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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GM) 밀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96년 미국에서 상업재배가 시작된 뒤 세계 많은 사람들이 섭취해온 GMO는 지속적으로 인체와 환경 위해성 논란을 일으켜 왔다. 이번 미국산 GM 밀은 정식 승인이 되지 않은 품목이어서 논란이 더 크다. 승인되지 않았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승인된 GMO를 둘러싼 논란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한국인의 식탁에 이미 폭넓게 오르고 있는 GMO를 곰곰이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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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미국 농무부(USDA)는 오리건주의 한 밀밭에서 GM 밀이 자라고 있으며, 이 밀(또는 밀가루)이 자국과 수출국에서 유통될 수 있다고 밝혔다. GM 밀은 이제껏 미국에서 재배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 밀은 사람이 먹는 주식 중의 주식이기 때문에 토마토, 옥수수, 면화 등 다른 GMO보다 훨씬 신중하게 다뤄지고 있다.
보통 GMO 한 품목을 개발해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생체위해성과 환경위해성 승인을 받아야 한다. 즉 개발된 GMO가 인체(식용)나 가축(사료용)의 건강, 그리고 주변 작물의 성장이나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야 재배 승인이 이뤄진다. 이번 GM 밀은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식용과 사료용으로 안전하다고 승인된 바 있다. 하지만 농무부로부터 환경위해성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 마디로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불량 농산물이 밭에서 발견된 것이다.
GM 밀은 어떤 이유로 오리건주에서 자라고 있었을까. 보통 GMO를 개발할 때 시험재배 단계를 거친다. GMO 대표기업인 몬산토는 2001년 농무부로부터 오리건주에서 GM 밀(품명 MON71800)에 대한 시험재배 허가를 받아 한동안 노지에서 시험재배했다. 이 시험재배가 최근 GM 밀이 자라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험재배중인 GMO는 주변 경작지에 침투할 수 있다.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을 매개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은 상식이다. 2001년 시험재배 중이던 GM 밀(MON71800)의 꽃가루가 주변 밀밭으로 옮겨가 일반 밀과 교배됐을 수 있다. MON71800의 씨앗이 어딘가에서 유출돼 자랐을 가능성도 있다.
2013년 2월 뉴질랜드에서는 시험재배 과정의 GMO가 일반 경작지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고서가 발간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GMO의 시험재배로 주변 농지에 ‘오염’이 발생하면 그 책임이 재배자가 아니라 오염된 농지의 소유주에게 떠맡겨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보통 GMO 한 품목을 개발해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생체위해성과 환경위해성 승인을 받아야 한다. 즉 개발된 GMO가 인체(식용)나 가축(사료용)의 건강, 그리고 주변 작물의 성장이나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야 재배 승인이 이뤄진다. 이번 GM 밀은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식용과 사료용으로 안전하다고 승인된 바 있다. 하지만 농무부로부터 환경위해성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 마디로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불량 농산물이 밭에서 발견된 것이다.
GM 밀은 어떤 이유로 오리건주에서 자라고 있었을까. 보통 GMO를 개발할 때 시험재배 단계를 거친다. GMO 대표기업인 몬산토는 2001년 농무부로부터 오리건주에서 GM 밀(품명 MON71800)에 대한 시험재배 허가를 받아 한동안 노지에서 시험재배했다. 이 시험재배가 최근 GM 밀이 자라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험재배중인 GMO는 주변 경작지에 침투할 수 있다.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을 매개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은 상식이다. 2001년 시험재배 중이던 GM 밀(MON71800)의 꽃가루가 주변 밀밭으로 옮겨가 일반 밀과 교배됐을 수 있다. MON71800의 씨앗이 어딘가에서 유출돼 자랐을 가능성도 있다.
