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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세요. 노벨상이 따라옵니다”

호암재단 초청 2013 노벨생리의학상 랜디 셰크먼 교수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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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야합니다." 셰크먼 교수는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주제를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경험"을 강조했다. 새로운 시도는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이 뒤따른다. 성적이 높은 이공계열 학생 중 상당수가 과학자 대신 의사나 변호사 같이 안전한 전문직 진로를 선택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확고했다. 과학의 진정한 매력은 위험을 각오하고 과학을 선택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이다.

 

의사 대신 선택한 과학자의 길
아이러니하지만 셰크먼 교수는 10대 시절 여동생을 백혈병으로 잃은 뒤 의사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의사들처럼 기존의 학문을 외워 적용하는 것보다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것을 찾아나가는 데 더 큰 재미를 느꼈다. 특히 그는 어릴 때부터 세포에 매료돼 있었다. 연못의 쓰레기 더미를 뒤져 기생충을 관찰하고, 전문가용 현미경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의 책을 읽고 생명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아무도 탐구한 적이 없는 생명활동의 근원을 연구한다는 희열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연구는 1976년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세포 생물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조지팔레드 교수의 강연을 듣고 세포의 물질 수송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췌장세포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신경세포가 시냅스라는 연결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낼 때 '어떻게 물질을 원하는 목적지로 정확하게 보낼 수 있는가'가 당시 그의 가장 큰 의문이었다.


답은 실험실에서 키우던 효모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1978년 5월, 그는 한밤중에 연구실 대학원생의 전화를 받고 전자현미경이 있는 학교 실험실로 급히 달려갔다. 효모 몸 안에 평소와 달리 작은 주머니가 가득 차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었죠. 세포가 물질을 전달할 때 사용하는 작은 주머니(운반 소낭)를 처음으로 발견한 거니까요." 노벨상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셰크먼 교수는 그때부터 30여년 동안 세포 내에서 운반 소낭을 수송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대거 찾아냈다. 세포의 물질 수송 과정을 상세하게 밝힌 연구로 그는 2013년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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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 가는 즐거움 누리세요
"의사의 길을 걷지 않고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데 인생 전체를 바친 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연구를 하면서 질병 퇴치에 보다 근본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그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과학자를 꿈꾸던 많은 학생들이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중에는 다시 실험실로 돌아오는 학생이 반드시 있다고 한다.


과학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다. 그는 요즘 의학에서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나가고 있다. 세포의 물질 전달을 조절하는 것은 거의 모든 질병 치료의 기본이다. 실제로 그가 주로 연구하는 효모는 백신과 같은 의료용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숙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셰크먼 교수는 이런 이야기를 한국 학생들에게 들려줄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제가 본 한국 과학자들 중에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만날 학생들 중에도 생명공학도로서의 꿈을 꾸는 학생들이 있겠죠. 제 강의로 그런 학생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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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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