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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복합파트너@DIGST] 알츠하이머와 뇌 노화 사이 비밀을 찾아

“아밀로이드 베타는 기억력 장애가 있는 환자의 뇌 전체에 퍼져 있어요. 이 나쁜 단백질을 없애는 게 목표입니다.”


9월 27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뇌 노화와 알츠하이머 치매를 연구하는 서진수 뇌과학과 교수를 만났다. 서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설명하면서 ‘나쁜 단백질’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단백질 중 하나다. 이 단백질은 ‘기억력이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기 15년에서 20년 전부터 뇌 안에 생겨난다. 이를 억제하는 방법을 밝혀내는 것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없애는 치료제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서 교수의 뇌 노화 연구실은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는 원인을 찾는 식이다.

 

99%를 위한 비밀을 밝힌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가족성 사례 1%와 비가족성 사례 99%로 나뉜다. 가족성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전구단백질(APP) 등의 유전자 변이는 100%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으로 이어진다. 나머지 99%의 비가족성 사례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서 교수는 이 99%까지 채워 100%를 밝힐 연구를 하고 있다. “가족성 변이는 가지고 있기만 해도 100% 알츠하이머에 걸립니다. 그런데 비가족성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에도 많게는 90%, 평균적으로 20~30% 정도 걸릴 확률이 있는 특이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어요.”


우리 몸은 노화에 따라 염증 반응이 증가하거나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서 교수는 “유전 변이 모델에 노화에 따른 변화 요소를 하나하나 바꿔 어떤 게 알츠하이머를 유도하는지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가위 편집기술로 동질(표적을 제외한 유전 정보는 모두 동일한)유전자 세포를 만들어 표적 유전 변이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는 방식이다.


서 교수는 노화 중 어떤 요인이 비가족성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지 찾고 있다. 그 예시로 질환 저항성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의 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뇌세포로 분화시키고, 질환 저항성의 원인이 되는 인자를 찾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0.5cm짜리 실험실 뇌 ‘오가노이드’


서 교수의 연구 방법은 주로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 모델을 이용한 뇌 노화와 알츠하이머 질환 실험이다. 동물 모델은 사람의 변이가 동물한테 발견된 게 아니라서, 인위적으로 변이를 발현시켜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 교수는 줄기세포에서 유래된 뇌세포와 특히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연구는 살아있는 뇌 조직을 사용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윤리적 문제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활용이 불가능에 가깝다. 오가노이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연구 방법이다. 오가노이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서 만든 장기유사체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뇌세포 모델은 세포 초기 분화 시점부터 뇌를 관찰할 수 있다. 흔히 ‘미니 장기’나 ‘유사 장기’라고 부른다. “환자의 머리카락, 피부 등 세포를 이용해서 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뇌를 제작합니다. 사람마다 다른 사례와 특성에 맞춰 연구해 궁극적으로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요.”


오가노이드는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을까. 서 교수는 “크기로 따지면 0.5cm까지 커지는 환자의 뇌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뇌 안에 있는 혈관까지는 만들 수 없어서 더 크게 만들고 싶어도 영양분 공급이 안 돼 죽게 된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세포로부터 유도한 뇌세포라서 개인 맞춤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만들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단점이 분명하지만 동물과 다른 사람만의 특이한 변이를 위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다. 그래서 두 연구 방법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후보 치료제의 임상실험이 줄곧 실패했지만, 이 연구를 교훈 삼아 알츠하이머 치매의 유전적 요인과 뇌 노화의 상호작용을 밝혀 치료제 개발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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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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