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의 지질학자’로 불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2018년 11월 26일 화성 적도 부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무사히 착륙했다. 인사이트는 화성의 바람 소리를 지구에 들려주고, ‘셀피(자기촬영사진)’를 보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인사이트는 인류가 ‘제2의 지구’ 후보로 꼽는 화성의 내부를 조사할 첫 무인 탐사선이다. 기존 화성 탐사선이 이동형 로봇 형태로 물의 흔적이나 토양 성분을 조사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파악했다면, 인사이트는 한 장소에 고정돼 활동하는 기지형 탐사선으로 화성 내부 구조를 조사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높이가 약 1.08m, 폭이 1.56m, 무게가 358kg인 인사이트의 태양전지판은 약 6m까지 펼쳐진다. 인사이트 꼭대기에 달린 로봇팔은 최대 1.8m까지 펴진다. 임무 기간은 지구 시간으로 약 2년, 화성 시간으로는 1년 40솔(sol·화성의 하루)이다.
NASA는 2018년 12월 7일 인사이트가 보내온 화성의 바람 소리를 공개했다. 인사이트는 마이크가 없어 직접 소리를 녹음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을 썼다. 화성에서 북서풍이 초속 5~7m로 불며 태양전지판을 흔들었는데, 이를 내부의 정교한 지진계가 관측한 뒤 소리로 변환한 것이다.
인사이트의 센서를 설계한 톰 파이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인사이트가 태양전지판이 만드는 진동과 대기의 진동을 마치 커다란 귀처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는 ‘셀피’도 찍었다. 로봇팔이 전체 모습을 한 장에 담기에는 길이가 짧아, 11차례에 걸쳐 나눠 찍은 뒤 이를 합쳤다. 인사이트의 셀피는 화성 도착 이후 촬영한 첫 번째 ‘인증샷’이기도 하다(아래 사진).
앞으로 인사이트는 지진계와 열탐사 장비 등을 설치할 최적의 장소도 찾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측한 데이터는 인사이트와 함께 발사된 책가방 크기의 소형 중계위성 ‘마르코(MarCO)’ 두 대를 통해 지구로 전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