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 과정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사이언스’ 2월 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림프절은 각종 림프구와 백혈구가 있는 면역기관의 일종으로, 암세포가 림프절에 전이된 정도는 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연구팀은 흑색종(피부암)과 유방암에 걸린 생쥐에 지방산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한 결과,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암세포가 대사를 할 수 없어 전이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조직 항상성과 재생, 종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YAP’ 전사인자가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를 조절하는 인자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고 단장은 “암세포가 주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쓴다는 것이 그동안 정설이었다”며 “이 연구가 림프절 전이를 표적으로 삼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doi:10.1126/science.aav0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