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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학자 연구도 비판하는 정신 필요

제11회 경암 BIO Youth Camp



“항상 비판적인 시각으로 면면을 살펴야 합니다. 어떤 과학도 약점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해결하는 게 미래의 생명과학자인 여러분이 앞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재생의학과 줄기세포의 미래에 대해 강연을 하던 이수홍 차의과학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말했다. 7월 28일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강연에서였다. 이 교수는 최근 임상시험에 돌입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의 예를 들었다.

“자, 연구팀 발표를 한번 자세히 들어 보세요. 부작용이 없다고 했지, 환자가 호전됐다고는 말하지 않았죠? iPSc로 개체를 발생시키면 노화가 빨리 일어나거나 암이 생겨 빨리 죽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존 줄기세포 기술에 비해 획기적이지만, 아직 수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찾아내 해결하려면 반드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생명과학과 윤리는 뗄 수 없는 관계

경암바이오유스캠프는 경암교육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가 주관하는 과학 학술 프로그램이다. 고등학생들에게 최신 생명과학 연구 동향을 쉽게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2005년 첫 개최 이후 점점 규모가 커져 2010년부터는 서울 한양대와 중앙대, 대전 KAIST, 광주 GIST, 부산대등 4개 지역 5개 대학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설립 30주년을 맞은 데다, 에볼라바이러스와 메르스 때문에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어 참여 열기도 한층 뜨거웠다. 총 1034명의 고등학생이 참가했으며, 전장수 GIST 생명과학부 교수, 강창원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백자현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 생명과학자 16명이 강단에 섰다.
 

이 날 강단에 선 생명과학자들은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나노생체를 이용한 항암면역치료’라는 주제로 강연한 김재윤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약물로 면역력을 높여 암을 치료하는 첨단 항암면역치료는 아직은 환자 일부에서만 효과를 보인다”며 “개발 중인 의학기술은 기대효과와 치료비용 등을 엄밀하게 검토해 과도한 기대에 따른 실망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종 첨단기술이 도입되면서 암 치료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NA 세계’를 소개한 김영국 전남대 의대 교수는 “최근 게놈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차세대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가 도입되면서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조건을 가진 아이를 만들기 쉬워졌다”며 “크리스퍼를 이용한 연구는 유전병을 정복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태아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일 등은 생명윤리에 어긋나므로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과학자 16명과 미래 생명과학자 1000명의 토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정해진 질문 시간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이 강단에 몰려들어 질문하는 통에 강연자들이 강단을 떠나지 못했다. 생명과학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들과 미래의 생명과학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토론의 장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이세인(가재울고 2년) 학생은 “예쁜꼬마선충이 사람과 유사한 신경체계를 갖고 있다는 게 정말 신비로웠고, 이 강연을 통해 뇌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며 “행사가 끝난 뒤 바로 도서관에 가서 뇌과학 책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에서부터 41명의 학생을 인솔해 참가한 정해선 동해광희고 교사는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강원도 아이들에게 과학자를 직접 만날 계기를 마련해주고 다른 학교 친구들의 수준도 보게 하기 위해 매년 데려오고 있다”며 “강연 후 질문 시간이 10여분으로 짧아 아쉬운데, 시간을 늘리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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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 사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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