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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격투기 경기를 한다는 설정의 영화 ‘리얼 스틸’이 2011년 개봉해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실제 사람이 탑승해 조종하는 거대 로봇 간의 결투가 성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로봇의 대결구도에 최근엔 한국 로봇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우리는 거대 로봇을 만들었고, 당신들도 가지고 있다. 이제 뭘 해야 할지 알 것이다. 결투를 신청한다.”
2015년 6월 30일. 유튜브에 흥미로운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일본 로봇에 결투를 신청하는 미국 로봇 제작사 메가보츠 대표의 메시지였다. 그로부터 5일 뒤,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탑승하는 거대 로봇을 만든 일본 스이도바시중공업의 구라타 고고로 대표가 유튜브에 답변을 공개했다. 그는 “거대 로봇은 일본의 문화”라며 “다른 나라가 이기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발끈했다. 대신 총싸움이 아니라 서로 치고받는 방법으로 싸우자고 제안했다.
잠정적으로 약속한 대결 시점이 1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각자 심혈을 기울여 로봇을 ‘격투기 모드’로 개조하는 중이라는 소식만 간간히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 한국의 한 기업이 기존 두 로봇의 성능을 뛰어넘는 거대 로봇 ‘메소드-2’를 2016년 말 공개했다. 격투기용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일본의 거대 로봇 제작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소드-2가 그들은 아직 실현하지 못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임현국 한국미래기술 대표는 “(메소드-2에 비하면 미국과 일본의 거대 로봇은) 장난감에 불과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메소드-2의 등장으로 ‘거대 로봇 삼국지’가 시작된 셈이다. 세 나라를 대표하는 거대 로봇들의 특징과 핵심 기술을 살펴보자.
‘구라타’는 예술가인 구라타 고고로와 로봇공학자 요시자키 와타루가 2012년 개발한 로봇이다. 어린 시절 로봇 애니메이션 ‘장갑기병 보톰즈’를 보며 꿈을 키운 구라타 고고로는 요시자키 와타루의 도움을 얻어 세계 최초로 탑승형 거대 로봇을 만들었다.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아서인지, 구라타의 겉모습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익숙한 모습 그대로다. 4m 높이에 4.5t이나 되는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네 다리에 달린 바퀴로 최고 시속 약 10km로 달릴 수 있다. 다리는 네 개지만, 상체에는 각각 다섯 개와 세 개의 손가락이 달린 두 팔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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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타는 총 30개의 관절로 이뤄져 있어 몸 전체의 움직임이 비교적 부드럽다. 조종은 사람이 직접 탑승해서 하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할 수 있다. 탑승자는 가슴에 있는 조종석에 들어가는데,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첨단 조종 환경이 그대로 구현돼 있다. 조종사는 로봇의 머리에 달린 카메라가 찍는 영상을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보면서 로봇을 조종한다. 조종 장치는 구라타의 상체를 본뜬 모습으로, 팔 모양인 조종장치를 잡고 움직이면 그와 동시에 팔이 똑같이 움직이고 몸통도 회전할 수 있다. 특수 장갑을 끼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손을 똑같이 움직이는데, 물체를 집어 들어올릴 수도 있다.
한쪽 팔에는 1분에 6000발의 총알을 쏠 수 있는 장난감 총이 장착돼 있는데, 표적을 설정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 이동한다. 이는 고성능 전투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능이다. 무기 사용은 음성 명령으로 작동하는데, 조종사가 소리를 내서 웃으면 총알이 발사되도록 설정돼 있다(너무 많이 웃으면 순식간에 총알을 다 써버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구라타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팔뚝을 제외한 본체만 1억2000만 엔(약 12억400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값비싼 로봇을 누가 살까 싶지만 초기 물량이 완판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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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타에 도전장을 내민 메가보츠의 마크-2 로봇은, 높이가 4.5m이며 무게는 6.8t으로 구라타보다 크고 무겁다. 한 명이 탑승하는 구라타와 달리 두 명이 탑승할 수 있지만 카메라 시스템 없이 조종사가 직접 주변환경을 관찰하면서 조이스틱 형태의 조종간을 움직여 조종한다. 속도는 시속 5km 정도에 불과하다. 팔에는 손가락 대신 시속 193km의 속도로 페인트볼을 발사하는 총이 달려 있다.
