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털과 빨간 눈을 가진 손가락 두 개만한 쥐’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으로 연상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네, ‘실험용 쥐’입니다. 가장 잘 알려져있고, 널리 쓰이는 실험 동물이지요. 하지만 실험 동물이라는 단어를 들은 과학동아 독자 여러분 중 대부분은 일단 인상을 찡그리실 겁니다. 아마도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고통스러운 실험을 하는 것은 생명윤리에 어긋난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 중 몇이나 우리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찍찍.
초파리부터 원숭이까지, 다양한 동물이 여러 분야에 쓰인다
여러분도 학교에 다닐 때 한 번쯤은 동물 실험을 해봤을 겁니다. 초등학교 때 올챙이를 개구리로 기르는 것(대부분 올챙이들은 뒷다리가 날 때까지는 잘 자라다가 그 이후에 관리 부주의로 죽지요)에서 시작해, 과학동아리에서 냉동 금붕어를 해부하는 것도 동물실험입니다. 과일껍질에서 초파리를 기르는 실험도 하지요. 학년이 조금 더 올라가면 살아있는 개구리를 마취시켜 해부하기도 합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이 개구리를 제대로 마취시키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 때려서 기절시킨다고 하더군요, 아이고.
사실 '실험동물'은 모든 종류의 동물이 대상이 되지만 우리나라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서는 '동물실험을 목적으로 사용 또는 사육되는 척추동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나 대학에서는 마우스나 래트, 햄스터, 기니피크, 토끼와 같은 설치류부터 개, 돼지나 원숭이 같은 중형 포유류가 주로 쓰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저와 같은 마우스입니다. 흔히 실험용 쥐라고 부르는 작은 쥐입니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물 실험의 71.1%에 마우스가 쓰인다고 합니다. 그 뒤로 래트(18.01%), 기니피그(4.33%), 토끼(2.56%) 등이 뒤를 잇고 있지요. 마우스(Mus musculus)는 여러모로 유용한 실험동물입니다. 다 자라도 꼬리를 제외하고 7.5~10cm 정도며, 몸무게는 10~25g 밖에 안 된답니다. 성인 남자 손 위에는 두 마리도 거뜬히 올라가지요. 크기가 작아 기르기가 매우 편리하답니다. 좁은 실험실에서 사육하기 좋은 동물이지요. 사실 마우스라고 해서 다 같은 마우스가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1900년대 초반부터 마우스를 교배해 실험에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흔히 흰색 실험용 쥐로 많이 보이는 SD, ICR, BALB/c나 FVB, 검은 실험용 쥐인 Black 6 J Bom이나 C57BL/6이 표준 마우스 모델로 각 특징에 따라 널리 이용됩니다. 과학자들은 필요에 따라 직접 마우스를 개발하기도 한답니다. 2002년 마우스 게놈 서열이 네이처에 발표되면서 마우스는 더욱 가치가 올라갔습니다.
사실 '실험동물'은 모든 종류의 동물이 대상이 되지만 우리나라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서는 '동물실험을 목적으로 사용 또는 사육되는 척추동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나 대학에서는 마우스나 래트, 햄스터, 기니피크, 토끼와 같은 설치류부터 개, 돼지나 원숭이 같은 중형 포유류가 주로 쓰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저와 같은 마우스입니다. 흔히 실험용 쥐라고 부르는 작은 쥐입니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물 실험의 71.1%에 마우스가 쓰인다고 합니다. 그 뒤로 래트(18.01%), 기니피그(4.33%), 토끼(2.56%) 등이 뒤를 잇고 있지요. 마우스(Mus musculus)는 여러모로 유용한 실험동물입니다. 다 자라도 꼬리를 제외하고 7.5~10cm 정도며, 몸무게는 10~25g 밖에 안 된답니다. 성인 남자 손 위에는 두 마리도 거뜬히 올라가지요. 크기가 작아 기르기가 매우 편리하답니다. 좁은 실험실에서 사육하기 좋은 동물이지요. 사실 마우스라고 해서 다 같은 마우스가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1900년대 초반부터 마우스를 교배해 실험에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흔히 흰색 실험용 쥐로 많이 보이는 SD, ICR, BALB/c나 FVB, 검은 실험용 쥐인 Black 6 J Bom이나 C57BL/6이 표준 마우스 모델로 각 특징에 따라 널리 이용됩니다. 과학자들은 필요에 따라 직접 마우스를 개발하기도 한답니다. 2002년 마우스 게놈 서열이 네이처에 발표되면서 마우스는 더욱 가치가 올라갔습니다.
