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분자를 관찰할 때 사용하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세포를 냉각시켜 영하 200도 이하에서 관찰한다. 하지만 극저온에서는 세포 속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바뀌어 정확히 관찰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와 취리히대 등 공동연구팀은 특수한 지질과 물을 합성해 극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물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월 8일자에 발표했다. 이를 극저온 전자현미경에 적용하면 세포를 온전한 상태로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구멍의 지름이 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보다 작은 그물망 구조를 형성하며 응집하는 성질을 가진 ‘지질 중간상’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질 중간상을 물에 섞으면 극저온에서도 물이 얼음 결정을 형성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물과 지질 중간상 혼합물에서 지질 중간상의 양이 12% 많으면 액체처럼 흐를 수 있는 특이한 고체 상태인 비정질 얼음이 되고, 영하 26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도 얼음 결정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파엘 메젠가 취리히연방공대 재료공학과 교수는 “지질 중간상을 극저온 전자현미경 연구에 적용하면 생체 분자 시료가 얼지 않아 살아 있는 세포 구조를 온전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doi:10.1038/s41565-019-04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