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명왕성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명왕성은 1930년 발견된 뒤 행성으로 분류됐지만,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분류법을 변경하면서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강등’됐다.
명왕성 논란을 재점화시킨 주인공은 필립 매츠거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플로리다우주연구소 연구원과 앨런 스턴 사우스웨스트연구소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다. 이들은 지난 200년 동안 발표된 학술문헌을 분석한 결과 IAU가 명왕성을 강등시킨 기준은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이카루스’ 8월 29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의 주장은 이렇다. 1801년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소행성 분류에 관한 학술문헌을 검토한 결과 1950년대까지도 소행성들은 행성으로 간주됐으며, 궤도를 공유하는 수천 개의 소행성이 행성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이들 소행성은 물리적인 특성을 기준으로 행성이 아닌 것으로 재분류됐다.
2006년 IAU가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시킨 결정적인 기준인 ‘공전 궤도상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천체여야 한다’는 기준은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준으로, 연구진은 이 기준은 과학적인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매츠거 연구원은 “행성에 대한 IAU의 정의는 이전까지 어느 누구의 연구에서도 사용되지 않던 개념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그로 인해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복잡하고 흥미로운 행성을 배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문학계는 이번 연구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 연구들은 소행성이나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카이퍼벨트 천체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만큼 현재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doi:10.1016/j.icarus.2018.08.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