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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흡연 「밀실 살인」행위

혈류량 감소 조산율 높아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에 흐르는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또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을 잡아먹는다. 그래서 미숙아가 태어나고 조산이 증가
 

탯줄의 주사현미경 사진. 왼쪽이 비흡연자 오른쪽이 흡연임산부


흡연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20세부터 하루에 한갑씩 피우면 수명단축 5년' '폐암에 걸릴 확률 비흡연자의 12배' 등은 이미 공식화된 연구결과다. 니코틴이라든가 타르 일산화탄소 등이 인체에 미치는 과정도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따라서 해가 갈수록 흡연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 그런데 젊은 여성만은 아직도 담배를 선호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때 우리 사회를 지배했고 현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성은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는 도덕적 강박관념이 작용해 오히려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흡연 인구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젊은 여성층의 흡연인구가 줄지않음은 곧바로 임산부의 흡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많은 여성 흡연자가 임신 기간동안 흡연을 삼가고 있지만 니코틴이나 타르를 함유한 담배는 끊고 싶을 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산부의 흡연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으로 태아에 영향을 주는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일본의 과학지 '우탄'은 임산부가 흡연을 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탯줄의 주사현미경 사진을 게재하면서 임산부의 흡연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경고하고 있다. 이 사진에는 흡연을 하지 않은 임산부와 하루에 20개비의 담배를 피운 임산부를 비교했는데, 비흡연 임산부의 경우 아무런 장애도 없이 산소와 영양분이 태아에게 공급되고 있지만 흡연 임산부는 혈관 내피의 세로 모양이 일그러져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두 개비의 담배를 흡연하는 것만으로도 태아에게는 40배 이상 영향을 미친다. 어떤 곳으로도 도망갈 데가 없는 태반속에서 태아는 강제로 담배 연기를 마셔야만 한다. '밀실 살인'이라는 표현0| 나올 정도.

구체적으로는 비흡연자보다 조산 자연유산 등의 확률이 높고 임신합병증도 자주 나타난다. 흡연 임산부에서 자주 나타나는 임신합병증으로는 태반조기박리 전치태반 출혈 파수지연(양수가 늦게 터지는 것) 등이다.

흡연은 태아의 발육지연과도 관련이 있다. 세계 각국의 보고에 따르면 흡연 임산부는 비흡연자에 비해 1백70g에서 5백30g까지 체중이 적은 아이를 낳는다고 한다. 물론 키와 가슴의 발달도 저하된다. 이외에도 임산부의 흡연은 태아로 하여금 선천성 심장질환, 무뇌증, 기형척추(이분척추), 사시, 허니아(hernia, 탈장 종류)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악영향의 주원인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을 들 수 있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로 흐르는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세포로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공급을 방해한다. 이 두 작용에 의해 태아와 태반에 저산소 상태가 일어나고 이것이 태반의 기능저하를 가져오고 태아의 발육부진을 일으킨다. 그 결과 미숙아가 태어나고 조산이 증가한다는 것.

임신 중에 애써 흡연을 참다가도 출산 후에 다시 흡연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도 매우 위험한 일. 모유에 니코친이 분비돼 신생아가 니코틴 중독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임신 전에 흡연 한 것은 태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안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늦지 않았다. 임신을 할 예정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금연하는 것이 필요하다.

1992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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