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원자 한 겹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전기적, 기계적 특성이 뛰어나 초고속 반도체나 휘는 디스플레이의 재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래핀의 또 하나의 놀라운 특성이 발견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밍 마 박사는 그래핀 표면에서는 물 분자가 다른 물질 표면에서보다 최소 10배 더 빨리 확산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물 분자는 물질 표면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불규칙하게 ‘점프하듯(hopping)’ 이동한다. 그런데 그래핀 표면에서는 ‘서핑’하듯 일련의 흐름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시뮬레이션 결과 밝혀졌다. 그래핀의 물결무늬 굴곡이 ‘파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추가 실험 결과 물 분자뿐만 아니라 다른 분자들도 그래핀 위에서 빠르게 이동했다. 마 박사는 “여과장치나 센서를 만들 때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스’ 10월 19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