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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흰개미들이 흙을 나르며 건물을 짓고 있다. 집은 이내 높이 2.4m에 이른다.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개미집을 보면 흰개미가 왜 사회적 동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비스생명공학엔지니어링 연구소의 연구팀은 흰개미처럼 각 개체가 자율적인 동시에 상호보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소형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2월 14일자에 발표했다.
흰개미가 이렇게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독특한 행동방식인 ‘스티그머지’ 때문이다. 스티그머지는 흰개미 한 마리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행동을 취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흰개미 집단 전체의 목표를 달성케 하는 일련의 행동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흰개미가 흙을 옮겨 놓으려고 하는 지점에 앞의 흰개미가 흙을 놓았다면 그 옆에다가 내려놓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런 흰개미의 스티그머지 특성을 바탕으로 알고리듬 ‘테르메스’를 구현했다. 테르메스를 장착한 흰개미 로봇들은 ‘나무 블록 더미를 쌓아라’라는 목표만을 가지고 빈 곳에만 나무 블록을 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결과 각각의 로봇은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로봇이 한 개가 있든 여러 개가 있든 똑같은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흰개미 로봇 하나가 고장난다고 해서 다른 로봇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목표를 수행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에 참여한 라디카 나그펄 교수는 “이번 개발의 획기적인 점은 기존 로봇이 중앙통제시스템을 이용했다면, 흰개미 로봇은 분산적으로 인공지능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라며 “화성이나 홍수 지역 등 척박한 지역에서 이들 흰개미 로봇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