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생태보전연구소(MARC)는 해양동물의 생태를 확인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2018년 4월 설립한 비영리 연구 단체다. 제주도 인근 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행동생태를 연구하는 두 대학원생이 의기투합해 시작했고, 현재는 대학원생 3명이 소속돼있다.
MARC는 다른 연구소에 비해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움직이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1년 중 9개월, 비가 오거나 풍랑주의보가 뜨는 날이 아니면 하루 10시간 이상 바다에서 돌고래를 찾고 관찰한다. 장비는 주로 카메라, 드론, 수중음향장치를 이용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돌고래에 최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를 포함한 연구팀은 배보다는 주로 차를 이용해 해안도로를 따라 돌고래를 찾은 뒤, 이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다. 개체 식별을 위한 사진을 촬영하고 그들의 행동을 카메라와 드론 등을 통해 기록한다. 또 수중음향녹음기를 이용해 소리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토대로 돌고래의 서식 환경, 사회 구조, 행동과 소리의 관계 등을 연구한다.
수십 년간 생태 연구를 진행해 온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돌고래 기초생태에 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일반적으로 순수 기초과학은 응용과학에 비해 연구비를 따기 어렵다는 점이다. 1년 중 4분의 3에 이르는 기간을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 또한 연구비를 지원받는 데 걸림돌이 된다. 기존의 실험실 위주의 연구비 지원 체계에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필자를 포함한 연구팀은 2013년부터 제주 앞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연구를 지속할 새로운 동력으로 펀딩을 기획했다. 펀딩의 주제는 돌고래 연구 ‘굿즈’다.
펀딩을 통해 돌고래 생태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고, 동시에 연구비를 확보해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펀딩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전액 연구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펀딩은 12월 6일까지 텀블벅(tumblbug.com)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