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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해변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 금지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가 산호초 죽여

 

7월 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2021년 1월부터 해양생물에 유해한 특정 화학 물질이 포함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제 중 여기에 해당하는 제품은 70%에 이른다.

 

극소량으로도 산호 폐사


하와이는 해변에서 즐길 거리가 많은 대표적인 관광지다. 동시에 산호, 열대어 등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보금자리기도 하다. 천연의 보금자리와 수많은 관광객, 이 둘이 만나자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뜨거운 햇살 아래 관광객들이 응당 피부에 발라야 하는 것으로 여기던 자외선 차단제에 제동이 걸렸다.

 

2016년 2월 미국 국립수족관과 국립해양대기청(NOAA),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등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환경오염과 독성학 아카이브’에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외선 차단제에 흔히 사용되는 ‘옥시벤존(Oxybenzone)’이 전세계 산호초에 큰 피해를 주고, 심지어 산호초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doi : 10.1007/s00244-015-0227-7

 

연구팀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옥시벤존이 산호의 DNA를 손상시키는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물질)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 영향으로 어린 산호는 껍질이 성장하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 결국 죽는다.

 

특히 옥시벤존은 62ppt(1ppt는 100만분의 1ppm)의 저농도에서도 유해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2ppt는 올림픽경기용 수영장 6.5개에서 불과 물 한 방울에 해당하는 양이다. 실제로 당시 하와이 산호초 근해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800~1만9000ppt의 옥시벤존이 감지됐다.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들은 여럿 발표됐다. 결국 대표적인 스노클링 지역인 하와이 하나우마 베이 등지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제재하는 움직임이 시작됐고, 지난해 2월 주 의회가 옥시벤존이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의 판매와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옥티녹세이트(Octinoxate)도 산호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를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금지 물질에 포함됐다.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모든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원리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티타늄디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가 주요 성분인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이들 성분이 자외선을 산란시켜 햇빛을 차단한다. 반면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한 뒤 화학반응을 거쳐 열의 형태로 방출시키는데, 이 역할을 하는 물질이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들 두 물질의 포함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 국내에서 모두 ‘표시지 정성분’으로 지정돼 있어 제품에 반드시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다만 내부설명서에만 기재돼 있고 상품 겉면이나 포장박스 겉면에는 적혀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옥시벤존은 ‘벤조페논-3’로, 옥티녹세이트는 ‘에틸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등의 이름으로도 병행 표기되고 있어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다.

 

김동찬 차앤박화장품 책임연구원은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환경에 유해한 물질로 인식되면서 화장품 개발 업체들도 신제품 개발 시 두 원료의 사용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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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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