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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최초로 로켓을 우주로 날려 보낸 것은 1957년이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현재까지, 우주로켓과 인공위성, 우주탐사선의 추진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3D프린터, 플라스마, 전자기파 등 우주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기술까지 도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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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오후 4시 20분(현지 시간). 뉴질랜드 북섬의 마히아반도의 해안가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곧이어 연기 위로 검은색 로켓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뉴질랜드에서 발사된 최초의 전기모터 우주발사체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는 순간이었다.
‘로켓랩’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일렉트론’이라는 이름의 이 로켓은 길이가 17m에 불과한 2단 로켓이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절반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로켓의 시험발사가 스페이스X의 로켓 재활용만큼 관심을 모은 이유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3D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으로 엔진을 만든 최초의 로켓이기 때문이다.
효율과 신뢰도, 두 마리 토끼 잡은 전기모터 엔진
현재 우주발사체 엔진은 액체연료를 쓴다. 액화시킨 산화제와 연료를 높은 압력으로 연소기에 뿜어준 뒤 불을 붙여서 그 폭발력으로 로켓을 추진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3년 발사된 나로호는 액체 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산화제와 연료로 썼다.
이때 연소기에 주입된 연료의 압력이 높아야 연소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추력(연료 사용량 대비 추진력)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연료통의 압력을 높이면 될 것 같지만, 그만한 압력을 견디려면 연료통이 훨씬 두꺼워야 한다. 결국 로켓이 더 무거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대안은 연료통과 연소기 사이에 터보펌프를 장착하는 것이다. 연료통의 압력을 3기압 정도로 유지하고, 터보펌프로 압력을 100~200기압으로 높여서 연소기에 주입한다. 터보펌프는 연료와 산화제를 빠르게 회전시켜서 얻은 원심력으로 다시 연료를 쏘아 보내 압력을 극대화한다. 양수기가 물을 빨아들여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하지만 터보펌프 역시 펌프를 비롯해 이를 작동시키기 위한 터빈과 가스발생기, 밸브 등의 장치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무게 증가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설비가 복잡해질수록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기모터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 터빈을 쓰는 것보다 단순한 구조로 로켓을 만들 수 있어서 오작동 가능성이 낮다. 또 엔진을 끄고 켜거나 추진력을 조절하기도 쉽다. 게다가 터빈을 돌리기 위해 투입된 연료가 다 연소되지 못해서 생기는 그을음이 없어 친환경적이며, 엔진을 재활용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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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지금까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엔진이 나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때문이다. 작은 부피에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만한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터리의 효율이 빠르게 개선됐고, 로켓랩이 최초의 전기모터 엔진을 개발했다. 로켓랩은 원자핵을 발견한 뉴질랜드 출신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이름을 따서 전기모터 엔진에 ‘러더퍼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러더퍼드 엔진은 약 2.2t의 질량을 가진 물체를 중력가속도로 가속시킬 수 있는 추진력(22kN, 킬로뉴턴)을 낸다. 스페이스X의 멀린 엔진(914kN) 등 상용화된 다른 로켓 엔진과 비교하면 약한 추진력이다. 일렉트론 로켓은 러더퍼드 엔진 9개를 묶은 1단과, 러더퍼드 엔진 하나를 장착한 2단 로켓으로 이뤄져 있다. 또 로켓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 탄소복합재료를 썼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로켓 엔진을 개발 중인 김진한 발사체 엔진개발단장은 “현재 배터리 기술은 약 70~150kN 정도의 추진력을 가진 전기모터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일렉트론은 탄소복합재료를 써서 배터리 때문에 늘어난 발사체 무게를 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현재 상용화된 로켓과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전기모터 엔진을 개발하려면 배터리 밀도가 1.5~2배 정도 향상돼야 한다(2015년 기준)”고 전망했다. 현재 기술 발전 속도로 봤을 때 앞으로 10년 이내로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액체 엔진의 터빈과 구동 부품들을 대체할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전기모터 엔진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 중이다.
