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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 X KRISS] 볼츠만 상수로 더 완벽해진 켈빈

 

열역학적 온도의 단위인 켈빈은 물의 삼중점의 열역학적온도의 273.16분의 1이다’.


온도의 기본단위인 켈빈(kelvin, 기호 K)의 정의에는 그동안 ‘물’ 이 이용됐다. 이는 비교적 명쾌했지만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물을 구성하는 산소와 수소가 여러 가지 동위원소를 갖고 있어 삼중점을 만든 지역과 계절에 따라 온도가 수십 마이크로켈빈(μK·1 μK은 100만 분의 1 K) 수준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를 삼중점의 온도(273.16 K, 0.01 ℃)라는 특정 온도에서 정의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아주 낮은 온도를 측정할 때든 그 반대든, 이 한 가지 온도를 기준으로 열역학적 방정식을 이용해 구현하거나 측정해야 했다. 극저온, 극고온에서 불확도가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표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볼츠만 상수(k)’ 를 측정한 뒤 그 값(1.380 649 ×10-23 kg m2 s-2 K-1)을 상수로 고정해 켈빈을 재정의하기로 했다. 볼츠만 상수는 입자수준에서의 에너지와 거시 수준에서 관측된 온도를 연결시켜주는 비례상수다. 새로운 정의는 내년 5월 20일부터 적용된다.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에 주목하다


17세기 초 과학자들은 물질의 차갑고 뜨거운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저마다의 척도를 내세웠다. 어떤 이는 버터의 녹는점을, 누군가는 가장 더운 여름의 기온을, 누군가는 프랑스 파리의 관측소 지하실 온도를 주장했다. 심지어 뉴턴조차 사람의 혈액 온도를 기준점으로 제안했다. 이들은 예상대로 부정확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섭씨온도(℃)는 1742년 세상에 나왔다. 스웨덴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안데르스 셀시우스는 같은 기압에서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의 온도가 일정하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물이 어는점을 100 ℃, 끓는점을 0 ℃로 두고 그 사이를 100등분한 섭씨온도를 제안했다(이는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준과 반대다. 그가 사망한 뒤 수 정됐다). 섭씨온도의 기호는 셀시우스(Celsius)의 머릿글자(C)를 따서 만들어졌다.

 

한편 영어권에서 널리 쓰이는 화씨온도(℉)는 1724년 독일의 물리학자 다니엘 가브리엘 파렌하이트가 만들었다. 파렌하이트는 1709년 알코올 온도계, 1714년 수은 온도계를 고안한 인물이다. 그는 물이 어는 온도를 32 ℉, 끓는 온도를 212 ℉로 두고 그 사이를 180등분 해 온도를 정의했다. 그 덕에 미국에서는 체온이 97.7 ℉으로 표기된다.

 

산업혁명 이후 더 정확한 켈빈이 등장하다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과학자들은 증기기관의 열효율을 높이는 데 매진했다. 그들은 열역학을 발전시켰고, 열과 엔트로피 그리고 온도 사이의 다양한 법칙들을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켈빈 경(본명 윌리엄 톰슨)은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볼츠만과 함께 열역학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켈빈 경은 1848년 온도의 기준으로 켈빈(K)을 제안했다.

 

켈빈의 가장 큰 장점은 열역학적 온도를 묘사하는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온도는 길이나 중량과 달리눈에 보이지 않는 비직관적인 개념이다. 열역학에서 온도는 계를 구성하는 분자나 원자의 에너지 평균값이다. 켈빈 경은 원자의 평균 에너지가 0인 지점의 온도를 0 K로 정했다.


켈빈 단위의 온도는 열역학 방정식에도 그대로 적용가능하다. 일정한 압력에서 기체의 부피는 온도에 비례한다는 이상기체 방정식(PV =nRT =NkT )을 예로들면, 부피가 2배가 되면 켈빈 단위의 온도 역시 2배가 된다. 섭씨온도는 이 같은 연산이 불가능하다. 켈빈은 섭씨온도보다 약 100년 늦게 나왔지만, 오늘날 섭씨온도는 켈빈의 정의에 종속된다.

 

 

새로운 측정표준장비 ‘삼중점 셀'을 개발하다


1967년 제13차 도량형총회에서는 켈빈을 물의 삼중점 온도(273.16 K, 0.01 ℃)를 273.16으로 나누는 것으로 정의했다. 고체인 얼음, 액체인 물, 기체인 수증기가 평형상태에 있는 물의 삼중점 상태의 온도를 실용 온도계의 기준온도로 삼은 것이다.

 

 

물의 삼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삼중점 셀(아래 인터뷰 사진)’이라는 유리관을 사용한다. 삼중점 셀은 공기가 없는 고순도의 물을 밀폐된 유리 용기에 담은 것으로, 온도를 낮추면 셀 내부에 얼음이 생기면서 물, 얼음, 수증기가 공존하는 삼중점 상태가 된다. 삼중점 셀에 온도계를 꽂아 측정되는 값이 273.16 K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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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 사진

    이서연
  • 만화

    정은우
  • 기획

    [공동기획]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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