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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곡선(killing curve)으로 질주하는 지구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공범자’들은 명확한 근거 부재를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슬쩍 회피하려 한다. 그러나 지난 2월 2일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발표한 보고서는 기후 변화의 주범이 인간이라는 사실을‘명확한 근거’를 들어 보여줬다.

최근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비슷한 제목의 책 두 권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일본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어스시뮬레이터가 예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와 미래의 기후 변화를 보여주는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와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지구촌 곳곳을 발로 뛰며 완성한‘지구재앙보고서’가 그 주인공이다.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는 1896년 스웨덴의 과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가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1960년 미국의 과학자 찰스킬링은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킬링곡선’(Keeling curve)으로 그려낸다.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세계 170개국이 온실가스를 줄이자고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10년 뒤인 현재, 태평양의 산호는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여기서 책장을 넘기는 손은 잠시 주춤한다.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콜버트는 세계를 누비며 ‘지구재앙보고서’를 완성했다. 그가 만난 미국 프린스턴대의 기후학자 로버트 소콜로 교수는 별로 밝지 않은 미래를 들려줬다. ‘BAU’(business as usual)는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가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계속 배출되는 미래를 뜻한다. 소콜로 교수가 추정한 BAU 예상치에 따르면 금세기 중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500ppm으로 증가하고 2100년에는 750ppm에 이를 전망이다.

소콜로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15개의 ‘안정화 쐐기’를 2004년 8월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도 지구온난화에 제동을 걸 강력한‘쐐기’로 주목받았다. 이쯤에서‘지구재앙보고서’는‘지구희망보고서’로 탈바꿈한다.

두 책 모두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동시에 희망이라는 여운을 남긴다. 2055년에는 유채꽃 기름으로 자동차가 달리고 2073년 아프리카를 푸르게 색칠하는 그린벨트운동이 탄력을 받는다.

오는 4월과 5월, IPCC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나머지 보고서들을 차례로 공개할 전망이다. 이산화탄소의 킬링곡선(Keeling curve)이 ‘죽음의 곡선’(killing curve)으로 변해가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충격 리포트



Think the Earth Project, 야마모토 료이치 2001년 설립된 일본의 비영리단체로‘지구를 생각하는 프로젝트’라는 이름 그대로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 변화를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야마모토 료이치는 일본 도쿄대 교수로 저서로는‘지구를 지키는 환경혁명’‘전략 환경 경영’이 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 14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기자로 일했고 현재 뉴요커에 정치, 정책 관련 기고를 하고 있다.
 

도로위의 과학


나를 바꾼 과학책

그날따라 바람이 거셌다. 언제나처럼 도로 위는 차로 붐볐고 기다리던 버스는 오지 않았다. 그때 침묵을 깨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자동차가 무언가를 덮친 것 같았다. 타이어에서는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고 함께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아주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가 아니었다면 방금 도로 위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치어죽었다는 사실도 영영 알지 못했을 거다.

이처럼 도심에서도 가끔씩‘로드킬’이 일어나지만 지리산 19번 도로에서는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 로드킬은 도로를 지나던 동물이 차에 치어 죽는 사고로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5년간 전국의 고속도로에서 무려 3000여건이나 발생했다.

‘도로 위의 과학’이 제시하는 철학은 도로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를 입었다면 도로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유럽이나 일본은 로드킬을 점차 사회적인 문제로 여기고 있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설기만 하다.

또 피해의 대상이 동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해진다. 도로의 원래 주인은 누굴까. 또 도로 때문에 억압받거나 소외된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이 책은 평소 관심이 없었던‘도로’와 만나도록 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 도로 위에서 어떤 생각과 만날지는 상상력의 몫이다.
 

김혁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
 

200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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