구라타 고고로가 결투 제안을 수락하자 메가보츠의 엔지니어들은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힘에서는 구라타를 앞서지만 정밀한 조작이나 자유로운 움직임, 속도 면에서는 뒤지기 때문이다. 특히 조종석이 공격당했을 때 조종사에게 미치는 충격을 마네킹과 가속도 측정 장치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조종사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마크-2를 개선해서 만들고 있는 마크-3는 이런 약점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 공동개발자 중 한 명인 공학자 멧 올레인은 과학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시속 32km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기동성을 보완했고, 대기압의 272배의 압력을 내는 유압 시스템으로 자동차를 4.6m 높이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조종석은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다. 경주용 자동차의 조종석 구조를 본떠서 구조를 설계했고, 방탄유리와 충격 흡수용 고무, 그리고 강화 금속 철판을 덧대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여기에 공격용 무기도 집게손과 기계톱 등 근접 전투에 유리한 것으로 바꿨다. 2016년 12월 21일에는 중형 승용차를 들어 올려 부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올레인은 “훨씬 크고 무겁게 만들 마크-3는 전투에서 움직일 때 구라타에 비해 훨씬 안정적일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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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타와 마크-2, 3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2016년 12월 15일 미국의 로봇 디자이너 비탈리 불가로프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깜짝 발표를 했다. 사람이 탑승해 조종하는 거대 2족 보행 로봇 ‘메소드-2’를 자신이 디자인한 로봇이라며 공개한 것이다.
한국미래기술이 조용히 개발 중이었던 이 로봇은 순식간에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메소드-2는 구라타와 마크-2, 3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족 보행을 실현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완성도가 높다. 실제 영화에서 나온 거대 탑승형 로봇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조종 방법도 다른 로봇에 비해 직관적이다. 조종사가 조종간을 쥐고 팔을 움직이면 로봇도 그에 따라 팔을 움직이는 형태다. 다만 다리는 아직 외부에서 조종해야 한다. 다른 로봇처럼 높이가 4m에 달하지만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알루미늄합금과 탄소소재를 이용해서 무게는 1.6t에 불과하다. 한국미래기술이 혜성처럼 등장해 거대 2족 보행 로봇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있다. 휴보를 개발한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출신 연구진이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메소드-2의 소식은 메가보츠와 스이도바시중공업 기술진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하지만 격투기와 오락용으로 개발된두 로봇과 달리 메소드-2는 건설과 군사용 등의 평화로운(?) 목적으로 개발돼 결투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멧올레인은 “메소드-2는 기술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훨씬 무겁고 유압으로 작동하는 마크-2, 3와는 겨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크-3와 구라타의 대결은 언제쯤 성사될까. 멧 올레인은 흥행을 고려해 말을 아꼈다. “아직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언급하기가 어렵다. 우리 회사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면 가장 먼저 알게 될 것이다!”
한국미래기술이 조용히 개발 중이었던 이 로봇은 순식간에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메소드-2는 구라타와 마크-2, 3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족 보행을 실현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완성도가 높다. 실제 영화에서 나온 거대 탑승형 로봇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조종 방법도 다른 로봇에 비해 직관적이다. 조종사가 조종간을 쥐고 팔을 움직이면 로봇도 그에 따라 팔을 움직이는 형태다. 다만 다리는 아직 외부에서 조종해야 한다. 다른 로봇처럼 높이가 4m에 달하지만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알루미늄합금과 탄소소재를 이용해서 무게는 1.6t에 불과하다. 한국미래기술이 혜성처럼 등장해 거대 2족 보행 로봇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있다. 휴보를 개발한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출신 연구진이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메소드-2의 소식은 메가보츠와 스이도바시중공업 기술진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하지만 격투기와 오락용으로 개발된두 로봇과 달리 메소드-2는 건설과 군사용 등의 평화로운(?) 목적으로 개발돼 결투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멧올레인은 “메소드-2는 기술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훨씬 무겁고 유압으로 작동하는 마크-2, 3와는 겨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크-3와 구라타의 대결은 언제쯤 성사될까. 멧 올레인은 흥행을 고려해 말을 아꼈다. “아직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언급하기가 어렵다. 우리 회사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면 가장 먼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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