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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가뜩이나 더운데 웬 물 끓이기냐구요? 이열치열이란 말처럼 더위를 더위로 이겨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요. 더구나 얼음으로 물을 끓이는 것은 색다른 방법이지요.

여러분은 TV나 영화를 통해서 잠수함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잠수함 후미에서는 프로펠러가 아주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돌고 있습니다. 프로펠러가 돌면서 무수히 많은 물방울이 생깁니다. 보글보글……. 이 물방울(기포)은 무엇이며 왜 생기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우리가 물 속에서 숨을 쉴 때 나오는 것과 같은 공기방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기포들은 그러한 공기방울이 아니라 물이 끓어서 생긴 기포, 즉 수증기 방울입니다.

'물이 끓어? 바다속에서? 아-프로펠러가 너무 빨리 돌아 많은 열이 발생해서 그렇겠지.'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열에 의해서 물이 끓는 현상이 아니라 바로 압력에 의해서 물이 끓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18세기 베르누이에 의해서 밝혀진 '베르누이의 정리'로 설명할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유체의 속도와 압력과의 관계를 나타낸 것인데, 다음의 식으로 표현됩니다.

$\frac{ {Pv}^{2} }{2}$+ρgh+P=일정(P는 압력, ρ는 유체밀도, v는 속도, g는 중력 가속도, h는 높이)

즉 유체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이 낮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잠수함의 경우 프로펠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전함으로써 그 주변의 압력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도대체 압력이 낮아지는 것과 물이 끓는 것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 알아봅시다.

준비물 : 5백mL 둥근 바닥 플라스크(가정에서 사용하는 투명한 주전자도 좋음), 히터 또는 알코올 램프, 물, 얼음.

실험방법 : 플라스크나 주전자에 약3분의1 정도로 물을 채우고 알코올 램프로 가열한다. 이는 나중에 얼음으 로 물이 끓는 모습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물이 끓을때 플라스크 밑바닥에서 기포가 올라와 마침내 부글부글 끓는다. 물이 끓으면 1백℃ 정도의 온도가 될 것이다.
일단 끓는 모습을 확인했으면 이제 약 80-85℃ 정도로 식힌다. 이 온도는 분명히 물이 끓는 온도가 아니다. 식혔으면 플라스크 구멍을 잘 막은 후 거꾸로 삼발이 위에 올려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얼음을 넣은 비닐봉지를 올려 놓는다. 그러면 아까 알코올 램프로 물을 끓이던 것과 같이 물이 부글부글 끓는 것을 볼 수 있다.

액체의 증기압력 외부압력과 같을 때 끓어
 

(그림1) 증기와 액체 사이의 평형을 나타낸 그림^온도가 올라갈수록 플라스크 내의 증기압력이 커진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사실 이는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가 '끓는다'는 의미를 정확히 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끓는다는 것은 액체의 증기압력이 외부압력과 같아졌을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때의 외적 현상이 바로 우리가 관찰하는 부글거리는 모습입니다.

보통 물의 끓는 점이 1백℃라고 하는 것은 외부압력을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이 환경, 즉 1기압으로 상정하기 때문입니다. 증기압력은 물이 증기가 될 때 나타나는 압력입니다. 이를 입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림 1)과 같습니다.

물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기체(수증기)가 되는 입자가 많아지게 되고 증기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압력이 대기압과 같아지면 물이 끓게 됩니다. 물의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물의 상평형' 그래프를 보면(그림 2)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림2) '물의 상평형' 그래프^액체 상태의 물과 기체 상태의 물(수증기)의 경계가 곡선이다. 이는 물의 증기압력 곡선으로 각 압력에서의 물이 끓는 점을 나타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선은 액체상태의 물과 기체상태의 물, 즉 수증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곡선입니 다. 이는 물의 증기압력 곡선으로 각 압력에서의 물이 끓는 점을 나타냅니다. 한번 1기압에서의 물이 끓는 점을 찾아볼까요? 1기압과 이 곡선이 만나는 점의 온도는 1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가열돼 있는 플라스크에 갑자기 얼음 주머니를 올려 놓음으로써 플라스크 안의 기체가 물로 응결돼 플라스크의 압력이 낮아지게 되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플라스크의 압력이 2분의1 기압 정도로 낮아졌다고 가정해 보면 물의 끓는 점은 약 80℃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도를 올려줌으로써만 끓는 것이 아니라 낮은 온도에서도 압력을 낮춰주면 끓을 수 있습니다. 바로 외부압력과 증기압력이 같아지기만 하면 되니까요.
 

플라스크 속 액체의 증기압력이 외부압력과 같아지면 물이 부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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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지재만 기자
  • 임희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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