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시작한 우주, 끝은 어디일까](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5/5639525175386d18e930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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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시끄럽다. 정확히 우주의 탄생을 둘러싼 논쟁이 시끄럽다. 3월 미국 바이셉2 연구팀이 우주배경복사에서 중력파를 찾았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주의 탄생에 대해 논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우주에 관심이 많고,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의미다. 처음 태어난 이 후 약 138억 년이 흘러 현재에 오기까지 많은 부분이 아직 연구 되지 않은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우주 탄생 이전은 어떨까. 기자가 처음 우주의 크기에 대해 배웠을 때 논리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우주 탄생 이전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무無’의 한 점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지금의 광활한 우주가 되었다는 말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프랭크 클로우스가 쓴 ‘보이드’는 바로 빅뱅 직전의 ‘무’의 공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세상에 보이지 않는 빈 공간을 주제로 삼아 아주 작은 원자에서 거대한 우주의 빈 공간까지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무에 대한 논쟁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중세 과학을 지나 현대물리까지 온다. 그러면서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물리학 이론을 빈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한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가 튀어나오는가 하면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이 주인공이 된 힉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저자가 일상에서 느끼던 빈 공간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도 향신료처럼 등장해, 어지러운 빈 공간에서 헤메는 정신줄을 다시 책에 집중하도록 붙잡아 준다.
눈에 보이지 않은 빈 공간이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시선을 돌려 바로 오른쪽에 인터파크가 추천하는 6월의 과학도서에도 소개된 ‘우주의 끝을 찾아서’를 읽어보자. 관측 천문학자인 이강환 박사는 빅뱅 이후 가속 팽창하고 있는 우주와 관련해 별까지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인플레이션 우주론, 암흑에너지 등을 과학자들의 실제 관측 경험담과 함께 풀어낸다. 중간 중간 삽입된 실제 자료와 그래프는 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해외 과학자의 번역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는 현대천문학·천체물리학을 이야기하는 국내 서적 중손에 꼽힐 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물론 내용이 쉽다는 말은 아니다. 저자의 글실력은 과학동아 이번 호 특집에서 맛볼 수 있다.
우주의 근원과 비밀을 찾는 일은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 되고 있다. 중력파를 발견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현재 바이셉2 연구팀의 관측결과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빠르면 10월에 이번 플랑크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에서 빠진 영역이 메꿔질 때까지 이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때까지 우주의 탄생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발자취를 두 권의 책을 통해 더듬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한 컵의 과학 / 과학동아가 추천하는 6월의 과학도서 / 인터파크 6월의 과학도서](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5/9468792185386d1eed31b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