2013년 2월 뉴질랜드에서는 시험재배 과정의 GMO가 일반 경작지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고서가 발간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GMO의 시험재배로 주변 농지에 ‘오염’이 발생하면 그 책임이 재배자가 아니라 오염된 농지의 소유주에게 떠맡겨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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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가장 많은 GMO의 특성은 제초제 저항성과 살충성 두 가지다. 즉 제초제를 뿌렸을 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 그리고 애벌레 같은 병해충이 먹었을 때 죽게 만드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다른 개체(주로 미생물)에서 추출해 일반 농산물에 삽입한다. MON71800은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가 이식된 밀이었다.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은 미국 오리건주에서 9년간 격년으로 밀을 경작해오던 한 농부였다. 그는 올해 봄 새로이 밀 종자를 심기 전에 경작지에 제초제를 살포했다. 지난해 수확 후 밭에 남아있던 밀도 제거 대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거되지 않는 다량의 밀이 발견된 것이다.
제초제는 몬산토가 생산한 글리포세이트(일명 라운드업)였다. 몬산토는 그동안 콩, 옥수수, 면화, 유채 등에 제초제 저항성을 갖는 GMO를 개발해 왔으며, ‘맞춤형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를 씨앗과 함께 판매해 왔다. 따라서 농부가 밭에서 발견한 밀은 몬산토의 GM 밀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몬산토는 오리건주에서 시험재배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 GM 밀이 발견된 지역은 시험재배 장소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비해, 밀의 꽃가루는 99%가 10m 이내로만 이동한다고 주장한다. 또 밀은 대부분 자가수분을 하기 때문에 일반 밀과 교배가 이뤄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한다. MON71800은 봄밀인데 이번 GM 밀은 겨울밀이라는 점도 반박 근거다.
미국 농무부는 가능한대로 신속히 공식 검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과학적으로 미궁에 빠질 수 있다. 2006년 8월 미국 농무부는 바이엘이 시험재배중인 GM 쌀(LLRice 601)이 보통의 쌀에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 세계적인 충격을 던졌다. 바이엘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미국 농부들에게 7억 5,000만 달러를 배상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어떤 경로로 시험재배 중인 쌀이 섞였는지에 대해서는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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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공식적으로 재배하지 않는 지역에서 GMO가 자라고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다. GMO를 수입만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2년 4월 호주에서 한 유기농 생산자가 이웃 농민을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의 경작지를 이웃의 GM 캐놀라(캐나다산 유채)가 오염시켜 유기농 자격을 상당히 상실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해 농민은 2010년 12월 자신의 밭에서 처음으로 GM 캐놀라 종자를 발견했으며, 호주의 ‘지속가능한 농업 전국협회’는 그의 농장 70% 이상에 대해 유기농 인증을 철회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GMO가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아 이 같은 사건이 크게 벌어진 적은 없다. 하지만 수입 GMO의 일부가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2012년 12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조사한 GMO 유출 실태를 공개했다. GMO로 의심되는 식물체와 알곡에 대해 단백질과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GMO로 최종 확인된 건수는 2009년 19건(옥수수 17건, 유채 1건, 면화 1건), 2010년 12건(옥수수 8건, 면화 4건)이었다.
유출된 GMO는 얼마나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을까.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단독 개체 형태로 자생했다고 한다. 2011년에 군락(개체군)을 형성한 경우가 1건 발견됐으나 이후 안전관리를 유도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GMO가 발견된 지역 주변이 콘크리트, 시멘트,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생태계로 유출될 우려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는 국내에서 GMO가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검사 기법이 발달할수록 확인될 유출 건수가 증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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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GMO는 농산물에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조만간 세계 소비자는 GM 동물을 식탁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신호탄은 현재 미국에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GM 연어다.
