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의 강박증 환자는 약 2만4000명으로, 2009년(2만1082명)에 비해 약 3000명 증가했다. 이 중 청·장년층이 45.2%로 가장 많으며, 중년층(27.7%), 유아 및 청년층(15.4%), 노년층(11.7%) 순이다.
강박증은 특정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침투사고)에서 시작된다. 이 생각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해석하고(파국적 해석), 결국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그러면 강박증 환자는 불안과 공포를 없애기 위한 행동(중화행동)을 한다. 하지만 결국 침투사고가 심해지면서 다시 강박 증상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더러운 화장실을 보고 변기에 병균이 득실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강박증 환자는 저 병균이 나에게 옮아 병을 일으켜 죽게 만들 것이라는 파국적인 해석을 하고 결국 지나친 불안과 공포를 갖게 된다. 그 뒤부터 공중화장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거나, 외부 화장실을 사용한 날은 집에 와서 몇 번이고 몇 시간이고 목욕을 해야 하는 강박 증상이 나타난다.
‘나도 손을 자주 씻는데?’ 또는 ‘나도 외출하기 전에 가스 밸브를 여러 번 확인하는데?’라며 스스로를 의심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강박증이 아닌 ‘강박적인 성격’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꼼꼼하고 예민하며 완벽주의가 있고 워커홀릭 성향을 띤다. 이들은 강박증 환자와는 달리, 자신의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는 않는다(물론 주변 사람이 그 사람 때문에 피곤할 수는 있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강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을 때 강박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강박증 환자가 모두 강박적인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박증은 뇌가 변하면서 생기는 정신질환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자주 씻기’와 ‘자주 확인하기’다. 외부로부터 오염될 것이라든가 내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위험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나치게 떠오르면서 불안에 빠지기 때문이다.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고 마음속으로 여러 번 기도를 하거나 특정한 단어를 외고, 끊임없이 숫자를 세는 사람도 있다. 극심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자기만의 특정한 의식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일 뿐, 곧 또다시 불안해지므로 의식을 반복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강박증이 뇌가 변하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에는 조울증이나 조현병처럼 생각이나 기분에 장애가 생겨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정신병과,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처럼 현실감각은 있으나 과도한 불안에 빠지는 신경증(노이로제)이 있다. 강박증은 이 중 신경증에 속한다. 즉,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또한 자신이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긴다. 그 결과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도 병원에 가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강박증을 겪을까. 권 교수는 “강박증을 겪을 만한 요인을 가진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강박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유전적으로 부모나 형제가 강박증을 겪고 있거나 본인이 강박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신이 강박증이라는 사실을 알면 스스로 고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면서 “치료 방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본인의지로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은 이것만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 뇌의 선조체(90쪽 그림)가 기능이 떨어져 불안한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경우다. 이 경우는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긍정의 힘’을 내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관련 있다. 뇌에서 세로토닌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과도하게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세로토닌이 재흡수(분비의 반대)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 치료한다.
강박증은 진행 속도가 훨씬 느린 탓에, 우울증을 치료할 때보다 훨씬 오랫동안 고용량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실제로 강박증을 치료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10~15년 전에 첫 증상을 겪은 경우가 많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강박 증상과 관련이 있는 뇌신경망을 수술적 방법으로 조절한다. 전기적 자극을 일으키는 뇌 조율기를 뇌에 이식하는 심부뇌자극술(DBS)이나 감마선을 뇌에 쪼이는 감마나이프 등을 이용한다. 정신질환 중에서 수술적 방법을 가장 많이 하는 질환이 바로 강박증이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자주 씻기’와 ‘자주 확인하기’다. 외부로부터 오염될 것이라든가 내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위험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나치게 떠오르면서 불안에 빠지기 때문이다.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고 마음속으로 여러 번 기도를 하거나 특정한 단어를 외고, 끊임없이 숫자를 세는 사람도 있다. 극심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자기만의 특정한 의식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일 뿐, 곧 또다시 불안해지므로 의식을 반복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강박증이 뇌가 변하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에는 조울증이나 조현병처럼 생각이나 기분에 장애가 생겨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정신병과,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처럼 현실감각은 있으나 과도한 불안에 빠지는 신경증(노이로제)이 있다. 강박증은 이 중 신경증에 속한다. 즉,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또한 자신이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긴다. 그 결과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도 병원에 가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강박증을 겪을까. 권 교수는 “강박증을 겪을 만한 요인을 가진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강박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유전적으로 부모나 형제가 강박증을 겪고 있거나 본인이 강박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신이 강박증이라는 사실을 알면 스스로 고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면서 “치료 방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본인의지로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은 이것만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 뇌의 선조체(90쪽 그림)가 기능이 떨어져 불안한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경우다. 이 경우는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긍정의 힘’을 내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관련 있다. 뇌에서 세로토닌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과도하게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세로토닌이 재흡수(분비의 반대)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 치료한다.
강박증은 진행 속도가 훨씬 느린 탓에, 우울증을 치료할 때보다 훨씬 오랫동안 고용량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실제로 강박증을 치료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10~15년 전에 첫 증상을 겪은 경우가 많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강박 증상과 관련이 있는 뇌신경망을 수술적 방법으로 조절한다. 전기적 자극을 일으키는 뇌 조율기를 뇌에 이식하는 심부뇌자극술(DBS)이나 감마선을 뇌에 쪼이는 감마나이프 등을 이용한다. 정신질환 중에서 수술적 방법을 가장 많이 하는 질환이 바로 강박증이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강박적인 생존전략
한편, 강박증을 인류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생존하기 위해서 오염이나 확인에 대한 강박적인 특성을 갖게 됐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항생제를 개발하기 전에는 세균에 감염돼 죽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더러운 환경보다는 깨끗한 환경을 좋아한다. 또는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거나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재산을 빼앗기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스밸브나 잠금장치를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같은 맥락에서 인류는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것은 위험하다’는 심리를 통해 생존 확률을 높였다. 출근할 때 항상 같은 길로만 다닌다거나, 식당에서 매번 비슷한 메뉴를 고르는 것이 그 예다. 결국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강박적인 습관을 누구나 다 갖고 있다.
권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떠오르는 침투사고가 강박 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면서 “자기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강박 증상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박적인 성격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적정 수준의 강박적인 성격은 실수를 줄이고 학습이나 일에 능률을 높여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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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에 대한 혐오? vs 공포? 화장실 포비아
www.anxietyuk.org.uk/docs/TP_booklet.pdf
in 과학동아 31년 기사 디라이브러리(정기독자 무료)
‘공포라고 다 같은 공포가 아냐’ (2016.03.)
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603N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