3D프린터로 만든 엔진, 달까지 날아갈까
러더퍼드 엔진에 적용된 또 하나의 신기술은 바로 3D프린터다. 로켓랩은 엔진의 주요 부품인 연소실과 연료 분사기, 펌프, 추진체 밸브 등을 24시간 안에 출력해서 3일이면 엔진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로켓 개발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혁신적인 성과다. 김 단장은 “연소실 하나를 만드는 데 보통 5~6개월이 걸린다”며 “로켓 개발비의 대부분이 인건비인 만큼 제작 기간을 단축하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D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이 과연 기계로 제작한 부품만큼 안정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발사에서 일렉트론은 목표로 한 궤도에 도달하지는 못했는데,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엔진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켓랩은 올해 시험발사를 몇 차례 더 한 뒤 본격적으로 상업발사를 할 계획이다. 1회 발사 비용은 약 55억 원(490만 달러)으로 책정했다. 인공위성을 최대한 많이 실었다고 가정하면(225kg), 1kg당 발사 비용은 약 2460만 원 정도가 된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발사 비용과 비교하면 약 8배 정도 비싼 편이지만, 스페이스X는 100~500kg급의 소형 위성은 발사하지 않는다. 김 단장은 “소형 저궤도 위성만 전문적으로 발사하는 시장은 아직 가격이 높아서 일렉트론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 큰 위성보다는 작은 위성 여러 개를 군집비행 시키는 방식으로 개발 추세가 변하고 있어 소형 저궤도 위성 발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켓랩은 올해 안에 일렉트론 로켓을 달로 쏘아 보낼 계획이다. 올해 1월 구글의 민간 달탐사 후원 공모전인 ‘구글 루나X 프라이즈’에서 선정된 ‘문 익스프레스’팀이 일렉트론에 탐사선을 실어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선정된 다섯 팀 중에서 올해 안에 탐사선을 달에 가장 먼저 착륙시킨 뒤 500m 이상 이동시키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 팀에게 약 565억원(5000만 달러)을 상금으로 줄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일렉트론을 달까지 보내려면 현재의 2단이 아닌 3단 로켓으로 발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엔진을 더 많이 묶거나 더 강한 엔진을 개발해서 추진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더퍼드 엔진은 약 2.2t의 질량을 가진 물체를 중력가속도로 가속시킬 수 있는 추진력(22kN, 킬로뉴턴)을 낸다. 스페이스X의 멀린 엔진(914kN) 등 상용화된 다른 로켓 엔진과 비교하면 약한 추진력이다. 일렉트론 로켓은 러더퍼드 엔진 9개를 묶은 1단과, 러더퍼드 엔진 하나를 장착한 2단 로켓으로 이뤄져 있다. 또 로켓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 탄소복합재료를 썼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로켓 엔진을 개발 중인 김진한 발사체 엔진개발단장은 “현재 배터리 기술은 약 70~150kN 정도의 추진력을 가진 전기모터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일렉트론은 탄소복합재료를 써서 배터리 때문에 늘어난 발사체 무게를 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현재 상용화된 로켓과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전기모터 엔진을 개발하려면 배터리 밀도가 1.5~2배 정도 향상돼야 한다(2015년 기준)”고 전망했다. 현재 기술 발전 속도로 봤을 때 앞으로 10년 이내로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액체 엔진의 터빈과 구동 부품들을 대체할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전기모터 엔진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 중이다.
3D프린터로 만든 엔진, 달까지 날아갈까
러더퍼드 엔진에 적용된 또 하나의 신기술은 바로 3D프린터다. 로켓랩은 엔진의 주요 부품인 연소실과 연료 분사기, 펌프, 추진체 밸브 등을 24시간 안에 출력해서 3일이면 엔진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로켓 개발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혁신적인 성과다. 김 단장은 “연소실 하나를 만드는 데 보통 5~6개월이 걸린다”며 “로켓 개발비의 대부분이 인건비인 만큼 제작 기간을 단축하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D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이 과연 기계로 제작한 부품만큼 안정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발사에서 일렉트론은 목표로 한 궤도에 도달하지는 못했는데,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엔진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켓랩은 올해 시험발사를 몇 차례 더 한 뒤 본격적으로 상업발사를 할 계획이다. 1회 발사 비용은 약 55억 원(490만 달러)으로 책정했다. 인공위성을 최대한 많이 실었다고 가정하면(225kg), 1kg당 발사 비용은 약 2460만 원 정도가 된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발사 비용과 비교하면 약 8배 정도 비싼 편이지만, 스페이스X는 100~500kg급의 소형 위성은 발사하지 않는다. 김 단장은 “소형 저궤도 위성만 전문적으로 발사하는 시장은 아직 가격이 높아서 일렉트론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 큰 위성보다는 작은 위성 여러 개를 군집비행 시키는 방식으로 개발 추세가 변하고 있어 소형 저궤도 위성 발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켓랩은 올해 안에 일렉트론 로켓을 달로 쏘아 보낼 계획이다. 올해 1월 구글의 민간 달탐사 후원 공모전인 ‘구글 루나X 프라이즈’에서 선정된 ‘문 익스프레스’팀이 일렉트론에 탐사선을 실어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선정된 다섯 팀 중에서 올해 안에 탐사선을 달에 가장 먼저 착륙시킨 뒤 500m 이상 이동시키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 팀에게 약 565억원(5000만 달러)을 상금으로 줄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일렉트론을 달까지 보내려면 현재의 2단이 아닌 3단 로켓으로 발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엔진을 더 많이 묶거나 더 강한 엔진을 개발해서 추진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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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주 탐사에 떠오르는 별, 전기추력기
우주 공간에서 자세와 비행 방향 등을 조정하는 추력기도 혁신 중이다. 지구 중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공위성이나, 아예 지구를 벗어나 저항이 없는 우주를 비행하는 우주 탐사선의 추력기는 큰 힘을 내는 것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게 중요하다.