래트는 시궁쥐(Rattus novegicus)의 변종입니다. 흰 몸털에 빨간 눈은 흰 마우스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훨씬 큽니다. 몸무게가 250~800g에 달하거든요. 약물 반응이나 대사 과정, 영양학 등에서 사람과 비슷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독성 실험에 많이 쓰입니다. Donryu, Wistar-Imamichi, Wistar, Long-Evans, Spraue Dawley 같은 계통이 있어요. 마우스보다 크기 때문에 해부를 할 때도 내부 장기를 살피기 쉽습니다.
[생쥐를 개량해서 만든 실험용 마우스는 가장 많이 쓰이는 실험동물이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를 키울 수 있고, 약물 실험에 들어가는 약물도 적어 경제성이 뛰어나다.]
애완용으로 많이 기르는 햄스터와 기니피그도 실험동물로 이용합니다. 햄스터는 특히 바이러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광견병,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연구할 때 많이 쓰입니다. 기니피그는 항생물질에 민감하고 비타민C를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해 약리학, 면역학, 병리학이나 대사과정 연구에도 이용한답니다.
조금 더 크기를 키워보죠. 돼지는 어떨까요? 무균 돼지의 심장 판막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연구가 활발한 정도로 돼지는 형태나 생리적인 특성이 인간과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의 장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연구를 많이 해요. 순환계나 소화계 같은 장기와 피부 반응 등에 대한 연구죠. 개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개는 영리하면서도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공간 문제를 제외한다면 키우기가 쉽지요. 몸무게에 따라 얼마나 많은 약물을 먹어야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할 때도 개가 중요한 실험 대상이 된답니다.
각 동물의 대표적인 쓰임새를 살폈지만 사실 어떤 동물을 어떤 실험에 쓸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요.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 실험동물을 쓰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 마우스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각 동물의 대표적인 쓰임새를 살폈지만 사실 어떤 동물을 어떤 실험에 쓸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요.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 실험동물을 쓰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 마우스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과학자들이 고통을 몰라서 동물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익과 동물 윤리의 관계는 앞으로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는 71%, 일본은 84%… 왜 마우스인가
그렇다면 왜 하필 마우스일까요? 새장 속의 새 마냥 우리 마우스들은 주는 대로 잘 먹고 잘 자다가 때가 되면 사라집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았던 쥐도, 어린 쥐도 시시때때로 사라지지요. 실험용 쥐의 운명은 단순합니다. 잘 먹고 잘 큰 뒤, 실험 목적에 맞는 나이가 되면 실험 도구가 되고, 그리고 죽습니다.
마우스가 동물 실험에 유용한 이유에 대해 아마 독자 여러분께서는 대부분 번식이 빠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할 거예요. 맞습니다. 우리 쥐는 태어난 뒤 6~8주만 지나면 새끼를 낳을 수 있지요. 한 번에 열 마리 이상 씩 낳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실험 결과도 빠르게 낼 수 있어요. 또 다른 이유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크기가 작습니다. 햄스터를 키웠거나, 키우는 것을 보았다면 쉽게 느끼실 거예요. 작은 상자면 충분하니까요. 실험실에서 사육 공간이 작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이점이 아닙니다. 실험을 10번 해야 하는데 저희같이 자그마한 쥐 10마리를 키우는 게 쉬울까요, 개 10마리를 키우는 것이 쉬울까요?
경제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사육 비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약을 개발하는 과학자는 새로운 약이 될 후보 물질을 발견하면, 먼저 동물에게 실험해 실제 효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런데 이 신약은 제작비가 무지막지하게 비쌉니다. 인간이 먹는 약은 대량 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추지만 동물에게 투입하는 개발단계의 약은 1g을 만들기 위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수억 원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몸무게가 작은 동물일수록 약물이 적게 들어가니 작은 실험동물을 쓰는 게 그만큼 이익이지요. 예를 들면 마우스는 경구약(먹는 약)일 경우 0.25ml면 충분하지만 5kg짜리 개라면 100배인 25ml를 투여해야합니다. 약물 생산비도 100배가 들겠지요. 2002년 게놈 서열이 완전히 분석된 덕분에 마우스는 유전자조작실험에서 중요한 실험동물로 쓰입니다. 형질전환 마우스(Tg M)와 유전자적중 마우스(KO M)가 바로 그것이지요. 특히 유전자적중 마우스는 2007년 제작 과정이 발표된 이래 쥐의 유전자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려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키워야 실험에 성공한다
중요한 실험에 쓰려면 철저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냥 실험을 할 때도 실험도구를 깨끗하게 세척하잖아요? 동물 실험도 똑같습니다. 질병에 걸리진 않았는지, 청결 정도는 적당한지 항상 확인을 해야 하지요.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한 실험실에서는 자꾸 쥐들이 서로 싸운다고 걱정하더라고요. 쥐를 사올 때만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실험실에서 사육하면서 싸우기 시작했다고요. 여러 가지 이유가 많겠지만, 갑자기 바뀐 환경 탓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커요. 저희 섬세한 동물이라고요.