미국과 캐나다 합작 벤처 회사인 아쿠아바운티는 1989년 GM연어를 개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999년 첫 승인 신청이 이뤄진지 10년 후인 2010년 8월, FDA는 처음으로 GM 연어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용이나 사료용으로 이용됐을 때 문제가 없고, 환경에 미치는 새로운 위해성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GM 연어는 일반 연어에 비해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아쿠아바운티는 GM 연어가 양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양식업계는 인건비와 사료비 등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소비자는 싼 가격에 연어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GM 연어의 환경 위해성이 없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GMO의 생태계 ‘오염’ 가능성이다. GM 연어가 탈출해 일반 연어와 교배하는 상황이다. GM 연어는 폐쇄된 양식장에서 자라게 되겠지만, 그동안 양식장을 탈출한 어류 사건이 많이 보고돼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6개월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10여만 마리의 양식 대서양연어가 야생으로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2009년 노르웨이에서는 연어, 송어, 대구, 넙치 등 51여만 마리의 양식 어류가 탈출했다. 세계적으로 양식장에서 탈출한 어류는 약 200만 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만일 GM 연어가 탈출해 바다에 노출되면 자연산 연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고, 자연산 연어와 교배를 통해 전혀 새로운 종이 태어날 수 있다.
아쿠아바운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M 연어를 불임으로 만드는 연구를 시도해 왔다. 최근까지 알려진 평균 불임률은 99.8%다. 얼핏 꽤 높은 듯 하지만 100만 개 알이 한 양식장에서 자란다고 생각하면 불임에 실패한 숫자가 2000마리로 결코 적지 않다. 최근 캐나다 연구진이 영국 ‘왕립학회보B’에 게재한 논문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GM 연어와 근연종인 브라운 송어를 교배시켰다. 그 결과 태어난 잡종 자손의 성장속도와 생존력이 부모에 비해 훨씬 뛰어났다고 한다. 현실에서 0.2%의 확률로 불임에 실패한 GM 연어가 발생한다면 해양 생태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아쿠아바운티의 GM 연어가 최종 승인을 받는다면 이후 다양한 GM 어류 역시 승인될 것이다. 아쿠아바운티의 무지개송어와 틸라피아를 비롯해 미꾸라지, 곤돌메기, 잉어 등 다양한 GM 어류가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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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수입된 식용 GM 농산물은 2011년 187만 5000t이었다. 모두 옥수수와 콩이다. 수입되고 있는 식용 옥수수 가운데 절반(약 49%)이 GMO다. 수입되는 식용 콩 가운데 GM 콩은 4분의 3(약 75%)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수입된 사료용 GM 농산물은 597만 8000t이었다. 대부분은 옥수수, 면화, 콩이다. 옥수수가 584만 7000t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면화 13만t, 콩 500t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11년 기준으로 사료용 수입 옥수수의 거의 100%가 GMO다.
식용 GM 농산물은 대부분 다양한 과정을 거쳐 가공된다. 국내에서 재료를 수입해 직접 가공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외국에서 가공된 제품이 수입되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제시된 통계는 가공돼 수입되는 제품을 제외하고, 살아있는(living) 상태의 원료다. 한국에 수입되는 GM 옥수수는 대부분 전분(녹말), 그리고 전분으로 만든 감미료의 총칭인 전분당(과당, 물엿, 올리고당 등)으로 사용된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상품을 보면 종류가 상당히 많다(그래프 참조). 이에 비해 GM 콩은 거의 모두(99% 이상)가 콩기름(식용유) 제조에 이용된다. 그리고 콩기름을 제조하고 남은 콩깻묵이 여러모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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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 GMO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정부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승인을 받은 GMO의 종류는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홈페이지(www.biosafety.or.kr)에 계속 공지되고 있다. 향후 승인을 받는 GMO의 종류는 다양해질 전망이다. 먼저 GMO에 삽입되는 외래유전자의 출처가 다양해질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GM 농산물은 주로 미생물에서 얻은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앞으로 동물이나 인간의 유전자가 이식된 GM 농산물이 승인될 수 있다.
