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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돈이 많은 회사다. 너무 많아 이상한 데 쓰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일. 누구든 달 탐사 기술을 개발하면 돈을 주겠단다. 다만 모두에게 주는 것은 아니고, 대회를 열어 로봇을 가장 잘 보낸 사람에게 준다. 대상 2000만 달러(우리 돈 220억 원)을 포함, 총 3000만 달러(330억 원)를 퍼줄 예정이다. 구글의 경영진은 지구의 인구가 70억을 넘어 100억을 향해 간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품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익성이 최우선인 민간기업이 돈을 달에 퍼부을 리가 없다.

구글엑스프라이즈(X PRIZE)라는 이 경진대회는 2007년 시작됐다. 대회 요강은 간단하다. 어떤 로봇이 달에 가서 500m 이상 이동하고 HDTV급 영상을 지구로 보내면 된다. 영상을 보내는 이유는 진기한 달 풍경을 혼자 즐기지 말고 지구 사람들도 보게 하자는 공익적 취지다. 장난 같은데 이게 진지하다. 지난 가을 한국의 내로라하는 행성 및 위성 연구가들이 모인 학술워크숍 자리에서도 ‘달 정복(?)’ 작전이 논의되는 걸 봐서, 이 행사에 전문가들도 관심이 적지 않다. 당시 충남대 천문우주학과 이유 교수는 “달에 있는 화산성 동굴이 거주지로 최적”이라며 탐사로봇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구글이 허언증에 걸린 것은 아니라는 걸 지난 1월 말 알 수 있었다. 중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첫 번째로 돈을 풀었다. 미국 참가팀 ‘아스트로보틱’ 사가 75만 달러(8억3000만 원)를 받았다.

구글은 지난 2월 10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804조 원의, 세계 4위 기업이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1위였는데, 정확히 시가총액이 구글의 절반이었다. 과학에 돈 쓰는 것도 절반이면 우리나라도 지구를 떠나는 사람이 좀 생길 텐데.
 

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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