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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친환경 콩코드 다시 뜰까

서울에서 뉴욕까지 3시간



미국의 항공기업 아에리온은 자연층류 기술로 연비를 확 높인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SBJ)를 2021년 상용화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여전히 초음속 여객기의 소닉붐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을 연구 중이다.



40년 전, 서울에서 뉴욕까지 단 3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여객기가 존재했다. 초음속 비행기 ‘콩코드’다. 하지만 콩코드는 극심한 소음과 환경오염, 잇따른 사고 때문에 2003년 결국 퇴출됐다. 12년이 지난 지금, 더 빨리 날고자 하는 인류의 욕망은 여전하다. 최근에는 소음도 적고 연료도 덜 먹는 친환경 초음속 여객기가 개발 중이다. 과연 초음속 여객기는 콩코드의 오명을 씻고 다시 날 수 있을까.

콩고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 것은 유리창을 깰 정도로 엄청난 소리와 충격파, 즉 소닉붐이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소닉붐을 없애는 연구에 매달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항공기 제작사 노스롭 그루먼, 보잉, 그리고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은 콩코드 퇴역 이후 지금까지 소닉붐을 줄이는 다양한 디자인을 연구해 왔다.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인 걸프스트림도 NASA와 함께 소닉붐 저감기술인 ‘콰이어트 스파이크(Quiet Spike)’를 개발했다. 두께가 조금씩 얇아지는 뾰족한 다단식 막대를 항공기 맨 앞에 달아 충격파를 줄이는 기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닉붐을 줄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동환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아무리 빠른 속도로 난다고 해도 ‘친환경’을 거스를 수는 없다”며 “초음속 여객기가 다시 상용화되려면 무엇보다 연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첨단 항공기업 아에리온의 테스트 매니저인 제이슨 마티셰크도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닉붐을 줄이려고 동체를 바꾸면, 최악으로 설계한 항공기보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게 된다”며 “소음 개선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연비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콩코드가 퇴역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연비가 최악이라는 점이었다. 항공기가 하늘로 떠오르기 위해 필요한 양력은 공기가 주 날개 위아래를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면서 생기는데, 이 때 공기가 날개와 부딪치면서 항력(비행기를 뒤로 잡아 끄는 공기 마찰력)도 발생한다. 항력은 항공기 속도가 빨라질수록 커진다. 다시 말해, 초음속 항공기는 일반 항공기에 비해 앞으로 나가기 더 어렵다.
 

콩코드와 SBJ의 공기흐름 비교


비행기 감싼 난기류 없애라

항공기업 아에리온의 설계 철학은 이런 고민에서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연비가 뛰어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겠다는 것. 연비를 높이려면 항력을 줄여야 한다. 항력은 항공기가 비행할 때 동체 주변에 난기류가 많이 생길수록 커진다. 이 점에 착안한 아에리온 연구팀은 항공기를 둘러싼 얇은 공기층이 동체 주변을 부드럽고 깔끔하게 흘러나가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팀은 동체와 엔진 모양을 개선하고 주날개 배치를 바꿔 비행 중 동체 주변의 공기 60%를 이같은 ‘자연층류’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아에리온은 오는 2021년 새로운 날개를 적용한 초음속 여객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환경에 덜 해로운 차세대 초음속 엔진도 개발 중이다. 일반 항공기와 달리 초음속 여객기는 높은 성층권을 비행하기 때문에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오존층을 파괴하기 더 쉽다.

질소산화물은 ‘지구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의 310배다. 미국의 엔진제작회사들은 연료를 공기와 섞어 1단계 연소시킨 뒤, 다시 새로운 공기와 섞어 2단계 연소를 하는 방법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80~90%까지 줄일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항공우주기업 하이퍼마하는 유해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 기업은 2011년 파리 에어쇼에서 ‘초음속-자기 차세대 제트 전기 터빈’이라는 미래형 엔진을 개발해 마하4 이상으로 비행하는 초음속 제트기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엔진은 기존 제트엔진과 전기모터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연료를 태워 초전도 발전기에서 전기를 만든 뒤, 이 전기로 만든 플라스마를 고속 분사해 추력을 얻는다. 리처드 러그 하이퍼마하 CEO는 “각 부품이 독립 구동하기 때문에 효율을 기존 제트엔진보다 40~50%까지 높일 수 있다”며 “효율이 콩코드에 채용했던 롤스로이스 593엔진보다 30% 뛰어나며 소닉붐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꿈의 여객기 기술은 지금도 진화 중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현재의 장거리 비행을 승객들이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데 굳이 환경에 해로운 초음속 여객기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문제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기술은 더 빨리,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욕망 덕분에 발전했다. 초음속 여객기의 차세대 주력엔진으로 꼽히는 스크램제트엔진은 현재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마하5~7을 달성했고, 기존 터빈 엔진보다 성능이 좋은 다양한 하이브리드 엔진도 개발되고 있다. 이 같은 혁신적인 도전이 서울-뉴욕 비행시간을 3시간으로 돌려놓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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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차세대 친환경 비행기
Part1. 차세대 비행기 설계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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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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