소비자가 접할 GM 농산물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다. 콩, 옥수수, 면화, 유채 외에도 토마토, 사과 등 야채와 과일에 대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한국인의 주곡인 쌀이 GMO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명 황금쌀이라고 불리는 GM 쌀이다. 쌀에 비타민 A 성분이 포함되도록 외래유전자를 삽입한 품목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다양한 GMO를 개발해 수출국으로 성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수입 GMO 논란만을 접해온 한국인에게 향후 ‘국산 GMO’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즉 우리가 만든 GMO를 외국에서 배척하거나 규제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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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은 미국 오리건주에서 9년간 격년으로 밀을 경작해오던 한 농부였다. 그는 올해 봄 새로이 밀 종자를 심기 전에 경작지에 제초제를 살포했다. 지난해 수확 후 밭에 남아있던 밀도 제거 대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거되지 않는 다량의 밀이 발견된 것이다.
제초제는 몬산토가 생산한 글리포세이트(일명 라운드업)였다. 몬산토는 그동안 콩, 옥수수, 면화, 유채 등에 제초제 저항성을 갖는 GMO를 개발해 왔으며, ‘맞춤형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를 씨앗과 함께 판매해 왔다. 따라서 농부가 밭에서 발견한 밀은 몬산토의 GM 밀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몬산토는 오리건주에서 시험재배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 GM 밀이 발견된 지역은 시험재배 장소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비해, 밀의 꽃가루는 99%가 10m 이내로만 이동한다고 주장한다. 또 밀은 대부분 자가수분을 하기 때문에 일반 밀과 교배가 이뤄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한다. MON71800은 봄밀인데 이번 GM 밀은 겨울밀이라는 점도 반박 근거다.
미국 농무부는 가능한대로 신속히 공식 검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과학적으로 미궁에 빠질 수 있다. 2006년 8월 미국 농무부는 바이엘이 시험재배중인 GM 쌀(LLRice 601)이 보통의 쌀에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 세계적인 충격을 던졌다. 바이엘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미국 농부들에게 7억 5,000만 달러를 배상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어떤 경로로 시험재배 중인 쌀이 섞였는지에 대해서는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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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공식적으로 재배하지 않는 지역에서 GMO가 자라고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다. GMO를 수입만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2년 4월 호주에서 한 유기농 생산자가 이웃 농민을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의 경작지를 이웃의 GM 캐놀라(캐나다산 유채)가 오염시켜 유기농 자격을 상당히 상실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해 농민은 2010년 12월 자신의 밭에서 처음으로 GM 캐놀라 종자를 발견했으며, 호주의 ‘지속가능한 농업 전국협회’는 그의 농장 70% 이상에 대해 유기농 인증을 철회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GMO가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아 이 같은 사건이 크게 벌어진 적은 없다. 하지만 수입 GMO의 일부가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2012년 12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조사한 GMO 유출 실태를 공개했다. GMO로 의심되는 식물체와 알곡에 대해 단백질과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GMO로 최종 확인된 건수는 2009년 19건(옥수수 17건, 유채 1건, 면화 1건), 2010년 12건(옥수수 8건, 면화 4건)이었다.
유출된 GMO는 얼마나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을까.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단독 개체 형태로 자생했다고 한다. 2011년에 군락(개체군)을 형성한 경우가 1건 발견됐으나 이후 안전관리를 유도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GMO가 발견된 지역 주변이 콘크리트, 시멘트,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생태계로 유출될 우려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는 국내에서 GMO가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검사 기법이 발달할수록 확인될 유출 건수가 증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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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GMO는 농산물에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조만간 세계 소비자는 GM 동물을 식탁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신호탄은 현재 미국에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GM 연어다.
미국과 캐나다 합작 벤처 회사인 아쿠아바운티는 1989년 GM연어를 개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999년 첫 승인 신청이 이뤄진지 10년 후인 2010년 8월, FDA는 처음으로 GM 연어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용이나 사료용으로 이용됐을 때 문제가 없고, 환경에 미치는 새로운 위해성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GM 연어는 일반 연어에 비해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아쿠아바운티는 GM 연어가 양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양식업계는 인건비와 사료비 등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소비자는 싼 가격에 연어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GM 연어의 환경 위해성이 없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GMO의 생태계 ‘오염’ 가능성이다. GM 연어가 탈출해 일반 연어와 교배하는 상황이다. GM 연어는 폐쇄된 양식장에서 자라게 되겠지만, 그동안 양식장을 탈출한 어류 사건이 많이 보고돼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6개월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10여만 마리의 양식 대서양연어가 야생으로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2009년 노르웨이에서는 연어, 송어, 대구, 넙치 등 51여만 마리의 양식 어류가 탈출했다. 세계적으로 양식장에서 탈출한 어류는 약 200만 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만일 GM 연어가 탈출해 바다에 노출되면 자연산 연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고, 자연산 연어와 교배를 통해 전혀 새로운 종이 태어날 수 있다.
