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햄버거 논란이 뜨겁다. 햄버거병이라고도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신장 기능의 90%를 상실한 5세 여자아이의 부모가 한국맥도날드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부모는 작년 9월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은 뒤 아이에게 증상이 나타났다며, 햄버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났다. 3세 아이가 5월 17일 맥모닝 세트를 먹고 장염에 걸렸다는 것이다. 12일에는 30대 후반의 남성이 작년 9월 24일 맥도날드에서 구입한 햄버거에 덜 익은 패티가 들어 있었다며 검찰에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들의 증상과 햄버거와의 인과관계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햄버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져 햄버거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었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한다. 햄버거병을 둘러싼 논란과 사실관계를 정리해 봤다.
1. 햄버거병 이름 적절한가?
햄버거병의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다. 둘 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이름이지만 대표적 원인균인 ‘O157:H7’은 매우 친숙하다. 여름철이면 자주 듣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균이다. O157:H7(오른쪽 사진)은 혈변이 나오는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균으로, 1982년에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고 피가 섞인 설사를 하는 환자들이 집단 발생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일부 소와 염소, 양의 내장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US는 이 대장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가장 심한 증상이다. 대장균의 독소에 의해 파괴된 혈액 속 적혈구가 신장 여과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서 신장 기능을 손상시킨다. O157:H7에 감염된 환자 중 약 5%에게서 이 증상이 나타나고, 그 중 5~10%는 사망에 이른다. 증상이 호전돼도 절반의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손상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10세 이하의 어린아이에게서, 여름에 자주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가 7월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443명 중 24명(5.4%)이 HUS로 발전했다. 그 중 70.8%가 9세 이하의 어린이였다.
O157이라는 낯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햄버거가 유일한 매개체가 아니다. 오염된 소고기가 주된 원인이지만, 살균되지 않은 우유, 조리도구나 요리사의 손등에 의해 2차적으로 오염된 채소 등 다양한 경로로 병균이 침투할 수 있다. 처음 병균이 밝혀진 계기가 된 사건이 햄버거였기 때문에 햄버거병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2. 햄버거, 원인일 가능성 낮아
일각에서는 햄버거만 HUS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제조한 햄버거를 먹은 사람 중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또 아이가 먹은 햄버거의 패티가 돼지고기라는 점을 들어 억측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났다. 3세 아이가 5월 17일 맥모닝 세트를 먹고 장염에 걸렸다는 것이다. 12일에는 30대 후반의 남성이 작년 9월 24일 맥도날드에서 구입한 햄버거에 덜 익은 패티가 들어 있었다며 검찰에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들의 증상과 햄버거와의 인과관계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햄버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져 햄버거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었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한다. 햄버거병을 둘러싼 논란과 사실관계를 정리해 봤다.
1. 햄버거병 이름 적절한가?
햄버거병의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다. 둘 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이름이지만 대표적 원인균인 ‘O157:H7’은 매우 친숙하다. 여름철이면 자주 듣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균이다. O157:H7(오른쪽 사진)은 혈변이 나오는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균으로, 1982년에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고 피가 섞인 설사를 하는 환자들이 집단 발생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일부 소와 염소, 양의 내장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US는 이 대장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가장 심한 증상이다. 대장균의 독소에 의해 파괴된 혈액 속 적혈구가 신장 여과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서 신장 기능을 손상시킨다. O157:H7에 감염된 환자 중 약 5%에게서 이 증상이 나타나고, 그 중 5~10%는 사망에 이른다. 증상이 호전돼도 절반의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손상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10세 이하의 어린아이에게서, 여름에 자주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가 7월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443명 중 24명(5.4%)이 HUS로 발전했다. 그 중 70.8%가 9세 이하의 어린이였다.
O157이라는 낯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햄버거가 유일한 매개체가 아니다. 오염된 소고기가 주된 원인이지만, 살균되지 않은 우유, 조리도구나 요리사의 손등에 의해 2차적으로 오염된 채소 등 다양한 경로로 병균이 침투할 수 있다. 처음 병균이 밝혀진 계기가 된 사건이 햄버거였기 때문에 햄버거병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2. 햄버거, 원인일 가능성 낮아
일각에서는 햄버거만 HUS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제조한 햄버거를 먹은 사람 중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또 아이가 먹은 햄버거의 패티가 돼지고기라는 점을 들어 억측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아이가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HUS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O157균은 도축장에서 고기를 도축하고 가공하는 과정 등에서 소고기 외에 돼지고기 등에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 외에도 마요네즈, 채소 등 요리사의 손을 통해 다른 식재료가 O157균에 오염됐을 수 있다.
그보다는 ‘잠복기’를 햄버거와의 관련성을 밝힐 근거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O157균의 잠복기는 최소 하루에서 10일이다. 하지만 피해 아동은 햄버거를 먹은 뒤 2~3시간 내에 복통과 설사를 겪기 시작했다. 햄버거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고 감염된 O157균이 우연히 그때 잠복기를 지나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 것일 수 있다.
잠복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증상이 나타난 2~3시간은 다른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설사를 유발하는 시간과 겹친다. 이 두 균은 보통 6시간 이내에 증상을 일으킨다. 이 균들은 HUS로 발전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햄버거병 논란에 대한 판단은 검찰과 법원이 내리겠지만, 어린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계기로 흔히 듣던 병원균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알게 됐다. 햄버거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점과 가정에서 더 위생에 신경을 써서 음식을 조리하는 데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보다는 ‘잠복기’를 햄버거와의 관련성을 밝힐 근거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O157균의 잠복기는 최소 하루에서 10일이다. 하지만 피해 아동은 햄버거를 먹은 뒤 2~3시간 내에 복통과 설사를 겪기 시작했다. 햄버거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고 감염된 O157균이 우연히 그때 잠복기를 지나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 것일 수 있다.
잠복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증상이 나타난 2~3시간은 다른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설사를 유발하는 시간과 겹친다. 이 두 균은 보통 6시간 이내에 증상을 일으킨다. 이 균들은 HUS로 발전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햄버거병 논란에 대한 판단은 검찰과 법원이 내리겠지만, 어린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계기로 흔히 듣던 병원균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알게 됐다. 햄버거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점과 가정에서 더 위생에 신경을 써서 음식을 조리하는 데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