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거북선은 3층, 큰 대포는 앞에만”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설계와 무기의 배치를 두고 해석과 주장이 분분했다. 특히 내부 설계는 알려진 것이 없어 2층설, 3층설 등 다양한 이론이 난립해왔다. 그런데 최근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거북선 내부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로켓을 공부했던 그가 어떻게 거북선 연구를 시작하게 됐으며, 과학적으로 밝혀진 거북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Q 거북선은 2층인가, 3층인가
A 3층이다. 이순신 장군의 유고 전집인 ‘이충무공전서’에 남아있는 기록과, 이씨 종가에 남은 ‘귀선도’,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보고서인 장계 등으로 추정한 결과다.

Q 3층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나
A 그건 아니다. 기록을 보면 거북선은 길이가 20m, 폭은 8m, 높이는 5m 정도 된다. 이 배에 천자·지자·현자·황자 등 총 19기의 총통이 장착돼 있었는데 이 대포가 내부구조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이렇게 많은 대포를 배 양옆에 일렬로 설치하려면 노를 젓는 공간이 분리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거북선은 가장 낮은 배 바닥 부분과, 노를 젓는 2층, 포를 쏘는 3층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Q 19개의 대포가 모두 3층에 설치됐던 것인가
A 천자·지자총통은 다른 두 포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 포탄이 크다. 화약 소모량도 각각 30냥, 20냥(대략 1.13kg, 750g)으로 다른 두 포에 비해 5~10배 많다. 지름 3cm가 넘는 철포탄을 300m 넘게 날릴 수 있는 위력이다. 그러다보니 포를 쏠 때 엄청난 충격량이 발생했을 것이다. 만약 천자·지자총통이 배 양옆에 있었다면 포를 쏠 때마다 배가 뒤집혔을 것이다. 그래서 천자·지자총통은 2층과 3층 전면에 배치했을 걸로 예상된다.

Q 거북선의 상징인 등껍질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나
A 흔히들 거북선의 등껍질이 돔구장처럼 완전히 덮인 모양일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그렇게 거북선을 만들었다면 본체가 지붕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거북선은 기본적으로 판옥선을 개량한 배다. 때문에 최상층의 하중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 아마도 갑판의 가운데 부분만 지붕으로 덮고 나머지는 창과 같은 무기를 설치해 일본군이 배에 뛰어드는 것을 막았을 것이다.

Q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어렸을 때부터 로켓을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우리 조상이 만든 로켓인 ‘신기전’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뒤엔 조선시대 화포를 조사했다. 거북선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도 거북선에 실린 화포 때문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조선시대의 뛰어난 대포를 완벽하게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거북선과 거북선에 실린 대포를 복원해 직접 포격 실험을 해보고 싶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 진로 추천

  • 역사·고고학
  • 해양학
  • 기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