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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교수의 수학캠핑] 선행학습의 감옥에 갇힌 학생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 존 내쉬가 클럽에 들어온 여성들을 보는 장면. 내쉬는 네 명의 친구가 흑갈색 머리의 여성 네 명에게 각각 춤을 청해야 만족감이 더 높다고 봤다. 이처럼 상대의 선택 하에서 내 선택이 최적이 되므로 더 이상 바꾸지 않는 상태를 ‘내쉬균형’이라고 한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경제학자이자 수학자인 존 포보스 내쉬(1928~ )의 이야기다. 그는 20대 초반 나이에 오늘날 게임이론의 핵심이 된 ‘내쉬균형’을 다룬 28쪽짜리 박사학위 논문으로 일약 천재 학자로 떠올랐다. 게임이론은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상대의 행동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이익이 커지도록 행동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이론이다. 만약 내쉬균형에 도달하면 사람들은 상대가 내린 선택 하에서 자신의 선택이 최적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

내쉬가 실제로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 내쉬는 금발 미녀를 둘러싼 남학생들의 심리적 역학관계에서 섬광 같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어느 날 그는 네 명의 친구와 바에 앉아 있는데, 금발 미녀 한 명과 흑갈색 머리의 여성 네 명이 들어온다. 남성들은 모두 금발 미녀에게 춤을 청하고 싶어 한다. 그는 재빨리 머릿속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계산한다. 첫째, 모든 남성이 금발 미녀에게 춤을 청하면 한 커플만 성사되고 나머지는 모두 실패한다. 만약 미녀가 그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한 커플도 춤을 추지 못한다. 흑갈색 머리 여성은 차선책으로 자신을 선택한 남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네 명의 남성이 네 명의 흑갈색 머리의 여성에게 분산해서 접근하는 경우에는 여러 커플이 성사될 수 있다. 이 때 각 친구들의 만족감의 합은 두 번째 경우가 더 높을 것이다. 비록 금발 미녀는 아니지만, 춤을 못 추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박경미 기자
  • 에디터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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