 설탕이 붙을 수 있는 중심체로 사용됩니다.


막대를 과포화된 설탕 용액 속에 넣을 때,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용기에 막대를 비스듬히 담갔습니다. 그리곤 다음 날 막대가 용기의 벽과 바닥에 붙어버린 것을 보고 좌절했죠. 아! 아까운 설탕이여. 


원인은 막대에 붙지 않고 별도로 결정이 된 설탕과, 막대에서 떨어진 설탕이었습니다. 이것들이 벽과 바닥에 붙어 새로운 결정핵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막대기가 용기 벽과 바닥에서 1cm 이상 떨어지도록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다음날부터 용액 속에서는 결정화(crystallization)가 시작됐습니다. 결정체가 사탕 막대에 다닥다닥 붙으면서 얼핏 보면 사탕이 점점 자라는 느낌도 들더군요. 왜 락캔디를 ‘반려캔디’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3단계

육각기둥체 결정화 유도(Tip: 결정화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색소를 빼세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설탕 결정체는 육각기둥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정 모양은 물질에 따라 그 종류가 7가지나 됩니다. 소금은 정육면체 결정을 만들고, 직육면체, 정팔면체 모양으로 결정을 만드는 물질도 있습니다. 


같은 설탕 결정이라고 해도 만들어지는 조건과 속도에 따라서 육각기둥 모양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안정된 조건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육각기둥 결정이 크고 균일하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화이트데이가 며칠 남지 않아 급한 분이라면 몇 가지 방법을 추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색소를 넣지 않는 겁니다. 결정화는 용액에 한 종류의 물질만 있을 때 가장 빠르게 일어납니다. 색소가 포함된 용액에서는 설탕 분자 사이에 색소 입자가 끼어들면서 설탕 분자끼리 결합할 수 있는 구조가 감소합니다. 


과포화된 설탕 용액의 농도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김우식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결정을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사탕이 성장하는 만큼 설탕을 조금씩 추가하거나 용매를 증발시키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설탕 결정이 너무 빠르게 만들어져 결정핵이 아닌, 설탕물 내에서 결정이 생기는 역효과를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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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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