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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인도 산림연구소대학교

걸어서 연구소 속으로 19








본격적인 휴가철입니다. 이번 화는 여름에 맞게 특별히 시원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인도 데라둔에 있는 산림연구소대학교(FRI)입니다. 수도 뉴델리에서 북쪽으로 255km 정도 떨어진 데라둔은 시왈리크산맥 중간에 있어서 해발고도가 435m에 달합니다. 근처엔 히말라야 산맥과 무수리라는 유명한 피서지가 있습니다. 뉴델리 같은 큰 도시와 기차로 잘 연결돼 접근성도 좋죠.

남아시아 최고의 산림연구소
FRI는 데라둔에서도 아주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450만m2나 되는 땅 한 가운데 우뚝 선 본관 건물이 멋지죠. 그리스 건축 조형에 르네상스 양식을 가미한 그레코로만을 본 뜬 이른바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입니다. 1929년에 지어져 현재 국립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런 건물을 연구소로 쓰다니’ 놀라는 분도 있을 겁니다. 사실 FRI는 1878년 영국황실산림학교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06년에 영국에서 온 산림 장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지금의 연구소로 재편됐습니다. 1991년에는 교육기관의 지위(Deemed University)도 받아 지금은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원을 캠퍼스로 두고 연구원들이 전공 교수가 돼 후학을 양성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와 유사하다고 보면 이해가 쉽겠네요.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FRI는 남아시아 최고의 산림연구소로 손꼽힙니다. 흔히 생각하는 산림의 생태, 환경 연구 외에도 곤충학, 목재, 유전학, 생물다양성 보존, 제지기술, 토지 개간 등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연구 결과 중에 인상 깊은 것은 판트 히말라야 환경개발연구소(GBPIHED), 인도 야생동물연구소, 쿠마운대 등과 함께 히말라야 산맥의 생물 다양성을 조사한 연구였습니다. 모두가 기후변화로 인해 수목한계선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나무들의 생존 확률이 낮아진 것인지,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생존 전략을 찾은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동네 산(!)이 히말라야기 때문에 가능했던 현장 연구가 아닐까요. 날씨가 좋으면 연구소에서 히말라야 산맥이 보인다고 하니까요. 그밖에 부처가 고행을 하다 깨달음을 얻었다는, 기원전 288년에 심어진 마하보디 사원의 보리수나무 건강도 FRI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분위기는 자유로운 ‘편’입니다. 민족이나 신분제도에 따른 차별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없지만 대대로 산림 공무원을 배출하고 있는 만큼 위계가 분명하고요. 작년에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가 연구소장 자리에 올라 큰 화제가 됐습니다.


영화 촬영도 하는 핫 플레이스!
건물 안에는 실험실, 도서관, 강의실, 식물 표본관, 수목원 등 다양한 장소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연구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본관을 둘러싼 관개 운하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라고 합니다. 고요한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된다고요.

또 개인적으로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물 안에 임업박물관, 조경박물관, 목재박물관, 곤충박물관 등 6개의 박물관이 있는데, 인도 전역의 숲이 100년 동안 어떻게 구성됐는지, 700년 된 히말라야삼나무의 단면은 어떻게 생겼는지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인도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영화 속에 나왔던 FRI 명소를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2004년 제작된 호러영화 ‘크리슈나 코티지(Krishna Cottage)’, 삼각관계 로맨스 영화 ‘네 마음 깊이 머물고 싶어(Rehnaa Hai Terre Dil Mein)’등 다수의 영화를 연구소에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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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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