이 때문에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곳은 엄격하게 환경을 제한합니다. 온도는 20~26℃, 습도는 40~60%로 맞추지요. 조명은 바닥에서 40~85cm 되는 곳에서 쟀을 때 150~300lux가 돼야 하고요. 소음도 60dB(일반적인 대화 소리) 이하가 돼야 해요. 어디 그 뿐인 줄 아세요? 마우스를 사육할 때는 바닥에 깔짚을 깔아주는데, 이 깔짚에서 암모니아 농도가 20ppm 이하가 돼야 해요. 저희가 배설한 것을 빨리빨리 치워줘야 한다는 뜻이지요. 환기도 잘 돼야 하고요. 1시간에 10~15번씩 공기를 바꿔야 하는데, 이 때 공기가 바람 부는 것처럼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안 되고 초속 13~18cm 이하로 흘러가야 해요. 이쯤 되면 상전이 따로 없지요?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귀한 몸이니 이 정도는 해야지요.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도 많아요. 바이러스나 곰팡이, 세균, 기생충에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지요. 이 때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30가지가 넘는답니다. 아예 균이 없는 무균동물과 병원균이 없는 무병원균동물 모두에게 해당되는 검사랍니다.
이 때문에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곳은 엄격하게 환경을 제한합니다. 온도는 20~26℃, 습도는 40~60%로 맞추지요. 조명은 바닥에서 40~85cm 되는 곳에서 쟀을 때 150~300lux가 돼야 하고요. 소음도 60dB(일반적인 대화 소리) 이하가 돼야 해요. 어디 그 뿐인 줄 아세요? 마우스를 사육할 때는 바닥에 깔짚을 깔아주는데, 이 깔짚에서 암모니아 농도가 20ppm 이하가 돼야 해요. 저희가 배설한 것을 빨리빨리 치워줘야 한다는 뜻이지요. 환기도 잘 돼야 하고요. 1시간에 10~15번씩 공기를 바꿔야 하는데, 이 때 공기가 바람 부는 것처럼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안 되고 초속 13~18cm 이하로 흘러가야 해요. 이쯤 되면 상전이 따로 없지요?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귀한 몸이니 이 정도는 해야지요.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도 많아요. 바이러스나 곰팡이, 세균, 기생충에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지요. 이 때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30가지가 넘는답니다. 아예 균이 없는 무균동물과 병원균이 없는 무병원균동물 모두에게 해당되는 검사랍니다.
이렇게 곱게 다뤄야 정확하고 남들이 인정하는 실험을 할 수 있지요. 곱게 다뤄지지 않고 감염되거나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요? 2000년대 들어서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연구실이나 회사에 8차례 사고가 있었어요. 사소한 부주의로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감염됐거나, 시설이 고장나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은 사고였지요. 안타깝게도 각 사고마다 관련 동물은 모두 폐사시켰어요. 그만큼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게 저희들이에요.
동물 실험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
동물 실험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
이렇게 금이야 옥이야 곱게 다룬 동물은 실험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모두 도살 후 소각됩니다. 불쌍하다고 바이러스 실험을 한 뒤 실험동물을 살려뒀다가는 어디로 바이러스를 퍼뜨릴지 모르잖아요? 유전자를 조작한 쥐라면 외부로 탈출했다가 야생쥐와 교배해 생태계에 해로운 유전자를 퍼뜨릴 수도 있으니까요. 2001년에 경기도 안양에서는 시내에서 갑자기 실험용 흰 쥐가 목격돼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기도 했어요. 인터넷에 실험용 쥐를 얻어 와서 애완용으로 키운다는 글이 보이는데, 그러면 안돼요.
[시민단체에서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스러운 실험을 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만을 내세워 반대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돼지나 개와 같은 중형 포유류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만들지요. 실제 실험하는 과학자들도 괴롭다고 해요. 관리자는 실험동물이 될 개에게는 평소에 밥을 주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돼 들어갈 때마다 꼬리를 흔들며 반기지만, 결국 그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날은 연구원들이 따로 모여 술도 한 잔 하면서 슬픔을 달랜다고 해요.
동물 실험이 계속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로운 약을 개발했을 경우, 인간에게 곧장 실험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컴퓨터로 단백질 구조를 분석할 수 있고, 사람 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서 인공 피부나 인공 각막을 만들어 동물 대신 실험하는 방법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떤 방법도 동물 실험만큼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어요. 동물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뜻이지요. 과학이 더 발전해 동물 실험이 아예 없어질 날이 올 때까지요. 그 때까진 여러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항상 노력하는 과학자와 우리 동물들을 생각해 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