![최원호 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직접 개발해서 과학기술위성3호에 장착한 홀 효과 추력기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어른 S201704N026 주먹만 한 크기다. 오른쪽 위는 홀 효과 추력기가 작동하면서 이온이 방출되고 있는 모습이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706/S201707N029_6.jpg)
우주 탐사 초기인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다수 우주탐사선의 추력기는 액체나기체 연료를 태워서 나오는 추진력으로 탐사선을 움직였다. 화학반응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다는 원리만 놓고 보면 발사체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최근에는 전자기적인 물리현상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는 전기추력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03년 발사된 일본의 혜성탐사선 하야부사와 2007년 발사한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돈(Dawn)에 장착된 이온추력기가 대표적이다. 이온추력기는 연료인 제논가스를 이온화시켜 플라스마 상태로 만든 뒤 전기장 속에서 양이온을 가속, 방출시킬 때 생기는 반작용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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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추력기는 화학추진기에 비해 연료 효율이 좋다. 적은 양의 연료로 탐사선을 훨씬 빠르게 가속시킬 수 있다. 추진력 자체는 화학반응을 통해 얻는 것보다 약하지만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속도를 내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이 적은 우주에서 긴 시간 작동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비행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마이크로위성 시대 여는 홀 효과 추력기
최근에는 홀 효과라는 생소한 전자기현상을 이용한 새로운 전기추력기인 ‘홀 효과 추력기’도 넓은 활용 폭으로 주목받고 있다. 홀 효과는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에 수직 방향으로 자기장을 걸어주면 전자가 힘을 받아 운동방향이 휘어지면서 전기장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에드윈 허버트 홀이 1897년 발견했다.
홀 효과 추력기는 이 현상을 이용해 플라스마 상태의 전자와 양이온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추진장치다. 양이온이 배출 되면서 생기는 작용반작용의 원리로 추진력을 얻는 것은 이온추력기와 같지만, 배출시키는 동력을 자기장에 의한 홀 효과로 얻는다는 점이 다르다.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차이 덕분에 홀 효과 추력기에서는 이온추력기가 가진 단점인 성능저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온추력기는 전기장을 발생 시키면서 동시에 이온을 배출시켜주는 격자 모양의 장치가 필요한데, 격자판이 이온에 부딪혀 부식돼 점차 추력기의 성능이 떨어진다. 또 격자 때문에 방출되는 이온 수가 제한된다. 홀 효과 추력기는 이런 문제가 없어서 같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면적이 이온추력기보다 작다. 따라서 추력기를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홀 효과 추력기는 심우주 탐사뿐만 아니라 소형 인공위성용 추력기로도 효과적이다. 최근 구글과 스페이스X, 에어버스 등의 기업들이 다수의 마이크로 위성으로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소형 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성의 크기가 작아지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전력이 적기 때문에 추력기도 작게 만들어야 한다. 지난 15년 이상 홀 효과 추력기를 연구·개발해 온 최원호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홀 효과 추력기는 작은 크기로 고출력을 낼 수 있다”며 “부피가 작아질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만 극복하면 소형 위성에 적합한 추력기”라고 말했다.
최 교수팀은 현재 이온이 배출되는 추력기의 헤드가 동전 크기만 한 초소형 홀 효과 추력기를 개발 중이다. 이미 헤드 부분이 어른 주먹만 한 소형 추력기를 만들어서 한국의 과학기술위성3호에 탑재하고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국내 기업 쎄트렉아이는 최 교수팀의 기술을 바탕으로 두바이샛 2호(아랍에미리트), 데이모스 2호(스페인) 인공위성 추력기를 상용화했다.
