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 간 공생의 실체가 밝혀졌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를 고정해 식물이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꿔 공급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식물은 안정된 주거지(뿌리혹)와 산소를 공급한다.
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하는데는 많은 에너지가 든다. 만일 질소를 덜 만들거나 생산하지 않으면 번식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미국 데이비스 소재 캘리포니아대 진화 생태학자 토비 키어스와 동료들이 그 해답을 찾아내 ‘네이처’9월 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식물뿌리가닥을 둘로 나눠 한쪽은 정상 공기, 나머지는 질소대신 아르곤이 들어있는 공기에 뒀다. 아르곤이 포함된 공기에 사는 박테리아는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의 질소화합물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다.
연구자들은 이들 박테리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물이 박테리아의 실적에 따라 보상을 달리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식물이 산소공급을 조절함으로써 협조적인 박테리아를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소화합물을 공급받지 못한 뿌리혹 내부의 산소 농도와 산소 투과도가 정상 뿌리혹보다 더 낮았다. 식물과 미생물의 세계에서도 ‘give and take’의 법칙이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