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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어느 물리학자의 일기장

물리 조국 그리고 사랑

“자기만의 분야를 개척해서 평생 연구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고체이론물리 분야에서 자신의 이론을 가진 거의 유일한 한국인 물리학자라고 할 수 있죠.”

장회익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와 민병일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고(故)김덕주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떠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많은 물리학자들이 김 교수를 그리워한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을 평생 연구했던 학자이자 늘 따뜻하게 고국의 후배들을 맞아줬던 선배였기 때문이다. 그가 평생에 걸쳐 남긴 일기와 한국과 일본의 동료 물리학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토대로 ‘물리학자, 경계인, 그리고 아내를 사랑한 남편’ 김덕주의 삶을 그렸다.


평생 자신의 이론을 연구한 뚝심과 용기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나는 절대로 지지 않는다. 져서야 견딜 수 있나’던 그의 입버릇이다.”
 
- 정승공 미국 웨스트미시간대 물리학과 교수
 

1934년 4월 18일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

1956년              
일본 도쿄대 졸업(수학 전공)

1958년              
일본 도쿄대 졸업(물리학 전공)

1963년              
일본 도쿄대 박사학위 수여(물리학)

1963~65년      
일본 도쿄대 박사후연구원, 강사

1965~7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국립자기연구소 연구원

1971~97년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물리학과 교수



김덕주 교수는 금속에서 나타나는 자성에 대해 연구했던 이론물리학자였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뒤 광복 후 부모의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왔지만,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사건 (4.3사건)을 경험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갔다.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일본 최고의 명문대인 도쿄대에 입학한 그는, 수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다시 물리학을 공부해 동기생들보다 2년 늦게 대학원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구보 료고 교수의 연구실에서 자성을 띠는 금속(자석) 안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움직임을 연구했다. 대학원 입학은 늦었지만, 그는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구보 교수와 선배 이즈야마 타케오와 함께 1961년 교토에서 열린 국제자기학회에서 ‘이즈야마-김-구보 이론’을 발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즈야마-김-구보 이론은 자석과 같은 금속 강자성체가 자성을 나타내는 데에 전도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힌 이론이다. 강자성체는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석이 됐다가 외부 자기장이 사라져도 자성을 유지하는 물질을 말한다. 당시까지는 원자 내부에 묶여 있는 전자들이 강자성을 나타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김 교수의 이론은 이런 관점을 뒤집는 것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도 그는 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다보니 학술지에서 논문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들과 갈등이 많았다. 그의 일기 곳곳에는 심사위원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의지를 꺾지않겠다는 다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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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사진

    김자영, 민병일, 제주특별자치도 우당도서관, 다카하시 스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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