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땅콩이라는 말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사물. 전국민이 입 안에 넣고 굴리고 씹고 있는데, 사실 그 사건의 조연은(주인공은 따로 있고) 땅콩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식물의 열매인 마카다미아다. 마카다미아는 남반구에 주로 분포하는 프로테아목 프로테아과 마카다미아 속 나무의 열매다. 콩목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 땅콩과는 족보도 멀고 외모도 다르다. 둘은 혼동하는 일은 세계 곳곳에서 흔하다. 한국어 사용자는 물론 영어 사용자도 ‘견과’라는 말로 한 데 묶어 부르고, 일상에서도 안주나 간식으로 둘을 섞어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땅콩은 딱딱한 껍질에 둘러싸인 ‘견과’류에 속하지 않는다(콩보고 견과류라고 하지 않듯이). 혹시 사달이 난 이유가, 단단한 껍질을 중시하는 정통 식물학적 정의에 충실하다보니 부들부들한 비닐 포장이 눈엣가시여서는 아닐지. 호주가 원산이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미각을 일깨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부 마트에서는 ‘비행기도 돌려세운 맛’이라고 칭송하는데, 그거 다 지방 함량이 높아서다.
미국농무부 영양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마카다미아는 중량의 75%가 순수 지방으로, ‘겨우’ 48%에 머무르는 땅콩보다 훨씬 기름지다. 칼로리도 25% 이상 높다. 땅콩보다 보편적이지 않아 값도 비싸다. 이코노미석에서는 안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