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3~21일, ‘수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세계 120여 개국 수학자 4000명이 참석한 이 대회 개막식에서는 수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 4명에 대한 시상식도 개최됐다. 올해 필즈상은 최초의 여성 수상자, 최초로 북미와 유럽 외의 지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수상자 등을 내며 화제를 모았다. 숨겨진 사연을 소개한다. |
금녀의 벽을 깬 수상자, 변방 출신의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37, 아래 사진)는 필즈상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첫 수상자가 됐다. 이란 출신의 미국 수학자인 그는 이슬람권 여성 수학자 중 처음으로 세계수학자대회 기조강연자로 초청받기도 했다. 그는 “수학을 잘하는 비결은 재능보다는 자신감”이라며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이 많은데 부모와 교사가 수학을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석학연구원(35)은 북미나 유럽 등 수학 선진국이 아닌 국가(브라질)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첫 필즈상 수상자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1995년 15세의 어린 나이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브라질의 연구기관인 ‘순수응용수학원(IMPA)’에 들어가 21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번 필즈상 수상을 계기로 브라질 국민들이 축구선수가 되는 것만큼이나 수학자가 되는 것을 좋은 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 연주에서 벤처기업까지 다양한 재능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40)는 장난감 ‘루빅큐브’에서 영감을 받아 18세기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의 연산법칙 연구를 확장한 공로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인도계인 그는 인도의 전통 타악기인 ‘타블라’를 수준급으로 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적부터 타블라의 세계적 권위자에게 배웠으며 한때 타블라 연주자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음악가가 되면 수학을 공부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한다. 바르가바 교수는 “음악가가 음악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처럼 수학자도 수학에서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수학을 연구한다”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찾다 보니 수학 난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 첫 번째 필즈상을 안긴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40)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수학을 연구하는 수학자 집안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요리를 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조차 수학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수학에 푹 빠져 지낸다. 헤어러 교수는 ‘아마데우스’라는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하다. 지금도 수학 연구와 함께 ‘헤어러소프트’라는 회사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