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금까지는 원시지구에 다양한 유기물질이 마구 뒤섞여 있었는데, 여기서 자신의 염기서열을 스스로 복제하는 RNA 분자가 만들어지면서 생명이 시작됐다는 학설이 인정받았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최초의 생명체가 RNA가 아닌 지질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인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 7월 25일자에 발표했다.
도런 랜싯 분자유전학과 교수팀은 지질이 RNA처럼 염기서열이 아닌 구성 성분의 양(구성 비율) 정보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생명체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를 정확히 계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지질이 조립 또는 분열하는 현상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지질 방울이 세포처럼 성장하거나 분열하면서 정보를 복제했다. 또한 이 중 몇몇 지질 방울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면서 환경에 적응했다. 연구팀은 이런 지질 방울에 ‘컴포좀(composom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랜싯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토성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에서도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을 엿봤다”며 “엔셀라두스의 바다에는 지질 같은 소수성 물질이 가득하고, 이것들이 지질 방울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doi:10.1098/rsif.2018.0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