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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이 책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자급자족하는 방법,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 물건을 만드는 방법, 치료하는 방법 등이 담겨 있다. 자연이 살아가는 모습과 지혜를 사람의 삶에 적용하는 ‘생체모방’이다. 1997년 저자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쓰고 생체모방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그 뒤 생체모방협회를 설립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 등에서 과학자와 공학자, 기업가, 건축가들에게 자연의 지혜를 얻어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저자가 설명하는 가장 효율적으로 식량을 얻는 방법은 초원처럼 사는 것이다. 전 세계 식물의 99.9퍼센트를 차지하는 다년생초는 1년 내내 땅을 덮고 있어서 토양이 바람이나 빗방울의 힘에 흩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폭우는 식물의 윗부분을 때린 뒤 줄기를 타고 땅으로 천천히 내려가거나 안개가 된다. 다년생초는 죽어서 썩어 비료가 되고 토양에 새로운 유기물을 남긴다.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은 나뭇잎처럼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다.녹색식물은 햇빛만 가지고도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를 배출할 수있다. 광합성이다. 녹색식물의 잎에는 1m2마다 5만 개의 엽록체가 있다. 여기가 바로 광합성이 일어나는 방이다. 각 엽록체에는 막으로 된 복잡한 네트워크가 들어 있고, 그 막에는 색소 분자와 단백질이 환상적으로 배열돼 있다. 과학자들은 녹색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엽록체와 닮은 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빛에너지를 저장 가능한 연료나 전기로 바꾸는 방법이다.
 



자연은 가장 효율적으로 물건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준다. 코뿔소의 뿔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단단한 뿔은 놀랍게도 인간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처럼 섬유성 단백질인 케라틴으로 돼 있다. 손으로 끊을 수 있는 머리카락이나 작은 힘으로도 부러뜨릴 수 있는 손톱과 달리 코뿔소의 뿔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코뿔을 이루는 케라틴의 구조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동물에게 배우라고 말한다. 인류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약용식물을 관찰하는데, 수많은 식물 중에서 효과적인 것을 찾아내기엔 사람의 후각과 미각은 너무 무뎌졌다.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 찾지 않고 일단 몽땅 채집한 뒤 분류하는 방식으로 적합한 식물을 찾는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간다.



과학자들은 여우원숭이에게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10가지 식물의 잎을 주고 먹게 했다. 이 중 5가지는 소화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었다. 여우원숭이는 훈련된 감식가처럼 코를 킁킁거리거나 잎을 찢어보더니 소화 억제성분이 없는 잎만 골라 먹었다. 타고난 본능대로 유익한 먹이를 고른 셈이다.



이 책은 자연을 모방해 인류가 배운 것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과 사업과 연결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생체모방이야말로 생태계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생명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며, 진화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실이다.





눈길이 머무는 이달의 책





| 스미스소니언 교양과학 백과 시리즈 사이언스 101 (총 8권) |

배리 파커 외 7명 지음 | 손영운 외 5명 옮김 | 북스힐 | 약 210쪽 | 권당 1만 4000원



1991년 알프스 산맥 빙하의 높은 길가에서 얼어 죽은 미라 ‘외치’가 발견됐다. 약 5300년 전 따뜻한 봄, 30~40세였던 그는 풀로 짠 외투를 입고 곰과 사슴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 나무 가방을 메고 있었다. 외치는 적들에게 공격당해 달아나다가 등에 화살을 맞았다. 겨우 산 정상으로 몸을 피했지만, 너무 지치고 피를 많이 흘린 탓에 결국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먹은 것이라고는 죽기 8시간 전에 먹은 빵 한 조각이 전부였다.



빙하에서 발견된 수천 년 된 미라가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몇 살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법의학자들이 CAT스캔(X선 체축 단층촬영)으로 등에 박힌 화살촉의 각도와 깊이를 분석했고, 위장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분석해 빵이 소화된 결과물과 봄에만 날리는 꽃가루 등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스미스소니언 교양과학 백과 시리즈 8권 ‘과학수사 법과학’에 실린 내용이다. 스미스소니언 협회는 영국 과학자 제임스 스미스슨의 유산으로 1846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종합문화학술기관이다. 이곳에서 법과학 외에도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 생태학, 지질학, 해양학, 기상학 등 교양과학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백과 시리즈를 내놨다. 스미스소니언 협회가 150년 이상 쌓아온 풍부한 자료가 담겨 있다. 일반 백과에서 보기 힘든 사진 자료와 참신한 상식이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새책

BOOKS






가이아 아틀라스

노만 마이어, 제니퍼 켄트 지음 | 신기식 옮김 | 지영사 |

304쪽 | 7만 7000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구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고 유지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은 극히 제한된 환경에서 사는 종이라는 명제를 전제로 환경을 지나치게 흔들지 않아야 인류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색상의 그림과 도표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칼 세이건 지음 | 박중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368쪽 | 2만 원

20세기를 대표하는 천문학자인 저자는 종교와 신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정리했다. 그는 종교와 과학이 화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자고 주장한다. 인간과 지구, 태양, 태양계, 우리은하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지구와 태양과 태양계와 은하가 있기 때문이다.





합성생명

김훈기 지음 | 이음 | 191쪽 | 1만 2000원

지난 5월 미국 크레이그 벤터 박사팀이 염기 1080쌍을 가진 DNA조각 1000개를 합성해 ‘미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라는 세균을 만들었다. 최초로 인공게놈으로 합성세포를 만들어낸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생명과 합성생명이란 무엇인지, 현재 합성생명에 대한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과학자들이 생명을 합성하려는 목적은 무엇인지 되짚어 볼 수 있다. 과학동아 편집장 출신의 저자가 알기 쉽게 해설한다.





3차원의 기적

수전 배리 지음 | 김미선 옮김 | 초록물고기 | 320쪽 | 1만 3000원

어렸을 적부터 사시였던 탓에 입체시를 보지 못했던 한 신경과학자의 이야기다. 2차원으로만 세상을 보던 그가 시훈련치료를 하던 어느 날 급작스럽게 3차원 입체영상을 보게 됐다. 이 책은 온통 편평하기만 했던 세상에서 한걸음씩 천천히 3차원 세계로 들어갔던 저자의 드라마틱한 여정이 생기발랄하게 펼쳐져 있다.



버스트

앨버트 바라바시 지음 | 강병남,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448쪽 | 1만 8000원

인간의 모든 행동은 예측이 가능할까. 이 책은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을 소개한다. 저자는 주식의 폭등과 폭락, 인터넷 기사에 달린 수많은 댓글처럼 복잡해 보이는 인간의 행동을 의외로 단순한 법칙인 ‘버스트’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과 역사, 소설이 절묘하게 섞인 이 책은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위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한옥의 미 1, 2

서정호 지음 | 경인문화사 | 685쪽(1권), 537쪽(2권) | 권당 3만 원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역사가 어린 저택들을 소개한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진면목을 알리는 책이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충남 논산과 아산, 전북 남원, 전남 구례와 보성에 있는 고택들을 소개한다. 성냥갑 같이 다닥다닥 지은 아파트와 아찔한 마천루에 지친 현대인에게 이 책은 전통 한옥에서의 생활을 통해 자연과 함께 하는 평온한 삶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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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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