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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온라인 쇼핑몰 개인정보 유출 막을 비법은?



‘주토피아’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실감 나는 그래픽은 어떻게 만들까. 철통 같은 암호를 만들어 절대 안전한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을까. 도로의 신호 주기에서 항공기 배치 간격까지, 사람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이동 효율을 높일 최적의 묘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수학에 있다. 각각 계산수학, 암호학, 그래프이론을 전공하는 수학자들이 동아사이언스 사옥에 모여 일상을 바꾸는 수학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이 나눈 ‘수담(數談)’을 간추려봤다.



김상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알파벳과 특수문자, 숫자를 조합한 복잡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추세다. 근데 이게 너무 복잡하다. 혹시 간단한 비밀번호만으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암호나 방어벽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한상근 그런 방법은 없다. 간단한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만들어내는 프로그램도 의미가 없다.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비밀번호를 씨앗이라는 뜻에서 ‘시드’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시드의 개수가 1000조~1경 개 이하면 직접 시도해서 다 풀어낼 수 있다.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만들어 계산하기 힘들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암호가 문제가 일어나는 게 아니다. 정작 암호가 해독돼도 그 안의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암호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기업의 부주의, 관리 실패로 유출되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암호 자체는 만들기 어렵지 않다. 내 수업을 잠깐 들은 아마추어도, 미국국가안보국(NSA)이 나서야만 풀 수 있는 어려운 암호를 거뜬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부실한 네트워크 관리, 사용자의 부주의 같은 외적인 요인 때문에 보안에 균열이 생기는 거다.

자율주행•의료영상… 문제 해결하는 수학

김상연
최근 자율주행자동차도 화제다. 물류 창고에서 제품이 들고 나는 경로를 최적화하거나 버스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는 데 쓰는 것과 비슷한 수학을 자율주행차에도 쓴다. 그런데 예측 못한 사고나 공사 등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 가령 싱크홀이 생긴다던가. 자율주행자동차가 복잡한 도로를 분석해 최적경로를 찾아도, 이런 문제를 만나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엄상일 어려운 질문이다. 앞으로 점점 해결될 거라 말할 수 밖에 없다. 수학은 이런 발전 경로를 밟는다.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추상화시킨다. 간단한 수준부터 풀게 하고, 이를 통해 그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알게 된다. 그러면 복잡한 상황도 해결할 수 있는 직관을 얻는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엔 더 어려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점점 복잡한 문제를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최적화 이론 자체가 발전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컴퓨터의 속도가 꾸준히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가 실제로 확장되고 있다.

김상연 영화 등 대중매체와 수학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다양한 그래픽이 수학 덕분에 가능해졌는데, 아직 수학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도전해야 할 영상, 그래픽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창옥 영화는 아니지만 의료영상과 관련해 요즘 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하겠다. 병원에서 찍는 CT는 환자를 가운데 두고 회전하면서 X선을 쏘는 것이다. 회전하며 촬영한 이미지들을 변환시켜 결합해야 하는데, 촬영기계가 모든 각도를 연속으로 촬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엑스선이니 너무 많이 찍으면 환자에게 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적절한 간격으로 촬영한 뒤 사진들을 보정하고 종합해야 한다. 더구나 치아 임플란트나 인공 관절을 쓴 경우는 사진을 수학적으로 변환해 처리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게 현재 의료 영상 분야에서 큰 화두다.

김상연 마지막으로 한국의 수학 연구 수준이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수학에 대한 관심도 높고 취직도 잘 되는 등 전반적으로 화제인 것 같은데.

이창옥 SCI 논문 수만 놓고 보면 한국의 수학 연구 수준은 세계 11위다. 논문 양으로는 이 정도지만, 영향력은 이보다 못 미친다. 이건 수학뿐만이 아니라 한국 학문이 전반적으로 양적인 성장을 먼저 한 탓인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01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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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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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이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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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한상근 이상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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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김상연 전 과학동아 편집장(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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