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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부터 휴대전화까지, 화학이 없는 곳이 있던가요?”

서울공대카페 18 - 화학생물공학

“볼펜부터 휴대전화까지, 화학이 없는 곳이 있던가요?”
과학동아 서포터스인 경기 용인외대부고 과학동아리 ‘COSMOS’와 ‘Co-WHIZ’가 성영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깨끗하면서도 편리한 미래를 열어줄 화학생물공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 응용에 살고지고

과학과 기술은 현실에 이로워야 제맛!


Q 화학생물공학부는 무엇을 하는 과인가요?

A 화학생물공학부는 화학과 생물학을 응용하는 학문으로, 크게 네 분야로 나뉩니다. 먼저 고분자 및 유기화학공학분야입니다. 플라스틱부터 휴대전화까지, 대량으로 생산하는 물품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합니다. 자연에서 찾은 화학물질은 2000만 개가 넘어요. 그러니 필요한 물질을 합성할지, 자연에서 추출할지를 판단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무기 및 전기전자소재공학 분야는 반도체와 나노기술, 2차전지와 연료전지의 촉매 기술 등을 개발하고 응용하는 연구를 합니다. 생물 및 환경공학 분야는 생체를 이용한 의약품, 바이오칩, 바이오 에너지 등을 연구하며, 공정시스템분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실제 공장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짓는 방법 등을 연구합니다.


Q 자연대의 화학과나 생명과학과와 무엇이 다른가요?

A 자연대는 근본적인 과학 현상에 초점을 맞춥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과학적인 원리를 찾아내기 위한 과목을 배우지요. 화학과 생물에 대해 전반적으로 깊이 있게 공부합니다. 하지만 화학생물공학부에서는 3학년이 되면 응용을 배웁니다. 공정, 열역학 같은 과목을 통해 화학 제품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를 연구하거나, 수학을 이용해 작은 규모의 실험용 공장(파일럿 플랜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시뮬레이션합니다. 물론, 우리 학부에 와서도 자연대의 과목을 듣는 등 상호교류가 가능합니다.


▶ 에너지가 대세
나비 날개에서 발견한 차세대 촉매


Q 최근 연료전지 성능을 높이는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하셨다는데, 어떤 원리인가요?

A 연료전지는 수소나 알코올을 산화시켜 거기에서 전기를 뽑아내는 장치입니다. 핵심기술은 촉매입니다. 수소를 산화시키고 공기를 환원시켜야 하는데, 이것을 도와주는 물질이 필요합니다. 그게 촉매예요. 그런데 촉매 개발이 연료전지 분야의 난제입니다. 백금이라는 금속을 쓰는데 아주 비싸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한 게 제 연구입니다. 저는 ‘역오팔’이라는 새로운 전극구조를 개발했습니다. 오팔은 공작새나 나비의 날개에서 볼 수 있는 미세한 구조입니다. 색이 화려한데, 그게 색소 물질이 달라서가 아니라 멜라닌 한 가지 색소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팔 표면에 얇게 원자층을 만들어 적은 양의 오팔로 고성능을 발휘하게 했습니다.


Q 폐기물을 활용한 고성능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하셨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셨나요?

A 원유나 천연가스는 정제를 해야 씁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황이 많이 나옵니다. 화학공학 선진국은 모두 황을 처리하는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탄소처럼 황도 고분자로 연결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부산물이 안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문제는 황으로 만든 고분자(플라스틱)는 쓸 데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황은 리튬 이온을 많이 저장합니다. 차세대 전지에 리튬황을 이용하려고 할 정도지요. 그러니까 여기에 황 플라스틱을 쓰면 황이 새지도 않고 효율도 좋은 전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세계 17위 전공
기업 임원 15%는 화공과 출신


Q 전공과 관련해, 향후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A 지난 200년 동안 인류는 화석연료를 써서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문제도 일어난 게 사실이지요. 화학공학이 나아갈 길은 이런 문제의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으면 되니까요. 물에서 수소 에너지를 찾아 에너지로 쓰고, 화학 제품의 원료는 기존의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물질에서 찾아야 할 거예요. 의료산업이나 생물공학도 중요한 산업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졸업 후 진로는 어떤가요?
A 우리 학부의 화학공학 전공이 세계에서 17위권이라는 결과가 있어요. 대단히 높은 순위지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졸업생 현황입니다. 통계를 보니 대기업 등 기업 임원의 15%가 우리 학부 출신이더군요. 국외 정유회사나 화학회사 취업도 많고, LG화학, SK, 한화 등의 연구소장도 졸업생들이 대부분 휩쓸고 있습니다.

 
성영은 서울대 교수와 경기 용인외고 과학동아리 ‘COSMOS’와 ‘Co-WHIZ’. 성 교수 왼쪽은 진행자인 최정문 학생(서울대 산업공학과 4학년).

Q 임지영(용인외고) 신약이나 백신 연구자가 꿈입니다. 화학생물공학부에서도 가능할까요?
A
물론입니다. 백신은 미생물이나 생물로 배양해 만드는데, 실제로 우리 졸업생들이 녹십자 등에서 백신 연구를 주도하고 있어요. 신약도 가능합니다. 단백질 계통 신약과 화학물질 계통 신약으로 나뉘는데, 우리 학부에는 단백질, 미생물, 효소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다 계세요. 다만, 요즘은 백신이나 신약을 한 연구진이 단독으로 개발하지 않고 공동연구를 합니다. 신약의 경우 약 20개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해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Q 최정문(진행자) 교수님은 어떤 계기로 전공을 선택하셨나요?
A 고3 때 담임선생님이 화학선생님이셨어요.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 계신데, 그게 그렇게 신비로울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공업화학과(현 화학생물공학부)에 들어갔지요. 또 유학을 준비하면서 잠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연료전지라는 말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때가 25년 전이니, 국내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 그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공부하고 왔습니다.


 




성영은 교수는 “화학생물공학은 깨끗하고 편리한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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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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