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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학일기] 中대학의 MT, 반 모임에서 '베프' 만들기

중국 유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걱정됐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친구였다. 중국에서도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까. 문화적인 차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친구들은 어떻게 친구를 사귀는지, 친구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정보가 전혀 없었다.
우한대에 입학한 뒤 처음 사귄 중국 친구들은 어학연수 기간에 만났다. 중국 친구와 한국 친구들이 함께 교류하는 활동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위챗(중국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도 교환하고, 약속을 따로 잡아 함께 밥도 먹었다. 
하지만 중국 친구들과 만나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더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로 약속을 잡아서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는, 흔히 말하는 ‘베프(베스트 프렌드)’를 사귀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런 친구는 어학연수가 끝난 뒤 본과에 들어와서 사귀게 됐다. 본과에 합류한 뒤 반 모임에 참여했는데, 이 모임은 한국으로 따지면 MT(수련 모임)에 해당한다. 이날 모임을 통해 몇 명의 친구들을 알게 됐고, 반장을 포함해 다른 유학생 등 여러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중국 대학의 반 모임은 한국의 MT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시간대다. 한국에서는 대학 MT가 낮부터 시작해 저녁 늦게 끝나거나,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중국의 반 모임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당일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이면 끝난다. 내가 참여했던 반 모임 역시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중국에서는 보통 반 모임을 진행할 때 파티룸을 빌린다. 우리 과의 반 모임은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주택 형태의 파티룸에서 진행됐다. 파티룸에는 대개 노래방 기계가 설치돼 있고, 중국 고유의 전통놀이인 마작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나 당구대 등이 갖춰져 있다. 
우리가 빌린 파티룸은 앞마당을 포함해 총 3층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1층 거실에는 큰 화면의 노래방 기계가 있고 한쪽에는 마작을 즐길 수 있는 작은 방이 있었다. 2층에는 20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놓인 주방이 마련돼 있었고, 3층에는 컴퓨터와 노래방 기계가 놓인 방이 각각 있었다. 
반 모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모두 함께했던 줄다리기와 친구들이 샤오카오(烧烤· 고기나 채소 등을 불에 구운 꼬치 요리)를 해준 것이었다. 사실 줄다리기의 목적 자체가 샤오카오를 구울 사람을 정하기 위함이었는데,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운동회 분위기를 만끽했다. 
동시에 양국의 문화 차이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대학생들은 친목을 다지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모임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대신 게임이나 노래방 등을 통해 우애를 다진다. 
동아리 활동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 좋은 방법이다. 우한대에는 300여 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9월에 1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 시기에 동아리 부원을 모집한다. 동아리들은 보통 부스를 열어 동아리를 소개하는 전단지를을 나눠 주는데, 부스 옆에 작은 무대를 마련해 공연을 하며 동아리를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점은 동아리 전단지 대부분에 QR코드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어 QR코드가 상용화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단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동아리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다.
동아리 종류는 한국 대학과 비슷하다. 기타, 피아노, 하모니카 등 악기를 다루는 음악 동아리도 있고 무술, 배드민턴, 축구, 탁구, 농구 등 스포츠를 즐기는 운동 동아리도 많다. 또 독일어, 러시아어, 일어 등 외국어를 공부하는 동아리, 장기 동아리, 연극 동아리, 코스프레 동아리 등 다양하다. 
우한대 동아리들은 정기적으로 모이지 않는 동아리가 상당수다. 따라서 유학생도 부담 없이 입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소속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중국 학생들과 깊은 친분을 쌓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를 추천한다. 태권도 동아리의 경우 한국 유학생도 많고 모임도 정기적으로 진행해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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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임형은 우한대 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 에디터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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