사이비과학’ 논란 전자기파 추력기의 반전
전자기파 추력기는 2001년 영국의 발명가 로저 쇼이어가 처음 제안한 추진 방식이다. 뾰족한 끝 부분이 잘린 원뿔 모양의 금속 통 안에 전자기파를 넣어주면 그 안에서 반사되는 전자기파가 추진력을 만들어낸다는 원리다. 전자기파가 원형의 양쪽 끝부분에 가하는 압력이 비대칭적이어서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위성 시대 여는 홀 효과 추력기
최근에는 홀 효과라는 생소한 전자기현상을 이용한 새로운 전기추력기인 ‘홀 효과 추력기’도 넓은 활용 폭으로 주목받고 있다. 홀 효과는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에 수직 방향으로 자기장을 걸어주면 전자가 힘을 받아 운동방향이 휘어지면서 전기장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에드윈 허버트 홀이 1897년 발견했다.
홀 효과 추력기는 이 현상을 이용해 플라스마 상태의 전자와 양이온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추진장치다. 양이온이 배출 되면서 생기는 작용반작용의 원리로 추진력을 얻는 것은 이온추력기와 같지만, 배출시키는 동력을 자기장에 의한 홀 효과로 얻는다는 점이 다르다.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차이 덕분에 홀 효과 추력기에서는 이온추력기가 가진 단점인 성능저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온추력기는 전기장을 발생 시키면서 동시에 이온을 배출시켜주는 격자 모양의 장치가 필요한데, 격자판이 이온에 부딪혀 부식돼 점차 추력기의 성능이 떨어진다. 또 격자 때문에 방출되는 이온 수가 제한된다. 홀 효과 추력기는 이런 문제가 없어서 같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면적이 이온추력기보다 작다. 따라서 추력기를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홀 효과 추력기는 심우주 탐사뿐만 아니라 소형 인공위성용 추력기로도 효과적이다. 최근 구글과 스페이스X, 에어버스 등의 기업들이 다수의 마이크로 위성으로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소형 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성의 크기가 작아지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전력이 적기 때문에 추력기도 작게 만들어야 한다. 지난 15년 이상 홀 효과 추력기를 연구·개발해 온 최원호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홀 효과 추력기는 작은 크기로 고출력을 낼 수 있다”며 “부피가 작아질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만 극복하면 소형 위성에 적합한 추력기”라고 말했다.
최 교수팀은 현재 이온이 배출되는 추력기의 헤드가 동전 크기만 한 초소형 홀 효과 추력기를 개발 중이다. 이미 헤드 부분이 어른 주먹만 한 소형 추력기를 만들어서 한국의 과학기술위성3호에 탑재하고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국내 기업 쎄트렉아이는 최 교수팀의 기술을 바탕으로 두바이샛 2호(아랍에미리트), 데이모스 2호(스페인) 인공위성 추력기를 상용화했다.
사이비과학’ 논란 전자기파 추력기의 반전
전자기파 추력기는 2001년 영국의 발명가 로저 쇼이어가 처음 제안한 추진 방식이다. 뾰족한 끝 부분이 잘린 원뿔 모양의 금속 통 안에 전자기파를 넣어주면 그 안에서 반사되는 전자기파가 추진력을 만들어낸다는 원리다. 전자기파가 원형의 양쪽 끝부분에 가하는 압력이 비대칭적이어서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NASA 연구팀이 실험한 전자기파 추력기. 왼쪽 원뿔을 잘라 놓은 듯한 모양의 통에 전자기파를 넣어 주면 양쪽 끝부분에 비대칭적인 압력이 가해지면서 한쪽 방향으로 추진력이 생긴다. 연구팀은 진공 상태에서 이 추력기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706/S201707N029_8.jpg)
이 추력기는 발표된 직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거리가 됐다. 일부 학자들은 이 추력기의 원리가 물리법칙을 위배 한다고 지적했다. 뉴턴의 운동법칙 중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위배하고, 운동량보존법칙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부와 아무런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데 추진력이 생기는 것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마치 마찰이 전혀 없는 빙판 위에서 발을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몸이 앞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학자들은 전자기파 추력기의 실현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 이 추력기가 실제로 작동한다면 연료 없이 태양에너지 등을 활용해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것만으로 심우주 탐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11월, 해럴드 화이트 팀장이 이끄는 NASA 존슨우주센터의 이글웍스연구소 연구팀은 진공 상태에서 실험한 결과, 전자기파 추력기가 실제로 작동했다고 밝혔다(doi:10.2514/1.B36120). 원리는 아직 불분명하고, 실험 결과 역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지만 그 동안 회의적이었던 과학자들의 생각을 일부 바꿨다. 최 교수는 “물리법칙을 위배한다는 비판은 ‘닫힌 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실제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면 충분히 우주 탐사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더 읽을거리
in 과학동아 31년 기사 디라이브러리(정기독자 무료)
차세대 나로호 2025년 달을 쏜다(2012.11)
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211N007
행성 중력 이용해 우주 탐사해 볼까(2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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