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공학은 핵반응에너지와 방사선 그리고 아원자입자(원자보다 작은 입자)를 활용해서 인간에게 편익을 주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주한규 교수는 “핵반응에너지는 핵분열과 핵융합 반응에서 나오는데, 이 고밀도의 핵반응에너지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또 친환경적으로 이용하도록 만드는 게 원자핵공학의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원자핵공학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원자력시스템 공학 분야다. 핵분열에너지로 전기나 열을 생산하는 원자력시스템을 설계·운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다룬다. 다른 하나는 핵융합 및 플라스마 분야로 핵융합 시스템 개발과 핵융합 구현에 꼭 필요한 플라스마 기술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 보안 검색 같은 데 활용되는 방사선 분야가 있다.
주 교수는 “원자핵공학과 등 공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지적 호기심과 문제해결에 대한 집념이 강한 사람”이라며 “또한 남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업적을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핵공학 활용 범위 넓어
원자핵공학을 전공하면 보통 원자력 관련 연구소나 전력기업에 진출해, 원자력 발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한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원자핵공학과에서 다루는 분야는 발전 이외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마 분야다. 주 교수는 “원자핵공학에서 다루는 플라스마는 핵융합 반응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핵융합 플라스마와 산업 플라스마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플라스마로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PDP TV가 대표적이다. 또 플라스마 반도체 기판에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식각기술, 고온의 열공급원으로써 ‘플라스마 토치’를 사용해 텅스텐 같이 경도가 높은 금속을 녹이는 기술도 있다. 최근에는 척추 같은 인체 내의 수액에서 플라스마를 발생시켜 디스크를 치료하는 플라스마 바이오 기술도 개발중이다.
진단 영상이나 방사성 약물 투약치료를 다루는 핵의학 분야도 있다. 주 교수는 “우리 학과에서 학부를 마치고 의대 대학원에서 핵의학을 공부하면 방사선 분야 전문가가 되는 이상적인 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로 물리 세계 최고 자부
주 교수의 전공은 핵반응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해서 원자로 내의 열생성 분포를 추정하고 시간에 따른 원자로 출력의 거동을 예측하는 ‘원자로 물리’다. 핵반응이 원자로 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야 원자로를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다.
원자로 물리에는 이론, 실험, 전산 시뮬레이션 등 세 영역이 있다. 이론은 1940년대 원자로를 처음 만든 페르미를 필두로 하여 원자로 개발 초기인 1960년대까지 많은 물리학자 등이 기틀을 잘 다져 놓았다. 실험 역시 미국, 러시아 등이 수십 년 전에 수백 개의 실험용 원자로를 이용해 수행했다.
그런데 원자로에서 핵반응 특성을 제대로 예측하려면 ‘볼츠만 중성자 수송방정식’이라는 엄청나게 풀기 어려운 수식을 풀어야 된다.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고성능 컴퓨터를 사용한 수치해법이다. 주 교수는 “세계 최첨단급의 원자로 물리해석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과 독일 같은 원자력 선진국의 동료 연구진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도 원자로 설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성능 원자로핵반응 시뮬레이터에 필요한 효율적이고 정확한 첨단 시뮬레이션 방법과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마지막으로 “핵융합을 포함한 원자력에너지는 깨끗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 학과에 꼭 들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