아쿠아바운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M 연어를 불임으로 만드는 연구를 시도해 왔다. 최근까지 알려진 평균 불임률은 99.8%다. 얼핏 꽤 높은 듯 하지만 100만 개 알이 한 양식장에서 자란다고 생각하면 불임에 실패한 숫자가 2000마리로 결코 적지 않다. 최근 캐나다 연구진이 영국 ‘왕립학회보B’에 게재한 논문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GM 연어와 근연종인 브라운 송어를 교배시켰다. 그 결과 태어난 잡종 자손의 성장속도와 생존력이 부모에 비해 훨씬 뛰어났다고 한다. 현실에서 0.2%의 확률로 불임에 실패한 GM 연어가 발생한다면 해양 생태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아쿠아바운티의 GM 연어가 최종 승인을 받는다면 이후 다양한 GM 어류 역시 승인될 것이다. 아쿠아바운티의 무지개송어와 틸라피아를 비롯해 미꾸라지, 곤돌메기, 잉어 등 다양한 GM 어류가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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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수입된 식용 GM 농산물은 2011년 187만 5000t이었다. 모두 옥수수와 콩이다. 수입되고 있는 식용 옥수수 가운데 절반(약 49%)이 GMO다. 수입되는 식용 콩 가운데 GM 콩은 4분의 3(약 75%)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수입된 사료용 GM 농산물은 597만 8000t이었다. 대부분은 옥수수, 면화, 콩이다. 옥수수가 584만 7000t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면화 13만t, 콩 500t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11년 기준으로 사료용 수입 옥수수의 거의 100%가 GMO다.
식용 GM 농산물은 대부분 다양한 과정을 거쳐 가공된다. 국내에서 재료를 수입해 직접 가공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외국에서 가공된 제품이 수입되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제시된 통계는 가공돼 수입되는 제품을 제외하고, 살아있는(living) 상태의 원료다. 한국에 수입되는 GM 옥수수는 대부분 전분(녹말), 그리고 전분으로 만든 감미료의 총칭인 전분당(과당, 물엿, 올리고당 등)으로 사용된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상품을 보면 종류가 상당히 많다(그래프 참조). 이에 비해 GM 콩은 거의 모두(99% 이상)가 콩기름(식용유) 제조에 이용된다. 그리고 콩기름을 제조하고 남은 콩깻묵이 여러모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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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 GMO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정부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승인을 받은 GMO의 종류는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홈페이지(www.biosafety.or.kr)에 계속 공지되고 있다. 향후 승인을 받는 GMO의 종류는 다양해질 전망이다. 먼저 GMO에 삽입되는 외래유전자의 출처가 다양해질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GM 농산물은 주로 미생물에서 얻은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앞으로 동물이나 인간의 유전자가 이식된 GM 농산물이 승인될 수 있다.
소비자가 접할 GM 농산물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다. 콩, 옥수수, 면화, 유채 외에도 토마토, 사과 등 야채와 과일에 대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한국인의 주곡인 쌀이 GMO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명 황금쌀이라고 불리는 GM 쌀이다. 쌀에 비타민 A 성분이 포함되도록 외래유전자를 삽입한 품목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다양한 GMO를 개발해 수출국으로 성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수입 GMO 논란만을 접해온 한국인에게 향후 ‘국산 GMO’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즉 우리가 만든 GMO를 외국에서 배척하거나 규제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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